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한국사진방송) 유지훈 기자= 지금 군산 나포 금강변과 전북고창 동림저수지에서는 일몰후 가창오리의 환상적인 군무가 펼쳐져 이곳을 찾은 사진작가와 관광객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사진은 본 기자가 1월 5일 찾아가 촬영한 가창오리의 아름다운 군무 모습이다.
금강에는 해마다 가창오리가 날아온다. 머나먼 동토의 땅 시베리아로부터 오는 겨울철 진객이다. 진주처럼 빛나는 머리와 황금빛 털에 노랑과 초록색 뺨을 지니고 있는 이유로 북한에서는 태극오리 또는 반달오리라 부른다.
몸집은 작아도 곱고 예쁜 가창오리들은 오래 전에 국제 보호조로 지정되어 있다. 가창오리(Anas formosa)는 오리속의 철새이다. 겨울이 되면 한국, 일본, 중국 북부및 동부에서 월동한다고 한다. 몸 길이는 35~40cm, 날개 길이는 21cm 정도다. 이 오리의 특징은 다채로운 색깔과 눈을 시작점으로 얼굴에 나 있는 줄이 특징이다. 수컷은 몸 전체가 화려한 데 비해, 암컷은 수수한 갈색을 띠고 있다.
가창오리수는 전 세계를 통틀어 300,000마리 정도라고 하는데, 세계의 많은 장소 중에 전 세계 가창오리의 90% 이상이 우리나라 서해안 쪽 금강에 날아온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북쪽에서 내려온 가창오리는 서산 천수만에서 휴식을 취하고 군산 나포 금강변에서 있다가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휴식을 취한 후 전남해남 영암호까지 내려간다. 그리곤 다시 역으로 올라와 북쪽으로 가는데, 정확한 루트는 일정하지 않다.
금강호에는 10월 말 겨울 철새가 날아오기 시작해 1월 중순까지 머물다가 1월 중순 이후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2월 중순 이후 금강호에 다시 집결해 3월 초 북상을 하고 있다.
저수지에 내려앉은 가창오리 떼는 마치 물 위에 길을 만들어 놓은 듯 길게 뻗어 나가며 낮 동안 물놀이를 한 뒤, 해질 때 일제히 날아올라 주변 논에서 낟알, 열매 등을 밤새 주워 먹는다. 특히 겨울철 국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가창오리 떼의 군무 광경은 볼 때 그 순간의 감동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붉게 물든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보여주는 군무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오직 자연만이 연출해낼 수 있는 장관이다. 가창오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군무(群舞) 때문이다.
호수 한가운데서 잠을 자던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해질녘이 되면 잠에서 깨어나 리더의 신호에 따라 순서대로 줄줄이 수면을 박차고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먼저 날아오른 새들은 저공비행을 하며 잠자리 상공을 빙빙 돈다. 그러다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한 마리의 흐트러짐도 없이 일사분란하게 방향을 바꾸면서 마치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다양한 기하학적 형태를 만들어 낸다. 수십만 마리가 동시에 빠른 속도로 날면서 서로 충돌 없이 질서정연하게 이동하는 모습은 정말 신기하기만 하다.
가창오리 떼가 비행을 시작할 때 운이 좋으면 사람들의 머리 위로 날아가는 명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이때 군무하는 날개짓 소리가 여름날 강한 바람과 집중호우 소리보다도 웅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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