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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르포(#61)거여동
-삶이 소외된 검은 그림자-
사람이 교행하기 힘든 좁은 골목길에 들어서니,
연탄깨스 냄새가 나그네의 코를 자극한다. 서울에 오래 동안 살면서,
이름난 달동네는 여러 곳 찾아봤지만, 가장 인상적이고,
가장 후락한 곳이 바로 여기가 아닌가 싶다.
7-1
우선 지붕의 빗물을 피하느라, 아예 지붕은 텐트 천으로 쉬웠다.
마을 공청안테나는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소식이 단절돼 있었다.
7-2
서로 교행하기 힘든 소골 목엔
이웃들의 숨소리가 맞은편에 들릴 정도다.
7-3
구청 사회복지과 직원들이 독거노인의 근황을 확인하는 노크 소리도 들린다.
편지함엔 복잡한 사회와 단절된 듯, 우편물이 가득한곳이 여러 곳 보인다.
숨소리 멈춰진 대문에는 자물쇠로 잠긴 곳도 많이 있다.
7-4
작년 화마가 쓰쳐간 자리엔 서까래가 하늘을 쳐다보며, 세상을 성토하고 있다.
동네 할머니, 지난 연말 권사취임 했다고, 자랑 늘어놓으며, 그래도 밝은 얼굴이다.
꼬브랑 골목길을 벗어나니 길가 엔 타고난 연탄재가 시선을 압도한다.
7-5
삶이 올라탄 그림자를 가로등이 지켜 본다
“여보, 달동네 삶이 항상 미안해
아니야, 난 당신이 있어 행복해
7-6
거여동 좁은 길, 단칸방에 가냘픈 숨소리
행복이 하늘밑에서 자라고 있었다.
7-7
(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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