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은 12일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서 심히 마음 상하신 점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만큼 무조건 잘못된 일로서 너무나 송구하고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거듭 사과하고 “피해자 본인과 가족 친지들 그리고 해외 동포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허태열 비서실장은 이날 계속해서 대국민 사과문 공식 발표를 통해 “(이남기) 홍보수석은 귀국 당일 저에게 소속 직원의 불미한 일로 모든 책임을 지고 저에게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미국 측에 조속히 수사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전격 밝히고 “수사에도 적극 협력할 것이며 윤 전 대변인도 협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진=KBS 보도화면 캡쳐]
대국민 기자회견 “국민께 사죄, 피해자 본인, 가족 친지들, 해외동포들께 송구하고 죄송”
박근혜 대통령 방미 중에 벌어진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윤창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전격 경질되면서 결국 이남기 홍보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다.
홍보수석과 대변인이 함께 물러나면서 청와대 홍보라인 직보기능이 사실상 올스톱이 되는 청와대 이래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은 12일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서 심히 마음 상하신 점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만큼 무조건 잘못된 일로서 너무나 송구하고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공식 사과했다.
허 비서실장은 이 같이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청와대 입장을 밝히고 “국민 여러분의 한결같은 성원과 방미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순방 기간 중에 청와대 소속 직원의 민망하고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거듭 사과하고 “피해자 본인과 가족 친지들 그리고 해외 동포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허 비서실장은 그러면서 특히 “(이남기) 홍보수석은 귀국 당일 저에게 소속 직원의 불미한 일로 모든 책임을 지고 저에게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은 법을 떠나서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대통령 해외순방이라는 막중한 공무를 수행 중인 공직자로서는 더더욱 처신에 신중에 신중을 기했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허 비서실장은 아울러 계속해서 “이미 당사자에 대한 즉각적인 경질이 있었지만은 추후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숨기지도, 감싸지도 지체하지도 않겠다”며 “이 문제에 있어서는 저를 포함해서 그 누구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청와대 직원 모두는 거듭 남다른 각오로 더욱 심기일전할 것”이라며 “모든 비서실 공직자가 다시 한 번 복무기강을 확실히 세우는 귀중한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사의를 표명한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 10일 밤 청와대 춘추관에서의 기자회견을 통해 부하 직원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국민과 대통령께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윤창중, 靑 진술에서 ‘엉덩이 터치·본인 노팬티’ 시인”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공직기강팀 조사에서 피해 인턴 여성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또 인턴 여성이 윤 전 대변인의 숙소인 워싱턴 D.C 소재 호텔방으로 올라왔을 당시 자신이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다”고 시인한 사실도 드러났다.
12일 청와대는 윤 전 대변인은 이러한 사실을 공직기강팀에 진술하고 자필 서명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공직기강팀에서의 진술 내용 중 핵심 부분을 거의 다 번복하면서 사실상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공직기강팀은 윤 전 대변인이 지난 9일 귀국한 이래 그의 성추행 의혹과 귀국 정황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윤 전 대변인은 워싱턴 소재 주미 한국대사관 인턴 여성이 미국 경찰에서 한 진술 가운데 일부는 시인하고 일부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사에서 윤 전 대변인은 현지시간 8일 오전 인턴 여성을 숙소인 페어팩스 호텔 룸으로 불러 “성관계를 요구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욕설을 했는가’, ‘나는 변태다’ 등의 말을 한 적이 있는가라”는 추궁에도 “하지 않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은 인턴 여성이 미 경찰에서 한 진술 가운데 7일 오후 숙소 인근 호텔 바에서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엉덩이를 만졌다”고 시인하는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와 함께 호텔룸으로 인턴 여성이 왔을 때 자신이 ‘노팬티 차림’이었음을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변인은 그러나 11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숙소 인근 호텔바에서 ‘다만 30여분동안 좋은 시간을 보내다가 나오면서 제가 그 여자 가이드(인턴)의 허리를 툭 한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라고 말하고 나온 게 전부”라고 증언한 바 있다.
신체 접촉은 있었지만 격려의 의미에서 여성 인턴의 허리를 툭 한번 친 것일 뿐 언론에 보도된 대로 엉덩이를 만지지는 않았다는 그의 주장이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여성 인턴을 자신의 호텔 방으로 불렀는지에 대해서도 “(가이드가 제 방에 들어간 경우는) 첫날 아침을 먹는데 식권이 없어 가이드에게 식권이 있느냐라고 물으니 제 방에 있는 봉투에 식권이 있다고 해 ‘빨리 가서 가져와라'’고 하고 식당 앞에서 기다렸다. 그랬더니 (그 가이드가 제 방에서) 얼마 후 식권을 가져온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또 “(함께 술을 마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노크소리가 들려 '‘브리핑할 자료를 갖다주나 보다’ 생각했지, 가이드가 올거라곤 상상도 못하고 황급히 문쪽으로 뛰어나갔다”며 “‘누구세요?’ 하며 문을 열어봤더니 그 가이드여서 ‘여기 왜왔어, 빨리가’ 하고 문을 닫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윤 대변인은 당시 옷차림에 대해 “가이드인지도 몰랐고 그 노크 소리에 혹시 무슨 발표인가 하는 황망한 생각 속에서 얼떨결에 속옷차림으로 갔다”며 “그것도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인턴이) 제 방에 올라오지 않아 욕설을 퍼부었다는 보도가 있는데 그런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창중 전 대변인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팀 조사에선 자신의 진술에 대해 자필서명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윤 전 대변인이 공직기강팀에서의 진술을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 번복한 것은 향후 미 경찰수사와 재판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다.
한편 미국 현지 한인 교포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윤 전 대변인이 대학생 인턴 여성을 ‘가이드’로 호칭하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려고 하는 등 전혀 뉘우치는 기색이 없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밤새 술판’ 의혹도…7일 밤 행적 미스터리
‘성추행 의혹’이 벌어진 지난 7일 밤 윤창중 전 대변인의 행적이 의문투성이라며 윤 전 대변인은 사실상 밤새워 술을 마셨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SBS 서울방송이 12일 보도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미 현지시각으로 지난 7일 밤 여성 인턴과 ‘워싱턴 호텔’에서 술을 마신 뒤 곧바로 숙소로 돌아왔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윤 전 대변인은 “워싱턴 호텔에서 술을 마시고 제가 제 숙소에 돌아올 때 내일 일정이 너무너무 중요하니까 아침에 모닝콜을 잊지 말고 넣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 있던 기자들과 청와대 직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고 SBS 서울방송은 보도했다.
방송은 보도에서 미국 경찰의 사건 보고서에 따르면 호텔바에서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시간은 7일 밤 9시 반에서 10시 사이라고 언급했다.
윤 전 대변인의 말대로라면 밤 10시쯤 술자리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왔어야 하는 데 윤 전 대변인 숙소로 돌아오는 게 목격된 시간은 다음날 새벽 2시쯤이었다고 보도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어 부하 직원들과 잠깐 술자리를 가진 뒤 새벽 3시쯤 다시 숙소인 호텔에서 나갔다가 새벽 4시 반에서 5시 사이 술에 취해 돌아오는 모습이 일부 기자들에게 목격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러면서 7일 밤 10시부터 8일 새벽 5시까지 7시간 동안 윤 전 대변인이 어디서 누구와 있었는지, 왜 이 사실을 숨겼는지도 밝혀야 할 대목이라고 방송은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윤 전 대변인의 한국행 비행기표를 누가 언제 예약했는지도 여전히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의문 대해 윤 전 대변인은 “이남기 홍보수석이 비행기표를 예약해놓고 귀국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한 반면, 이 수석은 “예약 과정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방송은 끝으로 결국 누구의 지시로 항공편 예약이 이뤄졌는지가 ‘귀국 종용’ 논란을 풀어줄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청와대 “미국 측에 조속한 수사 진행 요청할 것”
“미국 측 수사에 적극 협력, 윤 전 대변인도 협조할 것”
청와대는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미국 측에 조속히 수사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청와대는 (미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전하고 “윤창중 전 대변인도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국민 사과문에서 ‘추후 필요 조치가 있다면 숨기지도 감싸지도 않겠다’고 말했는데, 이는 빨리 수사가 진행돼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상도 민정수석비서관도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에서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요청이 들어오면 체포 등의 절차를 밟아 적극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 수석은 “미국 측이 조사를 해서 통상적으로 신병인도를 요청하는 데 1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곽 수석은 또 청와대측이 윤 전대변인의 귀국을 종용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우리나라 법과 미국법을 검토해봤으나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며, “현재로선 특별히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수석 비서관 총사퇴, 청문회 개최” 촉구
“허태열 대국민 사과, 사건 진상과 핵심 내용 빠져”
민주당은 “윤창중 전 대변인과 이남기 홍보수석이 책임을 떠넘기며 진실공방을 펼치는 행태는 국격 실추를 넘어 국기문란”이라고 비판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파장을 최소화해야 할 참모들이 본인의 입지만을 생각해 대통령에게 더 부담을 주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자세를 갖고 있는 인사들로 청와대 비서진을 재구성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선 허태열 비서실장과 수석 비서관들이 총사퇴해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청문회 개최에 협조하라”고 압박했다.
또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이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 “사건의 진상과 핵심 내용이 빠졌다”며 “대통령의 대국민 직접 사과와 진정성 있는 사후 수습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관영 수석 대변인도 12일 국회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사건 닷새 만에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라면서도 “국민이 납득할 만한 진상 조사와 책임 추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반대했던 인물을 ‘제1호 인사’로 임명을 강행했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며 “이번 사건이 청와대와 대통령의 불통과 오만, 일방통행을 개선하고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새누리 이주영·최경환 “이남기 靑 수석 책임 불가피”
새누리당은 “정확한 진상 파악이 먼저”라면서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당 내부에선 “지휘 책임을 물어 문책 인사를 해야 한다”는 기류가 번지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주영, 최경환 의원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이남기 홍보수석비서관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각각 말했다.
이주영 의원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변인이나 이남기 수석의 기자회견 모두 문제가 있다”면서, “둘 다 진실을 말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주영 의원은 “원내대표에 당선되면, 청와대에 이남기 수석의 경질을 건의하겠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최경환 의원도 “윤 전 대변인의 상관인 이남기 수석이 진실공방을 하고 물의를 빚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또 윤창중 전 대변인에 대해서는 “윤 전 대변인이 그렇게 떳떳하다면, 미국 현지에 가서 조사를 받으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 처럼 여야는 모두 한 목소리로 “윤 전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것처럼 떳떳하다면 빨리 미국에 가서 조사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北 매체, ‘윤창중 사건’ 잇따라 비난
북한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잇따라 비난하고 있다고 KBS 한국방송이 보도했다.
12일자 방송 보도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청와대 안방주인의 외국 행각 도중 고위 수행원이 부끄러운 추태를 부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실패한 행각’이라고 주장했다.
이 노동신문은 또 “윤 전 대변인이 거친 언행과 과거 경력 때문에 임명될 때부터 ‘부실인사 논란’의 주인공이었다”며 “박 대통령이 그를 한사코 등용하더니 끝내 대가를 치렀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일 보도에서 윤 전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수행기간 국제적 망신을 초래했다며, 이와 관련된 한국과 국제사회의 여론을 소개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김대식 기자 knews@para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