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걸의원 새누리당, 대구 동 갑)
최근 공공기관 개혁이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공공기관의 부채감축과 방만경영 개선을 위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내놓았다.
또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은 공공부문 개혁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수서발KTX 자회사 설립 이슈와 맞물려 철도공사 노조의 파업이 역사상 최장기간 지속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해 공공부문 개혁 필요성이 한층 높아졌다.
작년 공공기관 개혁 논의의 시발점은 2013년도 국정감사였다. 조합원 유가족을 우선 특별채용하거나 천문학적 부채를 떠안고 있으면서도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사회통념에 현저히 반하는 실태들이 지난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본의원도 공공기관들의 단체협약서 등을 분석하여 고용세습 조항실태를 밝혀내고 이를 방관하고 있던 정부 관리자의 책임을 지속적으로 지적했다. 공공기관은 사실상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비용은 줄이고, 그 과실은 국민들에게 배분하여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만한 경영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공공기관의 실태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를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정부가 국회의 지적과 국민의 공분에 대응해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마련한 것은 다행스럽다. 정상화 대책에는 고용세습을 규정한 불합리한 단체협약이나 과도한 성과급 지급에 대한 개선방안, 과도한 부채를 감축하기 위한 계획 등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쟁점들을 대부분 다루고 있다.
우선, 공공기관의 과다한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택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사실 공공기관 부채 증가를 주도한 것은 한국토지주택공사나 한국전력공사 같은 일부 대형 공기업들이다.
2008년 대비 2012년말 12개 주요 공공기관의 부채 증가액이 전체 공공기관 부채 증가액의 89%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부채감축을 위해 12개 기관을
중점관리기관으로 지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부채감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공공부문의 부채 수준은 상당히 안정화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구분회계 제도 도입도 공공기관 부채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아러, 정부는 방만경영을 개선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고용세습 같은 불합리한 관례를 철폐하고 공공기관의 과도한 복리후생 수준을 공무원 수준으로 낮추는 합리적인 조정방향도 담고 있다. 이와 같은 가이드라인이 공공기관의 편법적인 회피나 정부의 느슨한 감시로 변질 운영되지만 않는다면 공공기관이 상당 수준 정상화되리라고 기대할 수 있다.
낙하산 인사 근절·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 필요먼저 정부가 마련한 강도 높은 대책들이 계획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노조와 내부 기득권층의 저항을 극복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공공기관은 기관장부터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조직을 잘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상 기관장 자격 요건이 다분히 포괄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차제에 낙하산 인사라는 질타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라도 전문성을 갖춘 기관장을 선임하기 위한 프로세스부터 마련하는 것이 공공기관 정상화를 위한 지름길일 것이다.
그리고 본 의원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바와 같이, 공공기관의 지정과 유형분류체계에 글로벌 기준을 적용하여 공공기관 관리체계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즉, 현재 공공기관 분류기준인 자체수입비율을 원가보상률로 개편하는 것이다. 원가보상률은 생산원가 대비 판매수입 비율을 의미하는데, 공공기관의 시장성 유무를 판단하는 데 있어 가장 합리적이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다. 원가보상률을 도입할 경우, 공공기관의 규모나 부채 수준에 대한 국제적 비교가 가능하므로 우리나라 공공부문에 대한 적시성 있는 분석의 토대를 마련하게 되고, 공공기관의 시장성에 따른 차별화된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정부의 정상화 대책이 계획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주무부처 장관을 포함한 관계자들은 물론 공공기관장과 임직원들의 합심과 각오가 필요하다. ‘이번 소나기만 피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국민들을 위한 공공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상화 대책에 적극 부응하기를 바란다.
한편 정부도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이 국민 대다수로부터 동의를 얻고 강력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한편 보다 개선된 후속 조치들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기회에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발본색원하고 건실한 경영체계를 확립하여, 공공기관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자료=국회보. 한국사진방송=이성녕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