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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열풍! 사진전 <다른 길>展, 전시 18일 만에 관람객 2만 명 돌파 이상 현상,
2월 5일부터 개최된 <다른 길>展에는 하루 평균 1,000여 명, 주말 4,0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전시 18일째(2/22) 관람객 2만 명 돌파를 기록했다. 주말에는 50미터 이상의 대기 행렬로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평균 관람 시간 두 시간에 이르는 ‘대장정’의 전시이지만, 관람객들은 시간을 잊은 듯 긴 기다림과 긴 감상을 마다치 않는다. "영화로 치면 천만 관객"(이승재, 영화제작자), "국내 현역 작가 중 이렇게 많은 유료 관람객을 유치한 사례는 드물다"(세종문화회관 임연숙 팀장), "개인 작가의 사진전으로 최대 관람객을 기록한 전시 중 하나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展의 105일간 8만 관람객에 버금가는 기록이다”(이기명 한국매그넘에이전트 대표). 흥행 측면만으로도 <다른 길>展은 사진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되고 있는 박노해 사진전 <다른 길>展에 연일 관람객들의 행렬이 줄을 이으며 하나의 문화적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현상’이라고 하기엔 너무 가볍다. 이것은 하나의 ‘이상理想’이다. 또한 행렬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간절하다. 이것은 하나의 ‘순례’이다. 지금 박노해 사진전 <다른 길>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박노해 현상’과 ‘다른 길 행렬’로 드러나고 있는 한국 사회의 좌표와 시대정신, 깊은 민심의 흐름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박노해 사진전 <다른 길>은 전시회 사상 가장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단순한 전시 소개 이상의 보도로 시작 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전시 전날인 2월 4일 MBC 뉴스데스크와 SBS 8시 뉴스 메인 등에 일제히 보도되면서 주요 포털의 실시간 검색에 ‘박노해’와 ‘다른 길’이 등장했다. 전시 당일에는, 문화계 뉴스로는 유례없는 일로 일간지 1면에 전시 소식이 보도되었다. 방송사와 일간지뿐 아니라 80여 개의 월간지 및 주간지 등 총 200여 매체에서 박노해 시인의 행보와 전시의 의미를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연예인들이 박노해 시인을 위해 자발적 홍보 영상에 동참했다”(2014.01.29)며 이효리, 윤도현, 황정민 등의 스타들과 시인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으며, 조선일보는 “절망서 길어 올린 희망 찾기의 몸부림”(2014.02.05), 중앙일보는 이번 사진전을 일컬어 “물질은 넘치지만 우애는 사라진 현대문명에 대한 고해성사”(2014.02.05)라고 했다. SBS는 “박노해의 '다른 길', 진정한 행복을 찾는 사진전”(2014.02.04), KBS는 “시인의 카메라에 담긴 다른 길이 성장과 진보로 꽉 찬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한다”(2014.02.15), MBC는 <노동의 새벽> 출간 30주년을 맞은 박노해 시인의 역사적 행적과 전시를 집중 조명했다.
박노해 사진전 <다른 길>展은 한국사회의 문화현상을 주도하는 안목 있는 20, 30대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고 있다. 다큐멘터리 흑백 아날로그 사진 작품을 2시간씩 집중해서 관람하고 진지한 자기 성찰로 이어지고 있다. "시인이 전 세계를 돌며 사진을 찍고 그걸 젊은이들이 보며 눈물을 흘리는데, 누가 우리 사회에 희망이 없다고 하는가"(박원순 서울시장), "여기에 모인 젊은이들이 우리 시대의 희망이다"(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비단 젊은이들만이 아니다. 50,60대 관람객들은 "우리가 잘못 살아온 것 같다. 경제개발과 성장이 다가 아니었는데. 그동안 소중한 것들을 너무 많이 잃어버렸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 각성과 반성이 필요하다"라며 회환의 눈물을 흘린다. 이처럼 박노해 사진전 <다른 길>展은 우리 시대의 젊은 희망을 발견하는 자리이며, 동시에 ‘경제성장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하나가 되는 소통의 장이다. 무엇보다 이것이 '박노해 사진전'이라는 것, 결코 가볍지 않은 묵직한 시대정신의 화두를 던지는 다큐멘터리 사진이 이렇게 전 세대에 걸쳐 대중적으로 높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각계각층 주요 인사들’의 소리 없는 방문 행렬
1. 박원순(서울시 시장) 2.승효상(건축가), 임옥상(화가) 3. 도법 스님(조계종 화쟁위원회) 4. 김재중(가수, 그룹 JYJ)
한국 사회 주요 인사들도 소리 없이 전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김희중 가톨릭 광주교구 대주교, 도법스님, 정목스님을 비롯한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의 종교계 인사들, 박원순(서울시장), 안희정(충남도지사), 윤주영(전 문화부 장관), 김영환(민주당 국회의원), 윤장현(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원희룡(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정진후(정의당 국회의원), 김행(전 청와대 대변인), 진선미(민주당 국회의원) 등의 정계 인사들, 한정식(사진작가), 강운구(사진작가), 김중만(사진작가), 배병우(사진작가), 승효상(건축가), 민현식(건축가), 김영준(건축가), 윤후명(작가), 김언호(한길사 대표), 이기웅(파주출판문화 정보산업단지 이사장), 노영심(작곡가), 신연균(아름지기재단 이사장), 이애주(인간문화재, 전 서울대 교수), 이영혜(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임옥상(화가), 최홍규(쇳대박물관 관장), 류승완(영화감독), 최재원(영화 ‘변호인’ 제작자), 조영욱(영화음악 감독) 등의 문화예술계 인사들, 윤병철(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변대규(휴맥스 대표), 이병남(LG인화원 원장) 등 재계 인사들, 김진현(세계평화포럼 이사장, 전 과기부 장관), 김봉렬(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서거석(전북대학교 총장), 신인령(전 이화여대 총장), 김동건(전 고등법원장), 홍석현(중앙일보 회장) 등 주요 사회 인사, 그리고 가수 YB(윤도현밴드), JYJ의 김재중, 소녀시대 수영, 개리, 국카스텐, 배우 김혜수, 장미희, 장현성, 배수빈, 개그맨 김지민, 박경림, 김제동 등의 스타들까지. 연예인과 예술인들 사이에서는 정지된 흑백사진을 보며 예술적 영감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길어 올리는 장이 되고 있고, 보수 진보와 세대와 종교를 넘어 각계각층의 오피니언 인사들이 박노해 사진전에 모이고 있다.
“손수건이 필요해요”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리는 전시
“전시장 입구에 손수건이라도 갖다 놔주세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관람객들이 요청한다. <다른 길> 사진전에는 유독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많다. 눈물마저 메말라 버린 시대, 눈물을 감추고 살아야 하는 시대,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보는 전시가 또 있을까. “울지 않으려 했는데 전시 보는 내내 눈물을 닦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어떤 소설이나 영화보다도 감동이었다”, “마치 사원에 온 것처럼 조용히 감상하는 내내 몇 번이고 눈물을 참아내야 했습니다”라는 후기처럼, 관람객들은 시인이 걸어온 길과 사진에 비추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있다. “이 사진전을 보며 후회하고 반성했다. 박노해 시인이 드넓은 세상을 유목민처럼, 혹은 구도자처럼 탐구하는 동안 나는 무엇을 했던가”, “늘 더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불평하며 하루하루를 허송세월하고 있는 나를 호되게 꾸짖는다”, “높은 지위나 돈, 멋진 외모, 대체로 눈에 보이는 것들을 신처럼 여기게 된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가 잃은 건 무엇인가?” <다른 길> 사진전에서 흘리는 눈물은 단순한 눈물이 아닌 것이다. 이것은 내 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이다.
‘다른 길’ 시대정신과 삶의 화두가 되다
“‘다른 길’이란 세 글자가 마음을 쿵 내려앉게 만들어요”, “이 전시는 관람이 아니라 기도여야 할 것 같다”. 다른 길’이라는 화두에 대한 공명은 크고도 깊었다. “우리에게는 각자가 진짜로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 분명 나만의 ‘다른 길’이 있다.”(박노해) 이번 전시에서 박노해 시인이 보여 주고자 했던 모습은 “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똑똑하고 편리해진 시대에 스스로 할 수 있는 인간 능력을 잃어버리고 모든 걸 돈으로 살 수밖에 없는 무력해진 세계에서, 그들은 내 안에 처음부터 있었지만 어느 순간 잃어버린 나 자신의 모습이다.”(박노해 사진에세이 <다른 길> 中), "고속도로처럼 하나뿐인 길만이 주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 가는 아이들도, 출근하는 사람들도 모두가 마음에 다른 길을 품고 있습니다."(박노해 시인, KBS 뉴스 인터뷰 中) 다른 길을 함께 걸어보자고 손짓하는 시인에 대한 공명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코너에서 관람객들은 “손글씨로 편지를 써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라며 수줍게 연애편지를 쓰듯 장문의 글을 남긴다. 특히 “시인의 사진을 통해 삶의 방향키를 정했다”고 고백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그들은 하나같이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해주는 요즘,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용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의 숙제를 하나 얻었습니다. 인생에서 진정한 나를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키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저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저도 제 길을 찾아 저렇게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내가 선택한 ‘다른 길’을 끝까지 걸어갈 수 있을지, 두려움은 여전하지만 이제 그 두려움을 마주할 용기를 얻었습니다”라는 20대 젊은이의 고백처럼 <다른 길> 사진전은 저마다의 가슴속에 ‘다른 길’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뜨거운 위로와 용기를 건네주고 있다.
10대들에 의한 박노해의 재발견, 삶에 대한 감동
‘박노해 현상’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10대 청소년들에게서 나타난다. 전시장에는 부모 손에 이끌려 오던 10대가 아니라 야간 자율학습도 빼고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왔다는 당당한 10대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그들에 의해 박노해 시인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1990년대 사형 구형과 무기징역으로 7년 여 감옥 생활 끝에 1998년 출소했지만, 시인은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정치와 권력의 길을 거부하고 스스로 잊혀지는 길을 택해 왔다. 지난 15년간 ‘지구시대 유랑자’로 세계 곳곳의 분쟁현장과 빈곤지역을 담으며 소리 없이 활동해 왔고, 다시 ‘얼굴 없는 시인’이 되었다. “힘들 때 ‘너의 하늘을 보아’라는 시가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사형을 선고 받고도 그렇게 웃을 수 있었던 힘, 소름이 돋았습니다” “스스로의 길을 지키며 이렇게 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길’을 앞서 살아 온 시인께 존경을 표합니다” “모두가 권력의 길로 나아가려 할 때 그 길을 당당히 거부할 수 있었던 시인의 삶에서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용기를 얻어 갑니다.” 10여 년 넘게 침묵으로 잊혀졌던 박노해 시인은 이번 전시를 통해 미래세대들과 삶으로 바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어디에서도 꺼내놓지 못한 삶의 고백 <박노해 시인과의 대화>
4회에 걸쳐 편성된 '박노해 시인과의 대화'는 이미 전시 오픈 전에 모두 마감되었다. 전시 중에도 가장 많은 문의와 요청이 쇄도하는 것이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었다. 매회 120여 명이 참석하는 작가와의 대화에서는 세대별로 저마다 가슴 속에 품고 있었던 '다른 길'에 대한 고민과 열망을 쏟아내며 시인에게 혜안을 구했다. 20대 심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은 '남들과 다른 길로 가는 것은 존중받지 못한다. 부모님이나 주변 친구들의 말처럼 현실에 맞춰 살기에는 무섭다. 어떻게 다른 길로 존중받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라며 한국사회 청년의 현실을 토로하며 울먹였다.
결혼과 출산에 대해 고민하는 30대 직장 여성은 '원자력, 초미세먼지, 기름 유출 등의 기사를 볼 때마다 인류가 언제까지 살아갈 수 있을까 진심으로 걱정됩니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미래세대에게 비참하고 괴로운 일이지 않을까 고민됩니다'며 절실한 삶의 조언을 구했다. 40대 여성은 '분노'에 대해 질문한다. '지금까지 제 자신과 가족밖에 몰랐다.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사회문제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실천을 해봤지만,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는 것에 분노가 생긴다. 이 마음을 다스릴 수 없어 가슴이 답답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묻는다.
전업주부로 살아온 60대 여성은 '요즘 부쩍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왔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발을 땅에 딛고 사는 것 같지 않다. 2시간 동안 사진을 보면서 혼자 많이 울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도시 생활을 하면서 부모 자식간의 우애, 정직함, 단순함, 그런 삶을 그리워하며 살았구나 생각했다. 전시를 보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명료해졌다. 다른 길은 결국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박노해 시인과의 대화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삶의 고해가 이어지는 자리, 우리 사회 생생한 민심을 들을 수 있는 현장이었다. 많은 요청으로 인해 박노해 시인과의 대화는 2월 27일(목), 1회 더 추가 편성됐다.
박노해 사진전만의 이색 풍경 <작가 사인회>
무엇보다 <다른 길> 展의 이색적인 풍경은 ‘박노해 시인의 사인회’다. 사인회는 매일 5시부터 7시까지 진행되는데, 시작하기도 전부터 마감되고 관람객들은 두 시간 넘게 줄을 서서 박노해 시인을 기다린다. "누군가의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어느 관람객은 “이번에 줄을 서게 된 이유는 박노해 시인이 한 명 한 명에게 정말 깊고 따뜻한 말을 건네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내 삶의 독기가 빠져나가길 기원했다", "화두 같은 한 마디를 적어주는 특별한 사인회다. 각자에게 쓰여지는 글귀도 다 다르다. 영혼의 정화 됨이 오롯이 느껴지고, 순수의 정수를 맛보는 듯한 기분이다", “시도, 사진도, 심지어 꾹꾹 눌러써 주는 사인마저도 시인님을 닮았네요. 오늘 저는 마음이 따뜻해지다 못해 뜨거워져 돌아왔답니다”. 사인회를 경험한 관람객들의 이야기다.
주로 사진에세이 <다른 길>을 구입해 사인을 받지만, 다 낡고 헤어진 <노동의 새벽> 1984년 초판본에서부터 빽빽이 밑줄이 그어진 <사람만이 희망이다>와 2010년 발간된 신작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까지 저마다 간직해온 박노해 시인의 저서를 직접 들고 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도 그렇거니와 시인과 마주 앉아 사인을 받는 자리에서는 누가 묻지 않아도 자기 삶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결혼을 앞둔 새 신부, 아이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는 엄마,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사연을 전하고 시인의 사인을 받아간다.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도, 사인을 받아 들고 나오는 사람들도, 그 표정이 하나같이 간절하고 행복해서 마치 ‘신령한 부적’을 받는 듯한 느낌이다”는 어느 관람객의 말처럼, 시인의 사인을 소망의 증표인 듯 받아가는 사람들이 오늘도 줄을 잇고 있다. <SBS 8시 뉴스팀>은 이 독특한 현상에 주목해, ‘박노해 시인의 사인회’를 단독 취재하기도 했다.
‘감탄’을 넘어 ‘감동’을 자아내는 사진 작품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작가 박노해’는 독창적이면서도 독보적인 위상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사진작가 김중만씨는 "박노해 시인의 사진은 한국적인 것 같으면서도 글로벌하고, 글로벌하면서도 동양적 감성이 녹아있다"며 "흑백사진, 아날로그 인화, 노트리밍 등의 형식 이전에 그 본질인 '사랑'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사진작가 강재훈씨는 "사진기를 든 시인에게 사진가들이 모두 졌다"며 시인의 사진 작업에 경의를 표했다.
관람객들 또한 작품에 대한 ‘감탄’을 넘어 ‘감동’의 감상을 쏟아내고 있다. "보고 또 봤다. 읽고 또 읽었다. 알았다, 그의 사진이 고전을 닮았다는 것을. 어둡고 먹먹한 흑백 사진은 참으로 강렬한 빛을 내뿜고 있어서 모든 컬러가 그 앞에서 숨을 죽인 듯 했다", "좋은 사진을 대하고 있노라면 그저 바라만 봐도 몰입이 되는 순간이 있다. 입이 벌어지기도 하고, 한참을 생각에 잠기게도 하고, 다시 돌아보게도 하는, 박노해 사진이 그러했다. 가슴이 먹먹해지며 마냥 바라만 보게 했다", “작위적이고 기술로 포장한 흔적이 넘치는 사진들을 보면서 어쩜 이리 천편일률적일까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박노해 사진전을 통해 제대로 느끼고 왔습니다”, “줌이 되지 않은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봤다면 얼마나 발이 많이 움직여야 하는지 알 것이다. 일명 발줌!”, “색 하나 없는 흑백사진에 어떻게 그렇게 생생하고 울림이 있었던 것일까 생각해보니, 사진 속 그들의 삶이 담백했고, 그것을 담아내는 작가의 눈이 진솔했으며, 그렇게 탄생한 사진엔 그 삶의 향이 진하게 배어 그리 느낀 게 아닐까 싶다”, "박노해 시인의 작품에는 매력이 있다. 하나, 리듬이 있다. 사진 속 피사체가 강약의 리듬을 가지고 있어 시를 읽는 것처럼 서정성이 느껴진다. 둘, 여백의 미가 있다. 흑백 속 바다와 하늘 사이의 공간은 채우지 않아도 아름답다. 셋, 역광이 있다. 피사체를 성스럽게 만든다. 비춰진 인간의 실루엣, 그림자의 모습은 경건하고 아름답다".
출간 둘째 주 만에 ‘종합 베스트 9위’에 오른 사진에세이 『다른 길』
나아가 사진전과 함께 출간한 박노해 첫 사진에세이 『다른 길』(352쪽, 19,500원)은 출간 둘째 주 만에 <교보문고 종합베스트 9위>, <시/에세이 베스트 2위>를 기록하며, 출판계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사진집 『다른 길』(312쪽, 100,000원)은 작지 않은 크기와 가격의 정통 사진집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15권 이상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집이 2~3천 부가 판매되면 높은 수치인 현황에 비춰보면 유례없는 기록이라 할 만하다. 박노해의 사진에세이 『다른 길』은 인류에게 카메라가 발명된 후 탄생한 새로운 장르의 창조물이라 할만하다. 현장의 진실과 삶의 모습을 흑백 필름 사진으로 기록하고, 사진 한 컷 한 컷마다 직접 글을 썼다. 독자의 주체적 감상을 가로막지 않되, 그 땅의 역사와 문화와 사연까지 단 10여 줄에 시처럼 녹여낸 글은 사진의 감동을 증폭시킨다.
“잠언 같은 글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이 책에 나오는 글들을 연필에 침을 묻혀 날마다 베껴 쓰고 싶다”, “청아한 초록 표지는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표지의 질감 또한 남달랐다”, “낯선 풍경에 대한 감탄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에서 삶을 마주하는 시인의 태도와 언어가 뜨겁게 다가왔습니다”, “타인들의 여행기나 사진집과는 구별된다. 한 인간의 깊은 내면의 성찰과 연민 없이는 그 순간을 담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그렇게 살아낸 자만이 할 수 있는 언어로, 그렇게 걸은 자만이 지닐 수 있는 기품을 가지고 글을 썼다. 그의 활자가 하나하나 살아서 나를 울릴 수 있던 것은 그의 삶 때문이라고, 귓가에 울리는 듯했다”는 서평들처럼, 사진 에세이 『다른 길』은 깊은 사유와 시대정신이 담긴 경구들이 가득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책으로, 독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손에서 손으로 퍼져가고 있다.
박노해 사진전 <다른 길>展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직 전시를 보지 못한 분들은 남은 1주일을 놓치지 말기를 권한다. 마지막 1주일을 앞두고 관람시간이 연장되었다. 박노해사진전 <다른 길>展은 3월 3일(월)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