(수상작가 소개 및 작품, 수상작가의 작업 기획의도와 심사위원의 심사평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http://uram54.com )
<수상자 명단>
(가나다 순)
1. 배 가브리엘(부산)
소재가 된 문학 : 에덴의 동쪽 외 (에밀리 브론테 저)
<약력>
- 서울대학교 경제학/서양화과 졸업예정
- 황룡학술문학상 대상 등 다수의 문학상 수상
- 포토그래퍼/안무가로 활동 중
2. 이은(서울)
소재가 된 문학 : 일상의 여백 (무라카미 하루키)
<약력>
-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사진학/ 석사/
- 성남문화재단 신진작가 공모 당선
3. 허남준(서울)
소재가 된 문학 : 우울과 몽상 (에드가 앨런 포)
<약력>
- 산문 사진집 '콤마 씨' 등 다수의 저서
- 개인전 'paintHer' 등 다수
<심사위원>
● 문계봉(시인)
인천작가회의 부지회장
인천 민예총 편집위원
95. 실천문학 신인문학상
● 유희영
인천재능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과 교수
School of Visual Arts NewYork University 졸업
홍익대학교 박사과정
● 이영욱
사진공간 배다리 학예연구실장
전 연변대학 사진과 교수
철학아카데미 강사
상명대 출강
중앙대 박사과정
<이영욱교수 심사평>
사진공간 배다리 '문학과 사진' 작가 공모 심사의견
사진은 말이 없는 이미지다. 그럼에도 세상에 존재하는 사진들은 어떻게 말을 주고받고 있을까?
사진에 의미전달이 가능한 것은 전적으로 텍스트의 도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히 사진에 문자를 붙여 의미를 설명하는 방식만이 아니다. 그런 정도수준의 사진은 정작 말없는 사진에 말을 거는 것이 아니다.
인류가 2000년 전에 문자를 발견한 이후 문자 중심의 선형적 사고는 오늘날 영상시대에 와서도 지속되고 있다. 즉 사진 이미지 속에 텍스트 중심의 사고체계는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따라서 사진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이미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필히 이미지에 숨겨진 텍스트를 읽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진의 이미지 속성과 문학의 텍스트 속성은 각 매체의 기본적 구조를 이루는 토대이자 장르를 구별하는 지점이겠지만, 동시에 상호 침투된 매체로 이 세계를 조망하는 표상체계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망각하고 사진을 자꾸 보는 문제로 천작하고 해석하려 한다. 그 결과 사진예술의 순수성(?)을 지나치게 시각예술로만 규정지으려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진공간 배다리의 '문학과 사진'작가공모는 사진매체의 특성을 타 매체와 접목 혹은 상호 침투를 통해서 사진이미지에 숨겨진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는 첫 번째 시도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공모전은 8명의 작가가 참여했고 9점의 포트폴리오가 출품 되었다. 이들 작업은 지방의 작은 갤러리가 공모한 사건치고는 당초 우려했던 것에 비해 많은 분이 참여했고, 사진작업 또한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가가 문학과 사진을 상호보완적 관계로만 다루고 있어 좀 아쉬웠다.
이를테면 기존 문학작품을 사진으로 해석하거나 재현하려는 시도 혹은 이미지에 의존한 텍스트의 덧붙임 등으로 기존의 포토에세이 그 이상의 범주를 넘지 못했다. 즉, 상상력을 위해서 이미지의 현존성과 텍스트 서사성의 결합은 친절해서는 곤란하다. 현존을 증거 하지만 의미가 빈곤한 사진이미지에 문학의 서사성은 이야기로 가득 찬 대상으로 바꿔주지만 독자의 상상력은 그만큼 줄어들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 중 ‘이은’의 <일상의 여백>, ‘배 가브리엘’의 <이, 순간> ‘허남준’의 <우울과 몽상>은 상상의 여지를 주는 이미지와 텍스트의 적당한 긴장감과 거리를 유지했다.
‘이은’의 작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텍스트로 일상의 섬세한 사물의 디테일을 포착하고 있다. 평범한 사물이 들어내는 반짝이는 것들을 간결한 프레임으로 마무리했다. 텍스트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으면서 사진 이미지로 녹여낸 수작이다. 다만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상 몇 점은 빼도 좋은 듯 지루한 반복이 이어진 점이 아쉽다.
‘배 가브리엘’은 다소 덜 정리된 포트폴리오의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잠재적 가능성이 가장 큰 작가로 보인다.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텍스트의 서사성과 이미지의 현존성을 정확히 이해한 듯하다. 다만, 지나치게 많은 문학작품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작업하는 과정에 문제의식의 일관성을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허남준’의 애드거 알란 포의 <우울과 몽상>의 텍스트와 사진이미지를 함께 결합한 전형적인 작업이다. 이미지의 모호함을 더 가중시키는 적절한 텍스트의 안정된 결합은 작업의 완성도를 일면 높여주는 듯 보인다. 바로 그 점이 새로운 가능성으로써의 모색에는 그 힘이 약하다. 사진에 숨겨진 텍스트를 역 이용하는 발상의 전환만 있다면 어땠을 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 밖에 ‘박선주’의 <마들렌>, ‘김승혜’의 <nowhere>도 우수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김승혜’와 ‘박선주’는 얼마전 개인전을 통해서 이미 발표된 작업이었기 때문에 탈락되었다. 새로운 신진작가와 작품에 발표의 기회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의 합의하에 결정했다.
주최 측에서 이점을 공지하지 않은 점은 불찰이었다. 관계자로써 사과를 드린다.
비록 탈락되었지만, 열심히 준비했고 열정적으로 작업에 임하는 작가 분들 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