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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산에 봄볕이 들면
수리산은
안양과 군포를 품고 있는
그리 높지 않은 나지막한 산이다.
수암봉 태을봉 슬기봉과 관모봉을 거느린 산,
양달에 눈 녹으면
바람꽃에 봄바람 일고
계곡마다 맑은 물이 쉴 새 없이 흐른다.
노루귀 두 귀에 봄볕이 들면
괭이눈의 노란 볼이 피나물꽃 보다 더 아름답다.
길마가지나무 꽃이 질 때면
바위틈 여기저기에선
별꽃들이 아침 해를 밝힌다.
햇볕이 잘 든 무덤 가
비비꼬며 솟아오른 타래난초가 망부석이 되었구나.
할미꽃이 할미 될 때쯤이면
조개나물 꽃의 하얀 털 눈이 부신다.
센 빛을 마다하고 그늘로 든
은대난초와 은방울꽃,
애기나리와 노루발풀은
키 큰 나무 밑에서 뿌리를 내리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2009년 어느 봄날을 그리며 竹泉이 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