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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고을 광한루와 처마를 마주한 송은갤러리에 들어섰다. 먼 길을 달려 내려갔고 갤러리 초입엔 한창 도로공사중이어서 어수선한 탓에 이런 곳에 갤러리가 있을까 하는 맘에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제대로 찾긴 했다. 작은 골목을 들어서서 느끼는 소박함. 대로의 공사장과는 다르게 아늑한 공간이다.
갤러리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반갑게 맞아 주시는 공점 옥맹선 작가님. 환하게 웃는 모습이 초면이지만 절대 초면일 수 없는 친근함을 보여 주신다. 연밭 풍경은 사진으로 보여 주지 않아도 누구나의 가슴에 한 자리 하고 있다. 심청이도 살아 있고 궁남지도, 관곡지도 다들 가슴에 품고 일을 거다.
옥맹선 작가의 “연, 그리움.....”은 잔잔한 그리움, 은은한 향수를 품고 있다. 작품 전시를 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작가가 어떤 피사체를 취할 것인가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작품 전시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또 다른 느낌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번에 열린 “연, 그리움... ”사진전은 우리 전통종이인 한지를 이용해 인화를 했다. 보통 사진인화는 광택지나, 무광, 그리고 매트지 정도의 용지에 인화를 한다고 알고 있으나, 사진을 인화 할 수 있는 용지는 다양하다. 아트지를 비롯해 고가의 용지도 있다. 이번 옥맹선 작가의 연꽃 사진들은 모두 한지를 사용했다. 수입한지가 아닌 국내산 한지다. 매트지에 인화한 느낌의 디테일은 조금 덜하지만, 한지만이 나타낼 수 있는 은은함, 부드러움을 한껏 살려보고 싶다면 한지인화를 생각해 봐도 좋겠다.
거기다가 작가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병풍을 만들었다. 두 폭 짜리 병풍은 가리개역할을 충분히 하기도 하면서 연밭 풍경을 고스란히 실내로 끌어 들인다.
남쪽지방에서 왕성한 사진작가 활동을 하고 있는 옥맹선 작가는 공점 포토( http://www.0jum.com)를 운영하면서 회원들과 출사를 다닌다. 얼마 전엔 중국 홍토지를 다녀왔다고 한다. 회원들하고 좋은 풍경 보고 있을 때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의 인생에 사진을 빼면 절대로 안 될 거 같은 느낌이다.
이번 전시는 4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송은갤러리(063-631-1173)에서 열린다. 세 시간이 더 걸려 내려간 남쪽이지만, 작가가 연밭을 오가며 구상했을 프레임, 그리고 한두 번에 만족하지 않았을 작품 하나하나 마다에 들인 정성에 비하면 멀다고 투덜댈 일만은 아니다. 노출의 차이, 잉크의 농도를 이야기 할 때 느끼는 까칠함과는 달리 푸근한 이웃임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연밭은 이제 미동을 시작했으니 꽃 필 날도 멀지 않았다. 올 여름 연밭에 서서 은은하게 번지는 연향을 맡으며, 부드럽게 넘어가는 연밭 풍경이 한지위에 옮겨지는 상상이 즐겁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