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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 국사봉의 아침 - 옥정호 조망 환상적
전북 임실군 운암면에 위치하고 있는 국사봉은 해발 475m의 작은 산이다. 하지만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산을 오르다보면 하늘과 가까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산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옥정호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심한 날 새벽에 산에 오르면 옥정호를 감싸고 있는 운해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모습이 장관이다.
임실읍에서 16km 지점의 강진교를 거쳐 오른쪽으로 꺾어져 5km쯤 올라가면 섬진댐이 나온다. 한편 전주에서 완주군 구이면 쪽으로 28km가면 예전에는 낚시터로 유명했지만 현재는 옥정호 상수원보호 구역 지정으로 인하여 낚시는 불가하지만 풍광이 아름다운 옥정호의 막은 댐이 나온다. 전주에서 차로 약 30분이면 옥정호에 이른다.
유역면적 763㎢, 만수면적 25.5㎢, 총 저수량 4억3,000만 톤에 달하는 옥정호는 노령산맥 줄기 사이 임실군 운암면 일대를 흘러가는 섬진강 상류물을 옥정리에서 댐을 막아 반대쪽인 서쪽 정읍시 칠보로 넘겨 계화도와 호남평야를 적셔주는 한편 물을 배수하면서 그 낙차를 이용하여 발전하는 다목적댐이다. 옥정호는 운암대교, 벼락바위, 댐 주변의 경관이 수려하고 가을철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아침 경관으로 유명한 곳이다.
한국사진방송 출사팀 일행은 옥정호의 새벽 물안개와 일출 장면 사진을 찍기 위해 서울(혜화역)에서 전날밤 11시 10분 경 출발, 다음날 새벽 3시에 국사봉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아직 주위는 칠흑같은 어둠이다. 카메라 장비를 챙긴 후 랜턴을 켜고 국사봉 정상을 향해 산행을 시작한다.
국사봉 오르는 길은 초입에는 제법 가파른 편이다. 목제데크계단으로 잘 정비되어 있어 길을 찾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오를 때는 새벽이라 주위가 보이지않아 몰랐는데 하산시 보니 국사봉 오르는 길의 옥정호 전망포인트는 크게 세군데. 6분 정도 오르면 1차 전망데크가 나타나고 다시 7-8분 오르면 옥정호가 가장 잘 내려다보이는 전망데크에 이른다. 또 국사봉 정상에서도 옥정호 전체가 내려다보이지만 이곳에서는 앞의 작은 산능선에 가려 옥정호 가운데에 위치한 붕어섬은 보이지않는다.
주차장에서 약 15분 정도 두번째 전망데크에 이르면 시야가 훤히 트이면서 옥정호 및 붕어섬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옥정호 가운데 위치한 작은 섬 '외앗날'은 모양이 붕어처럼 생겨서 일명 '붕어섬'이라고도 부르는 데 옥정호 풍경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이다. 필자일행이 찾아간 날은 물안개가 전혀 없어 몽환적인 분위기의 옥정호는 볼 수 없었다. 봄, 가을 일교차가 심할 때 와야 운무에 덮힌 호수 풍경을 기대할 수 있겠다.
카메라 줌을 당겨본다. 붕어섬에는 2,3가구의 주민이 들락거리며 밭 8,9두락에 고추,배추, 무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고 한다. 멀리 집들이 보인다. 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작은 배를 타야 한다. ‘작은 왕국’ 같다.
옥정호 전망데크에서 조금 더 오르면 갈림길을 만난다. 좌측은 오봉산, 우측은 국사봉 정상 오르는 길이다. 국사봉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옥정호는 국사봉 전망대에서 가까이 볼 수 있지만 오봉산 정상에서도 내려다볼 수 있다. 오봉산 정상에서는 새로운 각도에서 옥정호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오봉산 등산은 보통 세코스가 있다. 제1코스는 이곳 입석리 국사봉 주차장-전망대-국사봉-4봉-오봉산-293봉-가족묘-운암삼거리 코스로 3시간 반-4시간 정도 걸리며, 제2코스는 오봉산주유소-소모마을-1,2,3,4봉-절골재(401m)-오봉산-국사봉- 전망대-입석리 국사봉 주차장 코스로 4시간-4시간 반 정도, 제3코스는 오봉산주유소-소모마을-1,2,3,4봉-절골재(401m)- 오봉산-국사봉-오봉산-293봉-가족묘-운암삼거리 코스로 약 5시간-5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전망데크에서 10여분 더 오르면 우측으로 로프난간이 보인다. 이곳은 옥정호 보다는 일출 전망 포인트이다. 옥정호는 우측으로 약간 만 보일 뿐이다. 처음에는 일출 촬영을 위해 이곳에서 기다리다가 아무래도 일출을 보기가 어려울 것 같아 국사봉을 오르기로 한다.
국사봉 정상을 오르다 보면 정상 직전 계단에서도 일출을 찍고 있는 사진작가들 모습을 볼 수 있고, 로프난간이 없는 바위절벽에서도 일출사진을 위해 삼각대를 세우고 있는 사진작가들도 보인다. 오늘은 날씨가 좋지않아 일출장면은 제대로 담을 수 없어 무척 아쉽다.
드디어 국사봉 정상. 국사봉은 해발 475m로 동네 야산 수준이다. 주차장에서 천천히 걸어도 4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정상 아래는 깎아지른 절벽이라 나무펜스가 세워져 있다.
정상에 서면 옥정호가 새로운 모습으로 내려다보인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늑하다.
옥정호 주변을 도는 굽이길도 아름답다. 운암리와 마암리를 잇는 749번 도로, 옥정호 드라이브길은 건설교통부 지정,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길이기도 하다. 옥정호 드라이브의 시작점은 산내교가 좋다. 산내교 앞에서는 옥정호를 사이에 두고 두갈래 길로 갈라진다. 왼쪽은 마암리쪽으로 해서 운암대교 위쪽으로 연결되고, 오른쪽길은 장금리와 강진삼거리를 거쳐 운암대교로 우회하는 길이다. 즉, 두 길은 운암대교에서 만나는 호변 순환도로다. 어디에서 선정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동아일보 기사(2012.3.23)에 의하면 '대한민국 7대 아름다운 길'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옥정호는 국사봉 주차장에서 가까운 '설리(雪梨)'(063-642-6700)라는 찻집 주차장에서 봐도 좋다. 설리에서는 아침식사도 된다.
오봉산(513m) 능선도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는 '옥정호 마실길'이라고 쓰여진 이정표도 보인다.
옥정호 주변 능선(옛길)을 따라 조성된 마실길은 현재까지 23.6km가 개통되었고 지속적으로 마실길을 개발해 나갈 예정 이라 한다. 마실길은 국사봉휴게소∼(0.6km)∼국사봉∼(3.1km)∼내량삼거리∼(1.6km)∼기바위∼(1.3km)∼사양마을∼(1.8km)∼지천리∼(6.7km)∼월면리∼(1.7km)∼학암마을로 이어진다. 2012년 10월에는 옥정호 수변을 따라 걷는 13km에 이르는 '물안개길'도 조성되었다. 옥정호 물안개길은 운암면 마암리를 기점으로 용운리 용운마을에 이르는 구간이다.
정상 우측으로는 크고 작은 산봉우리와 마을들이 내려다 보인다.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로 운무가 출렁인다. 옥정호 물안개와 일출은 보지못했지만 마을을 덮고 있는 운무라도 볼 수 있게 된게 다행이다.
카메라 줌을 당겨본다. 보일 듯 말듯 실루엣으로 굽이치는 산능선, 그 사이사이를 채우고 있는 안개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잔잔하다.
하산 후 주차장에서 150m 정도 앞에 위치한 팔각정에 올라가 본다. 3층으로 된 이곳 전망대에서도 옥정호가 내려다 보이기는 하지만 국사봉 중간 전망대 보다는 시야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글,사진/임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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