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 가을단풍 속으로
서래봉-불출봉 암릉구간 장관
가을은 바쁘다.
잠시 한 눈 팔면 놓친다. 어느새 벌써 11월 중순. 올해 단풍도 서서히 시들기 시작한다.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가을인데 꼭 단풍을 봐야 되나?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때가 오면 괜히 다시 못 볼 님이라도 찾는 것처럼 가을색을 찾아 마음이 조급해진다.
마지막 단풍 여정. 어디로 떠날까 망설이다 결국 내장산을 택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단풍을 자랑한다는 내장산. 인산인해 소식에 질려 주말은 엄두도 못내고 주중 조금 한가한 틈을 택해 무작정 정읍으로 차를 몰았다. 왕복 8시간의 제법 긴 여정.
주중인데도 역시 내장산은 내장산이다. 입구부터 차가 거북이걸음이다. 제5주차장 입구부터는 아예 차랑진입 통제다. 11월 17일까지 차량진입금지란다. 대신 제5주차장부터 매표소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제5주차장부터 일주문까지는 거의 5km이상 거리.
차량을 제5주차장 근처에 주차시키고 서래탐방지원센터-불출봉-내장사-일주문 코스를 택해 바로 산행을 시작했다.
들머리에서부터 불출봉 능선까지 약 1시간 반 정도는 제법 빡센 산행이다. 꽤 가파른 철계단이 계속 이어진다. 서래봉-불출봉 능선은 암릉구간이다. 공룡능선같은 바위구간을 오르내려야 한다. 조망이 환상적이다. 내장산은 단순히 단풍 만 아름다운 게 게 아니라 등산코스도 적당히 가파르고 긴장감을 줘서 좋다.
불출봉 정상 오르는 구간은 칼날암릉과 깎아지른 바위 절벽 능선이다. 가파른 철계단도 계속 이어진다. 불출봉 정상에 오르면 북쪽으로는 내장저수지와 정읍시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내장산 최고봉인 신선봉을 비롯한 7개의 봉우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발 아래는 내장사와 계곡이 까마득하게 내려다 보인다. 붉게 익은 산과 계곡이 장관이다.
보통 때는 약 3시간 정도면 충분한 산행거리인데 단풍을 즐기다 보니 3시간 반 정도 걸렸다. 불출봉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내장사. 역시 아름답다. 정상능선은 여기도 벌써 단풍이 시들기 시작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아직은 단풍이 살아 있다. 올해 단풍은 예년에 비해 별로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
내장산도 다녀왔으니 올 가을 숙제도 이제 대강 끝낸 기분이다. 홀가분하다.(글,사진/임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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