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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수석에 직업외교관 출신 박준우 '파격 발탁'
민정수석 홍경식·미래수석 윤창번·고용복지수석 최원영
박근혜 대통령이 하계 휴가에서 복귀한지 하루만인 5일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에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임명하는 등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을 포함해 모두 5명의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달 29일부터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하계 휴가를 보낼 예정이던 박 대통령이 급거 귀청해 하루 만에 단행된 것으로 인선 배경과 하반기 정국 운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한번 쓴 인물은 믿고 계속 맡긴다’는 박 대통령의 기존 인사 스타일에 비추어 파격적인 것으로 이번 하계 휴가기간 앞서부터 박 대통령이 고심해온 하반기 정국 구상의 해법으로 보여진다.
이번 인사는 특히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에 일종의 ‘경고’를 던진 것으로 보이며 새정부가 출범한 지 5개월여 만이다.
인사와 관련해 이정현 홍보수석은 먼저 “대통령께서는 그동안 과중한 업무와 책임 속에서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해 온 비서실장과 수석들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아울러 “하반기에 보다 적극적인 정책 추진과 새로운 출발을 위해 새 청와대 인선을 결정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가 밝힌 신임 인선자들의 인선 내용 및 프로필이다.
김기춘 비서실장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74세)은 경남 거제 출신으로 경남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입학, 사법고시에 합격해 광주, 부산, 서울지검에서 검사로 근무했다. 잠시 김기춘법률사무소를 개소하여 변호사로서도 활동을 하였으며 이어 제15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17대까지 내리 3선을 기록했다.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3선 국회의원과 국회법사위원장을 역임했다. 입법 사법 행정에 걸쳐 탁월한 경륜과 역량을 갖췄으며, 시원공익재단이사장과 KBO총재를 역임하는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면서 종합적인 균형감각을 갖췄다는 청와대의 평가다.
김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으로 알려진 '7인회' 멤버로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을 따서 만든 ‘정수장학회’에서 장학금을 받은 졸업생 모임인 상청회 회장을 지낸 바 있다.
지난 6월 중순부터는 재단법인 '박정희대통령 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을 맡아왔으며 새마을운동이 제2의 한류가 될 수 있도록 아프리카 등 미개발지역에 전파하는 일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주당 등 야권은 지난 1992년 대선을 앞두고 밝혀진 ‘초원복집’ 사건 당사자인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에 대해 “민심 불복, 민심에 찬물을 끼얹는 인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약력>▲1939년 11월 경남 거제(74) ▲경남고 ▲서울대 법대 ▲고등고시 12회 합격 ▲대구고검장 ▲법무연수원장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한국야구위원회 총재 ▲15·16·17대 의원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새누리당 상임고문 ▲한국에너지재단 이사장 ▲박정희대통령 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
박준우 정무수석
박준우 정무수석(60세)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주EU·벨기에대사, 주싱가폴대사, 외교부 기획관리실장 등을 역임한 아시아태평양 분야에 정통한 외교관 출신이다.
뛰어난 협상력과 정무적인 판단력을 갖췄으며, 외교부 아주국장과 대사 재직 시 탁월한 외교 역량을 보여줘 정무수석으로서 새로운 시각과 역할을 해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박 정무수석은 박근혜정부 출범 때 초대 중국 일본 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으며 이명박 정부 때에는 수차례 외교부 차관 후보로도 거론됐다.
여권과 야권 등 정치권에선 외교부 기획조정실장 근무를 제외하면 대국회 업무를 한 적이 없어 정무 능력은 검증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약력>경기 화성(60) ▲서울대 법학과 ▲외무고시 (12회) ▲주미 2등서기관 ▲주핀란드 참사관 ▲주일본 정무과장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실 국장 ▲동북아1과장 ▲주중국 공사참사관 ▲아시아태평양국 심의관·국장 ▲주싱가포르 대사 ▲외교통상부 장관특별보좌관 ▲주벨기에·유럽연합 대사 ▲미국 스탠퍼드대 초빙교수 ▲연세대 객원교수
홍경식 민정수석
홍경식 민정수석(62세)은 서울고검장과 법무부 법무연수원장, 법무부 검사적격심사위원회 위원장,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소신 있는 검사로 정평이 났고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가다.
부산지검 부장검사 재직 시절 음주운전 3진 아웃제도를 도입했고, 이어 몇 년 후 서울중앙지검 부장으로 재직할 때 제도를 발전시켜 안착시켰다. 서울지검 공안1부장을 맡았던 1999년에는 당시 한나라당이 이종찬 전 안기부장 등 7명을 안기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맡았다.
17대 총선 직후인 2003년 대검찰청 공안부장을 맡아 현역 국회의원 보좌관, 선거브로커, 금품수수 유권자 등 171명을 적발했고, 재·보선을 전후로 부정선거운동을 벌인 204명을 입건하는 등 선거 수사를 지휘했다. 또 화물연대 파업, 탄핵 촛불시위 사건 등을 맡아 처리했다.
<약력>▲경남 마산(62) ▲경복고 ▲서울대 법대 ▲사법고시 제18회 ▲부산지검 동부지청 특수부장 ▲법무부 법무실장 ▲대검 공안부장 ▲대전고검장 ▲법무연수원장 ▲서울고검장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윤창번 미래전략수석(59세)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이다. 특히 정부 각 부처가 디지털 협업체계를 구축해 국민이 정부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정부 3.0’ 공약이 윤 수석의 머리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중.고를 나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KISDI에 연구원으로 합류했다. 이후 국제협력실, 기획조정실장, 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3년에는 돌연 연구원에서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해 하나로 텔레콤 대표이사를 맡았다.
박사 학위 취득 후 미국 휴스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교수를 지냈으며 하나로 텔레콤 회장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KAIST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정보통신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산업 전반에 대한 뛰어난 안목을 갖췄다.
윤 수석의 부친은 원로 음악가 윤용석 교수, 모친은 원로 피아니스트 정은모 교수로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인문, 공학, 공직, 산업계를 두루 거친 통섭형 전략가로 알려졌으며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의 한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약력>▲1954년 1월 서울(59) ▲경기중.고 ▲서울대 공대 산업공학과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카이스트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 교수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방송통신추진단장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전문위원 ▲김앤장 고문
최원영 고용복지수석
마지막으로 최원영 고용복지수석(55세)은 보건복지 분야에서 30여년 공직생활을 해오며 보건·복지·연금·기획업무 등을 두루 거친 정통 복지 전문가로 복지부 재직 시절 호방한 성격에 업무추진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특히 복지부 차관으로 있을 당시 의사와 약사 간 첨예한 충돌을 빚은 가정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 현안을 원만하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과 보건복지부 차관을 역임했다.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2010년 퇴임 후엔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뒤 2012년 1월부터 양·한방 통합의료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는 통합의료진흥원 이사장을 역임했다.
<약력>경남 창녕(55) ▲대건고 ▲경북대 행정학과 학사·석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사회복지학 석사 ▲연세대 사회복지학 박사 ▲행정고시 24회 ▲보건복지부 보험연금정책본부장 ▲복지부 기획조정실장 ▲복지부 차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 당연직위원 ▲제2대 통합의료진흥원 이사장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통합의료진흥원 이사장
靑 “공기업 인사 순차적으로 진행”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 개편에 이어 공기업 등 공공기관장 인사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인선은 청와대 비서실 2기로 생각하면 된다”면서 “공기업 인사도 순차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청와대 개편에 이은 장관 인사는 없다는 것을 확인하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 남성 대변인과 비서관 인선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제안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3자 회담에 대해 “지금 순간에는 특별히 말할 것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신임 청와대 참모진, 서울광장 민주당 천막 본부 인사차 방문
신임 청와대 참모진으로 임명된 김기춘 비서실장과 박준우 정무수석은 이정현 홍보수석과 함께 5일 오후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민주당의 국민운동본부 천막을 찾았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국 상황이 매우 엄중한 때 중책을 맡은 만큼 대통령을 잘 보좌해서 현재 상황이 잘 정리될 수 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참모진은 이날 10여 분 정도 천막 본부에서 당대표 등을 내방 하고 돌아갔다.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은 김한길 대표가 제안한 대통령과의 회담 등에 대해 청와대의 입장을 전하러 왔느냐는 질문에 “오늘은 인사차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청와대 상황의 엄중함 제대로 인식 못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오늘까지 자신이 제안한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해 답을 달라고 했는데 청와대 참모진이 메시지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며 “청와대가 상황의 엄중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5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 천막본부에서 이 같은 발언이 비공개 내방에서 있었다고 전하고,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이 당 대표에게 전달할 메시지가 있다고 해서 만났으나 결과적으로는 아무런 메시지도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또 “김한길 대표가 이 자리에서 자신이 과격한 사람은 아니지만 만만하고 호락호락하게 봐서는 안 된다”며 “겨우 답이 없다는 말을 전달하려고 여기까지 왔는지 물었다”고 전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신임 인사차 왔다는 말만 반복했고 이정현 홍보수석도 그동안 휴가여서 회의를 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김한길 대표는 신임 인사차 왔다고 하지만 대단히 실망스러운 내방”이라며 “청와대의 상황 인식이 잘못됐다”며 강하게 경고했다고 전했다.
김한길 “영수회담 형식과 의전에 얽매이지 않을 것”
민주당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참석하는 3자 회담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사실상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한길 대표는 “청와대의 공식 제안이 있다면 형식과 의전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김관영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입장은 청와대가 황우여 대표의 3자 회담 제안을 수용해 민주당에 공식 제안할 경우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대표는 이에 앞서 국정원 국정조사 파행 등으로 얽힌 현 정국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을 제안했다.
靑 “황대표 제안 ‘3자회담 제안’ 검토해볼것”
청와대는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참석하는 3자 회담을 하자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제안에 대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5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자는 황 대표의 제안을 조금전 들었다”면서 “일단 황 대표의 제안이 있었으니 검토해보고 여러 가지 정황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3자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조만간 정국 경색을 풀기위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회동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김기춘 임명은 불에 기름 끼얹는 꼴”
민주당은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에 김기춘 전 법무장관이 임명된 데 대해 “엄중한 정국 상황에서 불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5일 국회 브리핑에서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고 14대 대선을 앞두고는 지역 감정을 조장했던 이른바 '초원복집 사건'을 주도했던 인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관영 대변인은 또 박준우 신임 정무수석에 대해서도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야당과의 협상을 조율할 실무 책임자로 적절한 능력과 자질을 갖췄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와 함께 “새로운 청와대 참모진이 경제 민주화와 복지 정책 등 수많은 국정 과제에 대해 제대로 대처할지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靑 안정과 경험 중시한 인사”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단행한 청와대의 일부 인사 개편에 대해 "안정과 경험을 중시한 인사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5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경험이 많은 분들을 위주로 인사가 잘 이뤄진 것으로 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기춘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예방하고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김대식 기자 knews@para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