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녹차밭, 대한다원을 가다
차밭의 5월은 여전히 싱그러운데...
전남 보성은 예로부터 녹차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동국여지승람과 세종실록지리지 등의 기록에 의하면, 보성군은 예부터 차나무가 자생하고 있어 녹차를 만들어 왔고, 지금도 문덕면 대원사, 벌교 장광사지 주변에는 야생 차나무가 자라고 있다. 득량면 송곡리에는 마을 이름이 다전(茶田)으로 불리우고 있어 옛 기록을 뒷받침하고 있기도 하다.
보성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차밭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대한다원(大韓茶園)이 가장 크고 유명하다. 대한다원은 1939년 개원한 국내 최대의 차밭이다. 해방 및 한국전쟁으로 한동안은 폐허로 남아있기도 하였으나, 고(故) 장영섭 씨(1925-2010)가 1957년에 일대 임야와 함께 다원을 인수, 총 170여만 평의 면적에 약 50여만 평의 차밭을 조성하여 현재는 580여 만 그루의 차나무가 자라고 있다.
활성산 자락 해발 350m 오선봉 주변에는 대단위 차밭 뿐 아니라 삼나무, 편백나무, 주목나무, 향나무, 은행나무, 밤나무, 단풍나무, 동백나무, 대나무, 벚꽃, 목련 등 약 300만 그루의 관상수와 방풍림이 숲을 이루고 있어 관광지로서 뿐 아니라 산책 및 힐링 숲으로서도 훌륭하다.
보성에는 개인소유의 수많은 차밭농가들이 있지만 7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대한다원은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특히 경관이 아름다워, 영화 ‘선물’, ‘목포는 항구다’, ‘사랑따윈 필요없어’, 드라마 ‘여름향기’, ‘하노이의 신부’, ‘태왕사신기’, CF ‘SK텔레콤의 수녀와 비구니 편’ 등의 촬영지가 되었으며, 2012년 미국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관광지 50선’에 선정되었고, 2013년에는 다시 CNN이 전 세계의 뛰어난 경치 31곳을 선정한 ‘세계의 놀라운 풍경 31선’에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대한다원 차밭이 선정되기도 하였다.
차는 연간 강수량이 1,500mm 이상이고, 통기성과 투수성이 좋은 토양, 일교차가 크고 서늘한 기후조건, 공중습도가 높은 생육조건에서 양질의 차가 생산되는데, 보성지역은 이와같은 기후조건에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차잎을 채취하는 횟수는 1년에 3-4회 정도로 양력 4월 20일(곡우) 이전에 겨울을 이기고 올라온 차의 첫잎을 따는 차를 ‘우전차(雨前茶)’, 5월 상순에 다 펴지지않은 잎을 따는 차를 ‘세작(細雀) 또는 작설차(雀舌茶)’, 5월 중순에 좀 더 자라 다 펴진 잎을 따는 차를 ‘중작(中雀)’, 5월 하순에 중작보다 더 굳은 잎을 딴 거친 차를 ‘대작’, 6-7월 경 굳은 잎을 따서 숭늉 대신 끓여 마시는 엽차 등으로 구분된다.
대한다원은 산비탈에 위치한 제1다원, 평지차밭의 제2다원이 있다.
보성다원의 중심인 제1다원의 경우 짧게는 약 20분이 소요되는 코스에서 약 1시간 이상 걸리는 종주 코스, 노약자 코스 등 다양하다.가장 긴 코스는 매표소-삼나무길-분수광장-중앙계단-중앙전망대-향나무숲-차밭전망대-바다전망대-편백나무 산책로-팔각정-다원쉼터-주목나무숲-단풍나무숲-대나무숲-매표소 코스로, 최소 1시간에서 경관을 감상하고 사진도 찍다 보면 2시간 이상 걸리기도 한다.
제2다원은 제1다원에서 남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 역시 산책 및 사진촬영을 하다 보면 여유있게 1시간 정도는 잡는 게 좋다.(글,사진/임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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