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현재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154만여 명. 익산에는 4천여 명의 외국인이 머물고 있다. 이들이 바라보는 익산은 어떤 모습일까? 2008년 KBS예능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했던 네팔 미녀 푸남 네우파네(Punam Neupane, 30)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원광대학교 창업보육센터 내 ‘(주)리퓨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푸남 씨는 ‘미수다’ 출신 4개 국어 능통한 재원이며 지난 3월부터 익산에 살고 있다. 전라북도와 인연을 맺은 건 전북대에서 학업 중인 남편과 결혼하면서부터다. 자연스럽게 전북 내 직장을 잡게 됐고 전주에 본사를 둔 현 직장에서 일하게 됐다. 한국에 들어온 지는 9년, 강원도와 서울을 거쳐 전주에도 잠깐 살았지만 익산은 처음이다. 네팔어, 영어, 한국어, 인도·파키스탄어인 힌디어까지 4개 국어를 구사하는 그녀는 직장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1년 넘게 방송출연을 해서인지 사교성도 뛰어나고 한국어도 수준급이다.
다음은 푸남 씨와 인터뷰.
-. 익산 가볼만한 곳... “공원과 산책로 매력적”
익산에 온 뒤 지인들에게 가볼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다들 ‘별로 없다’고 했다. 전주에서는 한옥마을을 자주 가봤던 터라 익산에도 예스러운 곳을 가보고 싶었는데 답이 빈곤해 놀랬다. 그때부터 남편과 익산 곳곳을 둘러봤는데 웬걸 의외로 깨알 데이트 장소가 많았다.
익산은 공원이 정말 많다. 집 옆에 있는 영등시민공원과 중앙체육공원, 소라산도 자주 다닌다. 시원한 분수가 나오는 시민공원은 여름에, 운동 삼아 나서기엔 소라산이 제격이다. 원광대 보타닉가든(자연식물원)과 박물관은 꼭 추천하고 싶다. 박물관은 예스런 유물을 볼 수 있어 향수를 자극한다. 한국은 전쟁을 겪어서인지 어딜 가도 새롭고 발전된 모습인데 네팔은 그렇지 않다. 한국에 비해 발전이 더디다.
-. 익산은 어떤 도시... “조용하고 정적, 푸근함 넘쳐”
익산은 조용하고 정적이다. 아침에 창문을 열면 안개가 끼어있을 때가 많은데 매우 몽환적이다. 네팔은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 에베레스트가 있고 이 외에도 16개의 큰 산이 있다. 산맥들은 눈으로 뒤덮여있지만 고향인 카트만두에서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 눈을 처음 본 곳은 한국, 강원도였는데 며칠 전 익산에서 첫눈을 만나 반갑고 설렜다.
익산은 어딜 가나 음식이 다 맛있다. 얼마 전엔 동료들과 추어탕을 맛있게 먹었다. 식재료는 대형마트나 시장에서 구입한다. 콩 요리를 자주 하는데 녹두, 팥 등 시장에 가면 다양한 콩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할머니들이 외국인 새댁이라며 따뜻하게 대해주고 덤을 주기도 한다.
-. 익산에서의 반 년, 아쉬운 점은... “외국인 보는 시선은 따가워”
친구들은 주로 서울에 거주한다. ‘미수다’ 출신 유프레시아, 브로닌을 자주 만난다. 서울까지는 버스를 이용할 때도 있지만 주로 KTX로 이동하는데 용산까지 1시간 50분이면 갈 수 있다. 지방에 있어도 친구들을 자주 보니까 외롭지 않다. 특별히 익산생활에 불편한 점은 없다. 대신, 택시기사 아저씨들이 서울에 비해 좀 덜 친절하다. 또 외국인이 많지 않아서인지 가끔 따가운 시선을 받을 때도 있다.
익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주여성과 외국인들의 입국 상담과 정착지원, 국적취득, 체류 정보 등 기본적인 문제부터 병원, 학교, 관공서 등 일상생활에서 겪는 언어 문제를 통번역사가 나서 해결하는 ‘통번역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주 1회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국어 집합교육’을 진행 중이다. 한국어교육은 수준별, 성별에 따라 일요일 오전9시~오후4시까지 실시된다. 통번역서비스와 한국어교육 문의는 익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850-6046)로 하면 된다.
또, 시청 종합민원실에 ‘외국인 민원서비스 지원 상담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등록업무를 처리하는 이 창구는 체류지변경신고는 물론 각종 민원사항에 대하여 통역가능한 직원이나 통역센터 등과 연계하고, 영어 등 4개 국어로 번역된 민원서식도 비치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