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에 다섯암자로 국보급 암자가 있다. 그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관음암(동대),(서대)수정암,지장암(남대),중대(적멸보궁),미륵암(북대))
오대가 있다하여 오대산이다.
오대를 모두 둘러 볼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또
다음을 기약하면서 지장암부터 들러 보기로 하였다,
이른 새벽 寅時 칼바람이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가고
차가운 공기는 찌들은 폐를 두드리며 긴장하게 하는 새벽!
도시에 길들여진 야생마는 졸리운 눈을 부비면서
차가운 바람으로 세수를 하고 새벽 예불을 드리러 갑니다.
사브작 사브작 눈이 얼어 붙은 길에 발자욱 소리만 사브작거리는
고요한 산사에 세상의 인연에 대한 기도를 올리려고 갑니다.
바람소리만 휘리릭 지나가고 별들이 제 집으로 들어 가려는 조용한 산사에
삶에 찌들은 영혼을 구원라도 하듯 스님의 독경소리가 울려퍼진다.
차가운 바닥에 방석하나 깔고 온 몸을 다해 엎드려 빌었습니다.
"나를 온전히 알게 하시고 삶에 힘들어 지칠 때 부처님의 은총을 떠올려
다시 살아 갈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부처님을 존경하고 받드는 마음으로 부처님의 삶을 그대로 살 수는 없지만
이 마음 그 귀하고 소중한 뜻 늘 떠올리게 하여주소서라는 마음으로
절하고 두 손으로 존경하는 마음 받들어 절하고 또 절하였습니다..
새벽 예불을 드리고 따끈한 방으로 가려고 하였지만
소울메이트 전나무숲 걷자고 하네.
아직 동이 트지 않아 깜깜한 전나무 숲을 사브작사브작 걸었다.
귀신도 무서워하지 않는 제가 이 날 놀라서 가던 길 멈추도 돌아 왔다.
캄캄한 숲 저기에서 고라니인지,짐승의 기척소리가 놀라게 한 것이다.
훗~~~~지금에서 생각해 보면 그 때 왜그리 무서워했을까 웃음이 지어 진다
결국 더강하고 힘센 그 무엇이 나를상하게 하는 것이 싫었던 모양이다.
여전히 누군가의 항거에 대비하고 살아가는 제가 보여서 안스럽기도 하였지만
또 한편으로 잘 살아 주어서 참 대견하구나 하며 스다듬어 주었다.그러나
한편으론 용기가 없었던 것은 아닌지 돌 아 보는 시간이었죠.
지장암으로 가는 길은 월정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건너편으로 가는 개울가에 다리를 지나면 길게 하늘을 향하여 누운 나무들과 만난다.
개울에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소리가 유난히 시끄럽게 들려 온다.
하얗게 얼은 얼음위에 내려앉은 눈과 함께 세상을 부드럽게 하여 줄 지혜를 안고,
졸졸졸졸졸~~~~
100여년이나 버티었을듯한 듬직한 나무에 기대어 보면 왠지 푸근하여 진다.
시각적으로 다가와 나를 안아주지는 않았지만 나무는 나를 안아 폭 감싸 준다.
마치 오래 기다렸던 애인이 돌라 와서 기뻐한다는 듯이...
숲은 인간을 살게 해주는 가장 큰 에너지가 아닌가 하며 걸어 본다.
고맙구나, 모진 세상 잘 견뎌주어서 앞으론 우리 함께 견뎌보자!
나무야~~~나무야~~~
꽁꽁 얼어 붙은 이른아침 지장암 한 켠에 따뜻한 불과 함께 커피가 놓여 있었다.
얼마나 그리운 커피였나 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김이 노락모락 피어 오르는 커피 한잔을 들고 산신각 쪽 숲으로 향한다.
오래 전부터 우리 한 민족은 자연을 숭배하는 따스한 마음이 있다.
바로 산신각에 모셔진 분이이죠.
이틀 째 되는 날엔 그저 여기가 내 집인 듯 편안한 것은 왜 일까요?
산에 있다는 것은 자연과 매우 가까이서 만나고 있어서 인가보다.
내겐 자연이 애인이고 하늘이 사랑이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공기 중에 떠다니는 모든 것들과 가볍게 어루만지며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산사에 머무는 이틀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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