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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르포(#67)모란 시장
-서민의 채취가 물씬-
요사이 세상이 하도 험해서
사람 모이는데, 가는 것이 두렵다.
세월호 참사로 마음도 우울하다.
우리사회의 병리현상의 한 단면을 본다.
그래도 기자는 사람이 그립다.
지난 과거의 추억도 그립다.
삶의 채취는 살아 숨 쉬는 증거다.
7-1
그래서
사람이 그리 울 땐,
또 추억이 그리울 땐
모란시장에 간다.
7-2
모란시장 서는 날, 4일과9일
시 외곽 나들목에 소박하지만,
가난하지 않는 민속시장
치열한 생존의 활력이 종일 토록
꿈틀 꿈틀…요란하다.
7-3
사람에 밀려가니 풍물시장이 나타나고,
또 사람에 밀려가니 동물들이 철망에서
체념한 눈빛으로 이방인을 맞는다.
한쪽모퉁이엔 비암(?)장수, 돌아서니,
각설이타령 까지 등장한다.
7-4
7-1
명성에 걸맞게 모란은 만물상(萬物相)…
보는 것 마다 동심이 발동한다.
커피와 음료를 준비한 이동식 아줌마
립스틱 단장하고 귓전 때리는 엿장수 가윗 소리
흙 바닥을 기어가듯—
장애인의 생필품 장사—
밀리는 듯, 바닥에서,
낮게 살지만 가요도 들려준다.
7-6
체면 볼 것 없이 좌판에 앉아
순댓국에 막걸리 잔이 오가는 동안
각설이 타령은 흥으로 메아치 치며,
텐트를 벌렁인다.
어둠이 밀려오니,
긴장한 수탉, 눈이 말똥말똥
소주잔에 똥집하나 먹고,
호랑이 트림하는 나그네.
7-7
모란시장의 냄새는 시간마다
오전, 오후가 각각 다르다.
모든 것이 조화(調和)롭다.
삶이 있고, 애환도 짙게 깔려있다.
※모란시장: 성남 모락 역 옆에 있는
40년 이상 된 토속적 5일장
(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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