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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33주년을 맞아 기념사를 통해 “이제 5.18 정신이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으로 승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 국립민주묘지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 참석, “영령들께서 남기신 뜻을 받들어 보다 더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이 그 희생과 아픔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지역과 아픔을 넘어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정부는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동서간 국민대통합을 기대했던 이날 기념식은 국가보훈처가 5.18을 기념하는 노래 공식 노래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이 아닌 ‘합창’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이에 반발한 5.18 단체와 일부 유족 및 유공자, 광주광역시의회가 기념식에 불참하는 반쪽자리 행사로 그치는 등 파행을 겪었다. [사진=청와대 제공 및 KBS 보도화면 캡쳐. 취재종합=김대식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33주년 기념식, MB 이후 5년 만에 참석
“5.18 민주화운동 의미 되새겨 더욱 자랑스러운 국가 만들 것”
“국민통합과 국민행복 새 시대 열기 위해 모든 노력 다할 것”
박근혜 대통령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제33주년 기념사를 통해 “이제 5.18 정신이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으로 승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 국립민주묘지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기념식에 참석, “영령들께서 남기신 뜻을 받들어 보다 더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이 그 희생과 아픔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아울러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지역과 아픔을 넘어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정부는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직 대통령이 5.18 기념식이 열리고 있는 광주국립민주묘지에 직접 참석해 이 같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추모의 뜻을 공식 밝힌 것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참석 이후 5년 만의 일이며 취임 후 첫 호남 방문이다.
박 대통령은 먼저 이날 기념사 모두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33주년을 맞이하여 민주주의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신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며 추모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33년의 긴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음의 슬픔을 지우지 못하고 계신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광주시민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안타까운 위로의 뜻을 표했다.
또한 “가족을 잃고 벗을 떠나보낸 그 아픈 심정은 어떤 말로도 온전하게 치유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거듭 위로하고 “저 역시 매번 5.18 국립묘지를 방문할 때마다 가족들과 광주의 아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앞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우리나라를 더욱 자랑스러운 국가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또 “산업화와 민주화의 고비를 넘어선 우리 앞에 지금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며 국내외에 산적한 정치·경제적 현실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세계가 놀란 경제성장으로 국가는 크게 발전했지만 국민의 삶은 그만큼 행복하지 못하다”며 “민주주의의 큰 진전을 이뤄냈지만 계층간, 지역간, 세대간 갈등의 골은 메워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이제 새로운 국가발전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면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경제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정치사회 영역에 머물렀던 민주화를 경제 분야로 더욱 확장시켜서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것이 우리 앞에 밀려오는 도전을 극복하는 길”이라며 “그런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지역을 넘어, 아픔을 넘어,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발전을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특히 “저는 이제 5.18 정신이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으로 승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주의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행복이고,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정부는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각계각층의 서로 다른 생각들을 하나로 모아서 국가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그 길에 민주화를 위해 고귀한 희생과 아픔을 겪으신 여러분께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국민행복의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끝으로 또 “5.18 민주화 운동의 날에 다시 한 번 민주영령 앞에 깊은 추모의 마음을 드린다”며 민주영령 앞에 깊은 추모와 함께 유가족과 시민들에게도 위로의 뜻을 거듭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 앞서 행방불명자 묘역을 찾아 둘러보고 묵념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5.18 민주화 운동 유가족 및 유공자, 정부 주요인사, 여야 지도부,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했으며 기념식은 5월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헌화와 분향을 시작으로 5.18 민주화 운동 경과보고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공연 순서가 돌아오자 강운태 광주시장으로부터 태극기를 건네받고 자리에서 일어나 연주를 경청하며 태극기를 들어 화답했다.
새누리당에서는 황우여 대표와 김무성, 주영순 의원, 민현주 대변인, 호남 출신의 유수택 신임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16일 ‘광주선언’ 발표에 이어 이날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신임 원내대표, 신경민 양승조 최고위원과 장병완 정책위의장 노웅래 비서실장, 배재정, 박용진 대변인 등 40여명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측근인 무소속 송호창 의원과 함께 찾았으며, 진보정의당 노회찬 대표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한편,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 화제가 된 민주통합당 강기정 의원은 이날 항의의 뜻으로 행사가 끝날 때까지 묘역 바깥에 있었으며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등 일부 야당 인사들도 이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범일 대구시장, 영남권 광역자치단체장으로는 처음 기념식 참석
“5.18 민주화운동이 우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큰 획 그어”
정부에서는 현오석 기획재정부장관, 유정복 안전행정부장관 등과 자치단체장으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박준영 전남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비롯해 특히 김범일 대구시장이 영남권 광역자치단체장으로는 처음으로 기념식에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김범일 대구 시장의 이번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은 영남권 지방자치단체장으로는 사상 처음이다. 김 시장은 이날 참석에 앞서 지난 13일 “달빛동맹(대구-광주)을 강화해 양 지역의 새로운 발전과 영호남화합, 더 나아가 국민대통합을 위해 5.18기념식의 참석을 장고 끝에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어 “지난 몇 달간 지역의 기관단체장의 여론과 대구 민심의 원동력인 일선 주민자치센터 주민자치위원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도 수렴했다”며 “각계각층의 다양한 시민들이 참석하는 것이 옳다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또한 지난 14일에 방송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일각에서 극히 소수가 아직도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다, 종북이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질문을 받고 “저는 5.18 민주화운동이 우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큰 획을 그은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규정했다.
아울러 “그렇기 때문에 국가기념일로 지정이 됐고 또 여기에 관한 자료들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가 되어 있다”며 “그래서 저는 자유 또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정신의 발로 이렇게 생각을 한다”며 평소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광주 5.18기념사업재단 이사장(오재일) 일행 등이 직접 대구시청을 찾아 김 시장에게 이번 제33주년 기념식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아닌 ‘합창’ 결정에 반발
5.18단체와 일부 유족 및 유공자, 시의회 따로 행사 치러
이처럼 동서간 국민대통합을 기대했던 이날 기념식은 국가보훈처가 5.18을 기념하는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이 아닌 ‘합창’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이에 반발한 5.18 단체와 일부 유족 및 유공자, 광주광역시의회가 기념식에 불참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5.18 단체들은 “"5.18 폄훼라든지 왜곡 현상이 너무나 심한데 이 현상에 대해서 정부가 너무나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막는 것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5.18 정신의 훼손을 넘어 부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5.18 단체들이 일부 시민들과 함께 옛 망월동 묘역에서 따로 행사를 치르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 치러진 이날 기념식은 예년보다 1시간 짧은 25분여 만에 끝나는 ‘반쪽 기념식’ 행사가 되고 말았다.
“임을 위한 행진곡, “광주시민 항쟁 정신 잊지 말고 기려야”
“국가보훈처, ‘합창’ 공연과 새로운 기념곡 제정 추진 논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임을 위한 행진곡’은 80년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사망한 고 윤상원씨(전남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와 79년 학생 신분을 숨기고 노동현장에서 들불 야학을 주도했던 고 박기순씨(전남대 국사교육학과 3학년 휴학)의 영혼결혼식을 위해 만들어진 ‘넋풀이’ 창작 노래극이었다.
당시 광주 북구 운암동 소설가 황석영씨 집에서 재야운동가 백기완씨의 시집 ‘묏비나리’에서 가사를 따와 황석영씨 등이 공동개사하고 전남대 경영대 3학년생이던 김종률씨가 작곡한 노래굿이 1982년 음반 ‘넋풀이-빛의 결혼식’에 수록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원래 이 노래의 가사를 지은 재야운동가 백기완씨는 1998년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저작권과 관련 “나는 이 노래에 대한 소유권도 저작권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미 이 땅에서 새날을 기원하는 모든 민중의 소유가 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 노래를 작곡한 김종률씨는 지난 5월 12일자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노래가 국가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되느냐 안되느냐는 문제보다는 이 노래를 통해 광주 정신을 기리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이 노래를 5.18기념식에 쓰면 왜 안되냐는 이유를 보니까 가사가 과격해서 쓰지 못한다 이런 말도 나온다고 들었다”며 “이 노래는 과격한 거 없는 정말 서정적인 노래”라고 설명하고 “이 노래가 과격하다면 프랑스 국가 라마르세예즈를 들어야된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반정부 단체나 정부를 좋아하지 않는 단체들이 부르니까 안된다 이런 말도 들었다”면서 “그러면 애국가도 그런 사람들이 불렀다면 안 불러야 되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 자체가 5.18 민주항쟁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는데 이 노래를 안 하려고 하는 것은 혹시 광주항쟁의 정신을 덮으려고 하는 것인가 그런 걱정을 광주 분들은 하는 것 같다”면서 “그래서는 절대로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행진곡 풍으로 군가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비장한 분위기의 진혼가에 가깝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노래는 이후 대학가 운동권은 물론 전국 노동현장에 들불처럼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며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민중가요로 뿌리를 내렸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 이후 12년 동안 정부 주관 기념식 때마다 제창됐지만, 지난 2009년 때부터 합창 공연으로 대체되면서 논란이 계속돼 왔다.
2008년까지는 기념식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서 함께 불렀으나 2009년과 2010년에는 식전행사로 바뀌었고 2011년부터는 합창단이 부르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2006년과 2009년 공식 추모곡 공모를 추진했으며 지난해 말 5.18 기념곡 제작 명목으로 예산 4800만 원을 편성해 새로운 기념곡 제정을 추진하고 있어 다시 한 번 논란이 확산 되고 있다.
민주당,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기념곡 지정 법개정 추진
새누리 김무성 의원, “반국가적, 친북적 내용 전혀 없어” 허용해야
김문수 지사, “30년간 불렀던 노래 국가가 부르라 마라 할 수 없어”
중앙일보, “한국 민주화를 상징하는 뜻 깊은 문화유산”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겨레 신문이 18일 단독 보도했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5·18 공식 기념곡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지정하는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다른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빠르면 다음 주 중으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게 한 것은 5·18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으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국회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제출돼 있는 상태다.
여야 모두 기념곡 지정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광주를 찾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광주 시민들의 움직임에 대해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전통이자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을 국가에서 무리하게 바꾼다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부산 영도)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식 주제가로 선정해 유가족과 광주시민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과거 민주화 투쟁시절 저 자신도 하루에 몇 번씩 불렀던 그런 민주화 투쟁의 주제가였다”며 “그 노래 가사 어디에도 반국가적, 친북적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특히 “5.18 추념식에 그동안 오랫동안 불려왔던 노래를 왜 중단시켜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5.18 기념행사용에 별도 노래를 제정하기 위한 예산이 책정되어 있다고 하는데 아까운 예산 낭비하지 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식의 주제가로 선정해서 5.18 유가족과 광주시민들이 원하는 바와 같이 해줘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임을 위한 행진곡’에 관한 김무성 의원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심 최고위원은 “애국가를 대신하고자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겠다는 것이 아닌데 애국가는 애국가대로 하고 추념곡으로 사용하려는데 굳이 별도의 노래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해 김무성 의원님의 말씀에 동의를 표시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김 의원과 심 의원의 발언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널리 그리고 오랜 동안 불려온 노래인데다 가사 어디에도 반국가적 내용이 보이지 않는, 광주시민과 유족들이 원하는 것인 만큼 시민과 유족들의 뜻대로 해주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국가보훈처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금지 결정에 “적절하지 않은 조치”라고 비판하고 “오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이 아닌 합창을 하는 건지도 몰랐다”면서 “30년간 불렀던 노래를 국가가 부르라 마라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임을 위한 행진곡이면 충분하다’ 사설 통해
“5·18을 넘어 한국 민주화를 상징하는 뜻 깊은 문화유산” 평가
정통 보수 언론 매체인 중앙일보도 지난 8일자 ‘임을 위한 행진곡이면 충분하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임을 위한 행진곡은 시민들의 뜻으로 그 역사성과 상징성을 다져왔다”며 “1983년부터 5·18 기념식 때마다 불려 왔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2004년 기념식 때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참석해 이 노래를 불렀으며 당시 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도 행사에 참석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특히 8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이 애창하면서 널리 퍼졌으니 오히려 5·18을 넘어 한국 민주화를 상징하는 뜻 깊은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화의 한 시대를 풍미했고 그 시기를 상징하니 역사성과 상징성에서 이만한 노래가 없다”고 거듭 평가하고 “이미 한국사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광주 시민들의 움직임에 찬성 입장을 보냈다.
신문은 또 <‘5·18’에 먹칠하는 그들…“북한군 개입” 어이없는 방송>이라는 제하의 기사로 자사 방송인 18일 JTBC 방송 보도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악의적으로 훼손하는 인터넷 글들이 비난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과 방송은 특히 “일부 시사프로그램에서는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내용을 방송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방송은 이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도를 넘은 인터넷 비방 글들이 물의를 빚고 있다”고 지적하고 “커뮤니케이션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에는 관련 글들이 수 만건 올라온다”고 전했다.
또한 “상당수가 광주 시민을 일부 음식물에 빗대 비하하거나 민주화 운동을 왜곡하는 내용들. 얼굴을 맞댄 욕설보다 더 가학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최항섭 국민대 교수는 방송 인터뷰에서 “인터넷에서 익명이라는 속성이 여론의 쏠림 현상을 일으키고 특정 의견에 대해서 공격적인 행태를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도 “이런 어이없는 방송을 내보내고 무책임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해당 방송사에 대해 당국으로부터 제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문·방송은 끝으로 “최근 국제 기구인 유네스코가 ‘세계와 나누고 싶은 역사’라고 평가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대립의 소재가 아닌 국민 화합의 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보도했다.
시민군 외신 인터뷰 통역 맡았던 인요한씨, 동아일보·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서 증언
“광주시민이 북한 지시를 받고 협조했다는 건 광주시민을 모독하고 한 번 더 죽이는 것”
“‘김일성은 순수한 광주의거를 오판 말라’는 문구도 있다”는 당시 시민군 전단 소개해
또한 정통 보수 언론 매체인 동아일보도 18일자 신문 보도를 통해 “일부 탈북자들이 1980년 광주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해 일으킨 폭동’이라는 주장을 잇달아 제기해 논란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와 관련해 당시 광주 시민군과 외신 인터뷰 통역을 맡았던 인요한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장은 16일 채널A 프로그램인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광주시민이 북한의 지시를 받고 협조했다는 건 광주 시민을 모독하고 한 번 더 죽이는 것”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고 소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인 소장은 “오히려 (당시 광주 시민군 대표로부터) ‘내부에서 (간첩으로 추정되는) 수상한 사람을 잡아 맞서고 있던 군인들에게 백기를 들고 그 사람을 넘겨주고 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설사 1980년 남파 공작원이 광주에 침투했더라도 시민군은 철저하게 가려내려 했다는 얘기다. 그는 “(시민군은) 아침에 반공 구호를 외치고 (시위를) 시작했다”고도 했다.
신문은 특히 “실제로 5·18 당시 광주 시민들은 시위 때마다 손에 태극기를 들고 애국가를 불렀다”고 전하고 “1980년 5월 25일 시민군들이 배포한 전단에는 ‘후손들에게 떳떳한 민주사회를 안겨 주도록 하자’, ‘민주인사 석방’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신문은 “‘김일성은 순수한 광주의거를 오판 말라’는 문구도 있다”고 소개하고 “북한이 시민군을 조종했다면 포함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 전단은 정수만 전 5·18 민주유공자유족회장이 보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시민군 ‘김일성, 순수한 광주의거 오판말라’ 전단 뿌려
신문에 따르면 논란은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한 일부 북한 이탈 주민이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면서 비롯됐다. 북한군 특수부대 장교 출신이라는 탈북자 임천용 씨는 13일 TV조선 프로그램 ‘장성민의 시사탱크’에서 “5·18은 북한군 1개 대대(600명)가 침투해 광주시민을 사살하고 선동한 폭동”이라며 “광주시청을 점령한 것은 시민군이 아니라 북한 게릴라”라고 주장했다.
5·18 당시 북한군으로 광주에 남파됐다고 주장하는 탈북자 김명국(가명) 씨는 15일 채널A 프로그램 ‘김광현의 탕탕평평’에 출연해 “광주 폭동 때 참가했던 사람들 가운데 조장, 부조장들은 군단 사령관도 되고 그랬다” “머리 좀 긴 애들은 다 (북한) 전투원”이라는 등의 말을 했다.
북한 개입설 주장한 신군부도 “사실 아니다”
신문은 계속해서 5·18의 북한 개입설을 처음 제기한 것은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했던 신군부였다며 하지만 이들은 이후 자신들의 주장이 과장이었다고 털어놨다고 보도했다.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이었던 이희성 예비역 육군 대장은 1980년 5월 21일 ‘소요는 고정간첩, 불순분자 깡패들에 의하여 조종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경고문을 배포했다.
하지만 이 전 사령관은 1995년 검찰 조사에서 북한 개입설에 대해 “다소 과장된 점이 있는데 당시로서는 그런 의심이 있어 그랬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학봉 전 국군보안사령부 정보처장도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한 성명으로 보이고 그 당시 분석 경위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고 진술했다. 광주 민주화운동을 ‘북한이 개입한 폭동’으로 왜곡했던 신군부의 주장은 그 근거가 없었던 것이다.
5·18을 현장에서 샅샅이 취재하고 그 내용을 기초로 ‘10일간의 취재수첩’을 펴낸 김영택 전 동아일보 기자는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980년 5월 18일 오후 4시 정각, 금남로 횡단보도에 도열해 있던 얼룩무늬 공수부대 군인들이 ‘거리에 나와 있는 사람 전원 체포하라’는 명령에 따라 시민들을 진압봉으로 두들겨 패기 시작하면서 5·18이 시작됐다”며 “당시 동아일보 광주지사에도 착검한 M16 소총을 들이밀고 들어와 피신해온 청년 3명과 업무를 보고 있던 직원들을 마구 구타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계엄군의 만행에 시민들이 어쩔 수 없이 대응한 것을 두고 어떻게 북한 개입설을 얘기하나”라며 “그들의 증언대로라면 북한의 특수부대 요원들이 제집처럼 대한민국에 들락거리며 광주에서 ‘폭동’을 일으켰다는 것인데 그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말했다. 김 전 기자는 1989년 국회에서 열린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2시간 넘게 광주 민주화운동의 실체에 대해 증언한 바 있다.
사법부도 “북한군 침투설은 사실 아냐”
신문은 끝으로 대법원은 올 1월 보수논객 지만원 씨 사건에 대해 “5·18민주화운동에 관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며 지 씨는 “광주 사태는 소수의 좌익과 북한에서 파견된 특수부대원들이 순수한 군중을 선동해 일으킨 폭동”이라는 등의 주장을 했다가 2008년 9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고 소개했다.
대법원은 다만 지 씨가 5·18 피해자 개개인을 특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점을 들어 수구 성향의 일부 단체들은 마치 법원이 5·18은 북한군이 침투해 일으킨 폭동이라는 지 씨 주장을 받아들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일부 탈북자들도 편승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송선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5·18 왜곡은 피해자들에게 다시 한 번 고통을 주고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파렴치한 행위”라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북한 개입설 같은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님을 분명하게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일부 보수언론, 인터넷 등서 5·18민주화운동 정신 등 왜곡, 폄하
“올바른 역사 알리기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마련 시급해”
하지만 5·18민주화운동이 33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일부 보수 언론 매체와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이 같은 사실들이 왜곡, 폄하되고 있어 5·18민주화운동의 올바른 정신 계승 및 역사 알리기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시청 앞 광장에서 박석무 행사위원장, 김명수 서울시의회의장과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5ㆍ18 민주유공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5ㆍ18 민주항쟁 서울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린 기념사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은 독재와 폭력, 억압으로부터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광주시민이 받쳤던 애국심의 표출이었다”며 “5.18민주화운동의 숭고한 희생을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평화를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령들과 부상자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5.18민주화운동의 숭고하고 고귀한 정신이 세계에 전파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해에도 5.18 민주화운동 32주년을 기념해 서울시장으로는 처음으로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찾기도 했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이날 시청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일각의 무차별적인 5.18 민주화운동 폄하 시도와 관련, “5.18 민주화운동은 헌법의 민주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5.18정신을 왜곡 폄하하는 것은 5.18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일본우익의 아베신조나 하시모토의 발언과 다를게 없다”며 이를 강력 규탄했다.
여야, 한목소리 “5·18 정신 계승 다짐”
여야는 18일,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제33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의 뜻을 기리며 그 정신을 계승해 나가겠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군사정권의 폭압에 굴하지 않고 정의를 외친 5월의 광주가 있었기에 이 땅에 자유 민주주의가 존재할 수 있었다”며 “5·18 정신을 화해와 관용으로 승화시켜 통합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자”고 밝혔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오늘날 광주 정신의 올바른 계승”이라며 “연대와 화합의 길에서 우리 사회를 보다 정의롭고 평등하게 만들기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광주 외에도 서울과 부산, 인천, 대전 등 전국 5개 광역시도와 독일 등 해외에서도 5·18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려 민주영령 희생자들의 넋과 그들의 뜻을 기렸다.
민주 김한길 대표 “반쪽짜리 기념식 유감”
“박 대통령,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했어야”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이 반쪽짜리가 된데 대해 유감이다”며 “정부가 이번 기념식을 준하는 과정에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고 밝혔다고 뉴시스가 18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오전 5·18 제33주년 기념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고맙고 잘한 일이다”고 평가하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온전한 기념식이 되지 못했다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런 일”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때부터 강조했던 대통합의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만드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며 “대통합을 위해서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반쪽짜리가 돼서는 안되고 또 인사와 예산에 있어서도 특정지역에 더 많은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면 대통합의 결과가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며 “광주시민들이 행사 끝나고 걸어 나오는 동안에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대식 기자 knews@para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