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기간 : 2014년 2월 7일(금) - 4월 6일(일)
○ 전시개막 : 2014년 2월 6일(목) 오후 5시
○ 전시장소 : 성곡미술관 1관
□ 관람시간 : 10:00am-6:00pm
□ 휴 관 일 : 매주 월요일
□ 매표마감 : 종료시간 30분 전
□ 관 람 료 : 어른 및 대학생 (20~64세) 3,000원
학생 (초,중,고교생) 2,000원
20인 이상 단체 1,000원 할인
* 65세 이상 어르신, 7세 미만 어린이는 무료입장입니다.
*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단체관람료가 적용됩니다.
홈페이지: www.sungkokmuseum.com
<오시는 길>
- 버스
서울 역사박물관을 경유하는 모든 노선
- 지하철
A코스 : 광화문 역(5호선) 7번 출구 - 서대문 방향 구세군 회관과 서울 역사 박물관 골목 400m 미술관 도착
B코스 : 경복궁 역(3호선) 7번 출구 - 사직터널 방향 400m상행 스페이스 본 아파트 좌측 골목 200m 미술관 도착
www.sungkokmuseum.com
110-062 서울시 종로구 경희궁길 42 성곡미술관 TEL. 02.737.7650 FAX. 02.722.3729
전시개요
성곡미술관은 인턴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인턴기획전 <몸·살/momsal/>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대인들이 자신들의 몸을 하나의 수단 또는 도구로 여기는 태도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성곡미술관 인턴십 과정 수료 후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곽현우, 김지희, 성정연, 이현아, 이해미 등 5명의 신진기획자들이 기획했으며, 한국 작가 신제헌, 이선행, 이승훈, 흑표범과 중국의 추이쉬엔지(崔基, CUI Xianji), 이스라엘의 시갈릿 란다우(Sigalit LANDAU)가 참여하는 주제기획전입니다. 전시에 참여하는 6명의 다국적 작가들은 평면, 설치, 영상,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우리 시대가 앓고 있는 몸살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몸살/momsal/
몸살은 단순히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정신적 상태가 동반되는 특수한 질병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쑤시는 등 신체에 물리적·병리적 징후들이 나타난다. 반대로 몸에 이상이 생기면 정신에 영향을 미쳐 두통이 유발되고 나른해지기도 한다. 지금 시대와 세상은 말 그대로 몸살에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우리네 인간의 태도에서 기인한다. 극도의 자본주의로 인한 사상적 빈곤과 공허, 무한 이기주의는 가난, 환경오염, 전쟁, 폭력, 인신매매, 기아, 정치적 억압 등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켜왔다. 도처에 긴장과 불안이 가득하다.
<몸·살/momsal/>전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몸과 살에 대한 재인식 필요성으로부터 출발했다. 몸의 생성부터 살펴보자. 어머니의 자궁에서 잉태되는 순간 남녀의 성별로 나뉜 몸은 완전히 서로 다른 정체성과 삶을 획득한다. 생물학적 여성으로 태어나 사는 삶과 남성으로 태어나 사는 삶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또한 몸은 우리의 일상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먹어야 살고 소화되고 남은 찌꺼기를 배설하는 몸. 적당한 체온 유지가 필요하고 심각한 병에 걸리기도 하며 언젠가는 죽어버리는 몸. 그것은 생명이자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것으로 결코 열등하거나 대상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신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감각이 필요하고 감각은 몸에서 비롯된다. 사랑, 고통, 열망, 질투, 만족, 행복 등의 감정은 보고 듣고 먹고 만지고 냄새 맡는 오감의 작용을 통해 불확정적이고 우발적으로 발생한다. 이렇듯 몸은 살의 육체와 정신이 함께 작용하고 만나는 소통의 장소이자 경계변이다. 정신과 몸이 뒤얽히고 섞이며 가장 진실된 존재의 모습이 비로소 드러난다. 육체와 정신, 세계가 만나는 지대로서의 몸은 인간 존재의 근원이자 물질적 증거이다.
고대에 몸은 풍요와 생명의 상징으로서 미(美)의 근원이고 예술작품의 모티프였다. 그러나 르네상스 이후 이성 또는 정신의 대립항으로 개념화된 몸은 인간이성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몸은 대량생산되어 쇼윈도에 놓인 하나의 상품처럼 소비대상으로 간주된다. 외출하기 전 거울을 보며 화장하고 자신을 꾸미는 행동은 과연 스스로의 만족을 위한 것인가? 거울 속의 눈은 타인의 시선이 되어 자신의 몸을 관찰하고 평가한다. 심지어 눈에 칼을 대어 쌍꺼풀을 만들고, 플라스틱 보형물을 넣어 코를 높이며, 드릴로 턱의 뼈를 깎아내기도 한다. 도심 도처에 즐비한 성형외과들은 이런 세태를 반영한다. 현대사회에서 몸은 유행에 따라 바뀌고 버려지는 옷이나 신발마냥 취급된다.
디지털 시대에 들어 몸의 위상은 더욱 격하된 것처럼 보인다. 컴퓨터나 핸드폰을 켜면 펼쳐지는 무한한 소우주는 인간으로 하여금 화면 앞에 고정된 몸을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도록 한다. 거래처와 이메일로 일을 진행하고 SNS로 타인과 소통하는 현대인에게 디지털이란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삶 그 자체다. 그런데 불가능이 없을 것 같은 이 세계에서 아주 작은 것처럼 보이는 물리적 한계가 우리를 허구적 환상에서 깨워낸다. 그곳에서는 보고 들을 수 있지만 먹고 만지고 냄새 맡을 수는 없다. 인터넷에서 나누는 사랑의 대화는 한번의 물리적 만짐만 못하다. 세계의 진귀한 음식을 아무리 눈으로 맛본들 목마를 때 마시는 물 한잔만 못할 것이다. 후각은 어떠한가? 익숙한 향기를 통해 과거의 어느 순간을 불러일으키는 환기의 경험은 발을 내딛고 서있는 물리적 세계에서만 일어난다. 삶에 대한 진정한 향유는 시공간 속에 현존하는 몸을 통해 오감이 동시에 작용할 때만 가능하다.
신제헌, Damien Hirst is.., 2013, 가변크기, 혼합재료추이쉬엔지(CUI Xianji), 음양(陰陽), 2007, 281x120cm, 혼합재료이번 전시는 총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있다. 1전시실은 역사와 기억, 사회와 개인, 그리고 아이콘의 문제를 다루는 신제헌과 추이쉬엔지의 작품을 선보인다. 제일 먼저 마주치는 신제헌의 작품들은 자칫 뻔한 주제를 반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는 보는 이에게 홀로코스트(Holocaust)를,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과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는 예술의 전복성을 환기하는 듯하다. 그들은 흙이나 금속 소재로 만들어진 듯 무겁고 단단해 보인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면, 종이박스와 껌 포장지인 얇은 은박지로 덮여 있음이 드러난다. 그 순간 기억과 미디어에 의해 고착된 아이콘과 의미의 관계가 무너진다. 추이쉬엔지, 한국명으로 최헌기는 자신이 살고 있는 중국 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의문을 작품에 투영한다. 작품에 나타난 숫자들은 의심 없이 배우고 가르쳐 온 규칙과 이념이 과연 정답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중국 국적이지만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추이쉬엔지는 내국인도, 이방인도 아닌 주변인이다. 작가 자신이 경계 위에 머무르며 살아온 삶과 시간은 그의 작품 세계를 특징짓는다. 역사 속 특정 인물들의 도상과 기호, 그리고 한자인듯 하지만 뜻을 알 수 없이 흘러내린 글자들은 스스로 느끼는 정체성과 사상의 혼란이 혼재된 상태를 보여준다.
흑표범, 거인, 2013
150x100cm, Digital Print2전시실 설치 전경(이선행 作)2전시실은 이선행과 흑표범(Black Jaguar)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흑표범은 익히 알려진 ‘정오의 목욕’ 퍼포먼스에서 5·18 민주화 운동의 희생자들을 위한 일종의 치유의식을 치른다. 자신의 몸을 과녁으로 만든 그녀는 한낮 뜨거운 태양 아래 천천히 몸을 닦아내는 과정을 통해 그 날의 기억을 불러낸다.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였으며, 한국사회에서 가장 진보적인 지역 중 하나로 여겨지는 광주에서 작가에게 가해진 제한과 지원 철회, 그리고 외설논란은 흑표범의 작품을 제도와 개인, 기억과 망각, 예술과 외설의 문제로 확장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선행은 이불 속에서도 항상 긴장하고 불안해하는 현대인의 심리 상태를 소재로 삼았다. 그의 작품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이불은 더 이상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은밀하고 사적인 공간이 아니다. 사회적 관계와 의무에 대한 고민과 불안이 가장 일상적인 사물을 가장 불편한 것으로 만들며 개인을 짓누른다.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 속에서조차 편안할 수 없는 현대인들에게 숙면이란 없다. 선잠을 자고 있을 뿐이다.
시갈릿 란다우, Mermaids[Erasing the Border of Azkelon], 2011,
Video, 11:03 min, loop,
Courtesy of the artist, In collboration with Maya Brinner이승훈, On Plastic Surgery #01, 2011,
On Plastic Surgery #07, 2012,
110x80cm, Digital C-print 3전시실에서는 이승훈과 시갈릿 란다우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실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이승훈의 불편한 사진들은 인간의 몸이 하나의 상품처럼 취급되는 현대사회의 치부를 드러낸다. 최근 만연하는 성형외과 광고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갸름한 턱 선에 오뚝한 코, 볼록 튀어나온 이마와 쌍꺼풀을 가진 서구형 미인들이다. 그러나 수술대에 오르기 전 재단을 위해 얼굴에 그려지는 선들은 아름답지 않은, 외면하고 싶은 진실이다. 수술실에서 찍은 사진과 소리가 중첩되는 영상은 마치 상품을 디자인하듯 몸을 대상화하는 태도에 보내진 작가의 섬뜩한 경고다. 이스라엘 작가인 시갈릿 란다우는 몸과 경계, 그리고 장소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과 땅이 만나는 자연발생적 경계인 해변에서 행해지는 란다우의 퍼포먼스는 이스라엘과 주변국들, 특히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발생해온 국경 문제, 헤게모니를 가진 국가에 의해 자행되는 폭력과 전쟁을 ‘몸’이라는 또 다른 장소를 통해 드러낸다. 가시철조망으로 만들어진 훌라후프를 돌리는 ‘Barbed Hula’(2000) 이후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Mermaids[Erasing the Border of Azkelon]’(2011)는 경계와 몸에 대한 란다우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왔음을 보여준다. 가자지구와 아즈켈론 사이의 국경은 바다에서 파도처럼 밀려와 모래사장에 자국을 남기고 밀려가 버리는 벌거벗은 세 여성의 반복된 행위를 통해 지워진다. 경계는 둘 다이면서 어느 한 쪽도 아닌 모호하고 이상한 곳이다. 그녀의 행위는 몸이라는 경계를 세계로 확장하는 몸부림에 다름 아니다.
전시에 참여한 6명의 작가들은 저마다 방식은 다르지만 인간의 근원인 몸과 살로부터 출발해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정치, 사회, 경제, 예술, 개인의 문제들, 즉 몸살의 징후들을 짚어본다는 특징을 교집합으로 갖는다. ‘몸살’이라는 단어는 순 한글로, ‘몹시 피곤해서 나는 병’이라는 뜻이지만, 글자 ‘살’을 ‘殺’로 읽으면 몸을 죽인다는 뜻으로 바뀐다. 지금 우리는 말 그대로 ‘몸을 살(殺)’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현대사회가 당면한 많은 문제들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조건인 ‘몸’과 ‘살’에 대해 갖는 잘못된 태도에서부터 비롯된다. <몸·살/momsal/>전이 몸을 하나의 기호나 대상으로 정의하는 잘못된 사유에 의문을 던지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전환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잠시 바쁜 걸음을 멈추어 호흡을 가다듬고 자신의 몸을 바라보자.
작가소개
Sigalit LANDAU, Mermaids [Erasing the Border of Azkelon], 2011, Video, 11.03 min, loop, Courtesy of the artist
Sigalit LANDAU, Barbed Hula, 2000, Video, 152 min, loop, Courtesy of the artist
시갈릿 란다우(Sigalit LANDAU)
시갈릿 란다우는 이스라엘 출신의 조각가이자 비디오 설치작업으로 유명한 작가다. ‘Barbed Hula’(2000)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국경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배경이 되는 텔 아비브(Tel Aviv) 해변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국경의 의미를 담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란다우는 가시가 돋친 인공 철조망 훌라후프를 돌린다. 이것은 국가와 국민들의 안전을 지켜줘야 하는 철조망이 결국 국가 간 영토 분쟁을 야기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상처들은 뚜렷하게 경계를 만든다. 란다우는 이 작품을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국경문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란다우의 또 다른 작품인 ‘Mermaids[Erasing the Border of Azkelon]’(2011)는 ‘Barbed Hula’의 연장선상에 있다. 텔 아비브 해변에서 3명의 여자들이 해변에 줄을 긋고 있다. 그러나 이내 바닷물이 그 흔적들을 지워 버린다. 사람은 원하던 원치 않던 태어날 때 국적을 선택할 수 없다. 그것은 태어날 때부터 낙인과도 같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작가는 ‘Mermaids[Erasing the Border of Azkelon]’란 작품을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안고 있는 문제들이 모래 위 흔적처럼 자연스럽게 아물고 사라지길 바란다. 그의 작업은 ‘상처’라기 보다는 ‘치유’다.
신제헌, Damien Hirst is.., 2013, 740x640x1770(h)mm, 껌포장지, 스테인레스 스틸, 레진, 나무
신제헌, Adolf Hitler, 2013, 152×100×60cm, 종이박스, 스티로폼
신제헌(Jeheon SHIN)
역사적 인물들의 얼굴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상과 이념의 아이콘으로 대변되기도 하고 시대와 장르의 구분으로서 표현되기도 한다. 때론 그 얼굴만으로도 경멸과 추앙의 상징인 것이다.
신제헌의 인물들은 가벼운 재료로 만들어졌지만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무게는 상당하다. 따라서 가볍게만 바라볼 수 없다. 그것은 인물이 상징하는 의미의 무게 때문이다. 작품들은 멀리서는 느낄 수 없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종이 박스, 껌 포장지와 같은 대량 생산되는 기성제품들로 만들어졌다. 이는 이미지의 대량 생산 또는 확산, 그리고 허상을 의미한다.
신제헌은 작품을 통해 정치적 이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정치적 인물뿐만 아니라 예술가들도 작품의 소재로 삼는다. 이러한 신제헌의 작품들은 키치적인 팝아트로 바라볼 수도 있다. 작가는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이 무의식적으로 수용 되 생산, 소비되는 자본주의 사회 현실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징성은 가볍게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이선행, 선잠, 2012, 가변크기, 의류수거함 이불, 혼합재료
이선행, Place to Rest, 2013, 가변크기, 의류수거함 이불, 혼합재료
이선행, Place to Rest, 선잠, 설치광경
이선행(Sun Haing LEE)
이불은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해주는 ‘물건’이다. 그러나 이선행의 이불(속)은 불편하다. 가장 편안해야 할 공간과 시간이 가장 불편한 공간과 시간으로 변한 것이다. 현대인들은 잠자리에 들기 전 많은 생각들을 한다. 오늘 하루 부끄러웠던 일, 속상했던 일, 설레었던 일 등이 그것이다. 이런 불안과 설렘은 현대인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이불 속에서 꼬박 밤을 지새우게 만들기도 한다.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법한 ‘수면장애’이다. 작가는 이러한 불안과 초조에 초점을 맞춘다.
이 불안과 초조는 현대인들의 인간관계에서 기인한다.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거나 연인과 사랑을 하고, 가족과 식사를 하는 등 현대인들은 그 관계 속에서 안락함을 느낀다. 그러나 때론 그 안에서 깊은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그 소외감은 높게 쌓아 올린 이불처럼 무겁고 이불 밖을 삐져나온 발처럼 불편하다.
불편함은 관계 이면의 관계인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있어 이불은 허상일 수도 있다. 이불은 항상 그 자리에 있으며 무게도 적당하고 발끝까지 덮을 정도의 여유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어떤 이불을 덮느냐는 개인의 선택인 것이다.
이승훈, On Plastic Surgery #01, 2012, 110x80cm, Digital C-prin
이승훈, On Plastic Surgery #06, 2012, 110x80cm, Digital C-print
이승훈, On Plastic Surgery #07, 2012, 110x80cm, Digital C-print
이승훈(Seunghoon LEE)
이승훈의 ‘On Plastic Surgery’ 속 인물들은 방송을 통해 성형수술 과정을 노출한 Make Over Show의 출연자들이다. 이들은 성형전과 성형후의 자신의 얼굴을 시청자들에게 공개함으로서 비로소 성형수술이라는 소비의 대가를 치른다.
사진 속 그녀들의 표정은 설렘과 두려움을 담고 있다. 어떤 이는 입가에 미소를 띠우고, 어떤 이는 충혈된 눈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나는 나이지만 나이길 포기하고 새로운 나로 다시 살아가고자하는 그녀들의 복잡한 심경을 보여준다. 그러나 관람객들은 그녀들의 이러한 감정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결과로서 보여지는 상품으로서의 이미지에만 관심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본인의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결과다. 그러나 수술대에 누운 그녀들은 성형수술이란 소비를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틀에 맞추어 소비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몸은 곧 상품이다. 상품은 소비되어져야 하지만 멀쩡하지 않는 상품은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규격화된 길이와 비율을 자신의 얼굴에 그려 넣음으로써 예쁘게 포장된 공산품으로 재탄생되기를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추이쉬엔지(CUI Xianji), 음양(陰陽), 2007, 281x120cm, 혼합재료
추이쉬엔지(崔基, CUI Xianji)
추이쉬엔지의 작품에는 그가 겪은 정체성의 혼란이 오롯이 배어있다. 그것은 한국인이라는 뿌리의식과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인이라는 의식이다. 어린 시절부터 접한 중국의 사회주의 사상과 문화는 그에게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러나 자아가 확립되기 전 맑스, 레닌, 모택동의 사회주의 사상은 무척이나 어려운 존재 그 자체였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주로 고전적인 액자 안에 흐릿한 흔적으로 남겨져 있다. 그것은 이미 빛바랜 이념 그 자체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위에 형체를 알 수 없는 글씨들이 쓰여 있다. 그 글씨들은 한자도 한글도 아니다. 작가가 어렸을 적 어렵게 느꼈던 기억 속 사회주의 사상의 이미지인 것이다. 존재는 사라지고 이념은 흐려지는 것처럼 그의 작품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내포하고 있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그가 겪었던 혼란만큼이나 추상적이고 관념적이었다. 그러나 현재 그의 작품들은 의미가 점차 분명해지고 구체화되어가고 있다. 그것은 어쩌면 작가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답에 더욱 가까이 다가섰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흑표범, 거인 A Giant - Monster, 2013, 150x100cm, Digital Print
흑표범, Things. no 8, 2008, 120x88cm 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
흑표범(Black Jaguar)
흑표범의 작업은 저항과 비슷하다. 그녀는 세상을 냉소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저항의 중심에 서서 세상을 향해 외치기도 한다. 작가로서 가지는 예술의 근본적인 목적이나 의의 그리고 시도 등이 그녀를 대변해주는 단어일 것이다.
5·18 민주화항쟁의 중심지였던 구(舊)전남도청에서 행해진 ‘정오의 목욕’은 역사적 상처의 치유를 목적으로 작가의 예술적 관점에서 시작된 퍼포먼스였다. 그것은 과거에 멈춰져있던 공간을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 것이었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작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광장에서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세상은 그녀에게 외설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정치적 이념의 잣대로 바라보았다. 2011년, 21세기에 표현의 자유가 이념의 잣대에 눌린 것이다. 그러나 많은 예술가들이 그러했듯 그녀는 굴하지 않는다.
흑표범의 작업은 새로운 시도의 연속이었다. 그녀는 구속받고 억압된 극한의 상황과 그로부터 해방되었을 때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고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생겨나는 아이러니컬한 의미들과 해프닝에 무게를 두기도 한다. 그것은 비정형의 예술이며 정형화된 세상에 대한 일침이기도 하다.
작가약력
시갈릿 란다우 (Sigalit LANDAU)
약력
1995 Post graduate extended studies at Bezalel, Jerusalem
1993 Cooper Union School of Art and Design, New York City(Student Exchange)
1994 Bezalel Academy of Art and Design, Jerusalem(B.F.A.)
주요 전시
2014 몸살/momsal/展, 성곡미술관, 서울
2013 Out of Body Fragmentation in Art, Israel Museum, Jerusalem
2013 Unstable Terriotory Borders and Identity in Contemporary Art,
Centro di Cultur Contemporanea Strozzina(CCCS), Florence, Italy
2013 Mozg?st?r, M?csarnok, Budapest
2013 SKIN-an Artistic Atlas, Royal Hibernian Academy, Ireland
2012 Alone Together, CA2M Gallery, Madrid, Spain
2012 Private/Corporate VII, Daimler Contemporary Gallery, Berlin, Germany 외 다수
신제헌 (Jeheon SHIN)
약력
2013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 대학원 수료
2012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 졸업
개인전
2013 POINT OF VIEW_시선展, 한전아트센터갤러리, 서울
2011 OBLIVION_망각展, 서울시립대학교 빨간벽돌갤러리, 서울
주요 그룹전
2014 몸살/momsal/展, 성곡미술관, 서울
2013 평화를 열치다展, 강화도종합전시장, 강화도
2013 뉴 페이퍼展, Space K, 광주
2013 재료의 미학展, 갤러리포월스, 서울
2013 아트캠페인 바람난 미술展, 서울신청사, 서울역사박물관, 서울
2013 제 5회 신진작가 초대展, KOSA space, 서울
2012 동방의 요괴들 지역순회전_달구벌에서 만나다!展, 대구M갤러리, 대구
2012 Hotist vo.1展, 인사아트센터, 서울
2012 ASYAAF 아시아프 대학/대학원생 청년작가 미술축제, 문화역서울284, 서울
2012 GIAF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현대미술청년작가시선展,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2012 동방의 요괴들 Best of Best展, 충무아트홀갤러리, 서울
2012 제 4회 신진작가 초대展, KOSA space, 서울
2011 AWAKE展, 산토리니서울 갤러리, 숲 갤러리, 서울
2011 ASYAAF아시아프 대학/대학원생 청년작가 미술축제,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외 다수
이선행 (Sunhaing LEE)
약력
2013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 대학원 재학
2013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 졸업
개인전
2014 신진작가 공모 선정작가전시, 오!재미동 갤러리, 서울
2013 NEW FLASH展, 서울시립대학교 빨간벽돌갤러리, 서울
그룹전
2014 몸살/momsal/展, 성곡미술관, 서울
2014 Ex:play展, 대안예술공간 이포, 서울
2013 전시중展, 서울시립대학교 빨간벽돌갤러리, 서울
2012 환경 조각展, 삼성디지털시티, 서울
2011 세계평화미술대전, 단원전시관, 서울
수상
2011 세계평화미술대전 우수상
이승훈 (Seunghoon LEE)
약력
2012 중앙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 졸업 (다큐멘터리 전공)
2010-2011 멀티미디어 컨텐츠 기획, 제작, '이미지프레시안'(imagepressian), 프레시안
2006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전자IT미디어 공학과 졸업
개인전
2013 On Plastic Surgery, Artist Run Space 413, 서울
그룹전
2014 몸살/momsal/展, 성곡미술관, 서울
2014 제15회 사진비평상 수상展, 토포하우스, 서울
2010 생활의 향기展, 포토텔링, 서울
2009 The City of Desire展, 김영섭사진화랑, 서울
2009 당신이 대한민국입니다展, 평화박물관 갤러리, 서울
2009 고원에서 보내는 편지展, 갤러리브레송, 서울
수상
2013 제15회 사진비평상 수상, 포토스페이스, 서울
추이쉬엔지 (崔基, CUI Xianji)
약력
2004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1994 홍익대학교 미술학과 회화과 졸업
주요 개인전
2013 A Decade of Cursive Writing 광초10년展, 원전미술관, 베이징
2007 One's Original Intension-최헌기 회화展, 갤러리 서화, 서울
2007 Suspension展, 베이징 MONO Modern Art Space, 베이징
2006 I'm Running After the Sun展, 베이징
2004 6X9=69展, Cool Gallery, 베이징
2003 A Realm of Snow展, 송갤러리, 서울 외 다수
주요 그룹전
2014 몸살/momsal/展, 성곡미술관, 서울
2011 AWAKE展, 산토리니서울갤러리, 숲갤러리, 서울
2011 ASYAAF아시아프 대학/대학원생 청년작가 미술축제,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2011 한국국제예술교류-The Power of Art展, 영은미술관, 경기도
2011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서른개 골짜기의 울림-자연미술 초대작가Ⅲ'展, 자연미술의 집, 공주, 충남
2010 제6회 중국?송주앙 문화 예술제 문화지평선을 넘어서展, 상상국제미술관, 베이징
2008 제1기 한자비엔날레, KU아트센터, 베이징
2007 북경제조-한국 홍익대학교 미술관 학술展,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2002 광주비엔날레 프로젝트2 저기: 이산의 땅_THERE: Sites of Korean Diaspora展,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광주 외 다수
흑표범 (Black Jaguar)
약력
2004 호남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주요 개인전
2013 Who All are Coming?展, CSP111아트스페이스, 서울
2010 POSSIBLE_Another Spot展, CSP111아트스페이스, 서울
2009 언더그라운드아트채널기획 신진작가 <릴레이 쇼>프로젝트 Possible展 ,서울
2009 Things展, 갤러리반디 초대전, 서울
2006 A , R , T展, 홍대앞 살롱 드 코소 지원전, 서울
2004 도대체展, 광주롯데화랑 창작지원전, 광주 외 다수
주요 그룹전
2014 몸살/momsal/展, 성곡미술관, 서울
2013 시국선언展, 평화박물관, 서울
2012 1+1=甲展, 서울시립대 박물관, 서울 외 다수
상영
2011 제11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발 nemaf, 홍익대학교 주변, 서울
2009 <타임캡슐_빛 달리다>展 ‘대인예술시장 전개圖’, ‘come here!' 기록영상 및 설치, 대인시장_C구역일대, 광주
2006 Asia Art Now-COLORS展, 퍼포먼스 기록영상 상영, 서울 쌈지 스페이스, 베이징 아라리오 갤러리, 베이징
2005 Vol3-What is Art?展,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광주 외 다수
퍼포먼스
2011 Hole, 호마 아트 페어,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2011 정오의 목욕 게릴라 퍼포먼스, 광주 구 도청 앞 분수대, 광주
2011 AYAAF(Asia Young Artist Festival) Routinely invited展, 광주 쿤스트할레, 광주
2009 Possible, Ceramic passion,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도자퍼포먼스, 이천
2008 흰 소가 끄는 수레, 인문학 콘서트, 고통의 자유, 상상마당 라이브홀, 서울
2007 The Shower, Experimental Film Opera, Kinora, 포스트극장, 서울
2007 침묵(1,2,3,4), 이은욱개인전 오프닝퍼포먼스, 갤러리175, 서울
2007 불완전한 원, 언더그라운드아트채널 off 1℃, 다원예술매개공간, 서울 외 다수
수상
2007 한국영상자료원 ‘2007 독립영화 아카이브 구축 복사 수집 대상 선정’ - ‘What’s Art?’, ‘A,R,T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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