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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 소가 되는 법
요즈음 사진가들의 관심은 맥문동이다. 어떤 이가 맥문동을 찍기 위하여 경북 상주를 얘기한다. 상주가 본향인 필자지만 맥문동 촬영지에 대해선 그 위치를 알지 못한다. 그렇다 상주 맥문동꽃이 핀 솔밭에 대해서 모른다는 얘기는 아니다. 필자가 늘 하는 농담 중에 “좌지 천리 보지 만리”가 있기에 한 번도 가본적은 없지만 그곳이 굉장히 유명한 촬영지고 그곳에서 나온 걸작들도 수없이 보아 왔다.
사실 전국의 유명 사진 촬영지를 제대로 아는 곳은 한군데도 없지만 사진만 보고도 그곳이 어디인지는 잘 안다. 그만큼 우리나라 유명지는 널리 선전이 되어 있고, 사진인들은 그런 곳만을 대상으로 발품을 꿀벌보다 더 부지런히 팔기 때문이다.
“거기 가시면 개나 소가 됩니다.” 필자가 일언지하에 가지 말라고 권했다
. “사진 다 망칩니다.” 라고 협박도 해가면서....
그런데 필자의 말대로 거기 가면 개나소가 되고 사진 다 망칠까?
“그럼 어디를 가야 되는데요?” 빤히 쳐다본다.
“거기 안가면 사진 안 나올까요?”
당근이지 그 좋은 데를 두고 어디가서 허방다리나 짚으라고...
“거기 가면 좋은 사진을 건지는데요.”
백번 지당한 말씀이다. 거기는 개가 가든 소가 가든 좋은 사진이 나온다. 원숭이가 눌러도 무조건 세계적인 걸작이 나오는 최고의 명당지다. 그런데 세계적인 걸작이면 뭐 하 노? 송나라시대에 멍청한 황제가 마구 찍어낸 송나라 동전 같은 가치도 안 되는데...(1100년전 주조한 그 정교한 골동품들은 한 개에 100원이면 살 수 있다. 너무 흔해서....)
좋은 말도 세 번이면 귀가 아프고, 아무리 좋은 물건도 넘 많으면 쓰레기가 되는 법,
다른데 아무데나 가서 헛손질 하느니 안전 빵으로 누구나 가면 사진 나오는 그런 장소들만 찾아다니는 사진 유목민이 되려면 거기 가도 되는데 결국엔 ‘한계’란 뻔 한 답이 나오는 것이 정답이니 어쩌랴?
그럼 거기 안가면 사진 안 될까?
아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고, 왼팔이 불구이면 오른팔의 능력이 강해지는 법, 거기 안가면 다른 곳을 스스로 개발하게 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발전하게 되어 개성이 발달하고 자신만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란 것이 필자의 개소리다.
어라? 거기 안가도 결국 개가 되고 말았네....
한국사진방송 화요강좌, 강사 김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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