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군 광천읍과 보령시 청라면의 경계에 있는 오서산은 가을이면 은빛 억새로 유명한 곳이다.옛 부터 까마귀와 까치가 많아서 오서산이라 불려 졌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정상을 중심으로 약 2km의 주능선은 가을이면 온통 억새밭로 이루어져 가을의 정취를 한껏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연일 30도를 웃도는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밤잠을 설치는 열대야에 지친 몸과 마음은 휴식을 찾아 산과 계곡, 그리고 바다로 떠난다.
충남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의 오서산은 울창한 원시림을 품고 있는 자연휴양림과 3대 계곡중 하나인 명대계곡이 있는 곳으로서 마음의 힐링을 갖기에는 적당한 산이기도 하다.
오서산 능선 - (억새밭)
2014년 7월 12일 충남 보령군 청라면 오서산
해발 791m, 총길이 4.2km의 약 3시간 남직한 거리.
오서산 등산 안내 표시도
자연휴양림의 좌측인 401호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명계폭포를 지나 월정사에서 잠시나마 속세의 죄를 고하고 발걸음을 재촉하여 약수 정에 올라 갈증을 해소 할 것이며, 월정사의 식수원이기도 한 이곳 약수정은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는 기도처이기도 하다. 이후는 정상을 향하여 묵묵히 걸으면 된다.
오서산은 정상까지 바위가 발달되어 있어 악산의 성격을 띠다가 하산코스에서는 완만한 곡선이 이어져 바위지대가 흔하지 않은 육산이다.
정상에서 하산은 공덕고개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을 이용하여 임도를 지나 자연휴양림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반나절 산행 코스를 시작한다.
시원한 청량감이 감도는 숲속체험 길을 따라 명계 폭포 앞까지 이르렀으나 가뭄으로 폭포는 말라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등산길 안내 표지판
울창한 숲속으로 발걸음을 재촉하자 돌계단이 나온다. 이곳 어딘가에 월정사라는 자그마한 암자가 있으리라…….
나무 하나하나 아름드리 주목이다. 주위의 커다란 바위와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하는 오서산 원시림은 사람 손길이 덜 탄 듯 자연 그대로 이곳에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오대산 월정사
보인다……. 오서산월정사다.
바위틈의 산새둥지
월정사 입구 바위를 지나치려는 순간 무언가가 꼬물꼬물 움직이며 입을 벌리는 듯한 모습에 돌아보니 산새 둥지가 바위틈에 있었다.
이야!……. 탄성이 절로 난다. 사람들이 드나드는 절 입구 바위에 둥지를 틀다니……. 도합 5마리쯤 되는 산새아기들은 제법 자라 있었다.
이곳이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하여 둥지를 튼 산새어미를 보고 싶었지만 이 또한 자연 이치를 그르치는 행동이므로 사진만 찍고 잘 자라 둥지를 떠나기를 기원 하며 월정사로 들어선다.
월정사의 꼬마 아가씨
작고 아담한 월정사는 지나가는 등산객의 쉼터 역할을 하며 마음의 안정을 주는 곳이다.
작은 연못에 절에 사는 듯한 꼬마아가씨가 무언가 던져주고 있다. 금붕어를 위한 먹이 주기네.…….
자연을 놀이터 삼아 자라는 아이들은 순수함 그자체인 것 같다.
임도를 건너 등산로 시작
어린 산새들의 무사안녕을 함께 기원하며 다음 목적지인 약수정을 향해 오른다. 임도를 가로질러 올라가면 약수정이다. 토속신앙의 무대 일 것 만 같은 이곳 약수정은 분위기부터 엄숙하다.
오서산 약수정
이끼에서 흘러내리는 물방울이 모여 계곡아래까지 흐르는 모양이다. 음용이 가능하게 간이 시설을 하여 지나는 등산객들의 갈증을 풀어 준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흐르는 약수를 마셔본다. 그다지 차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과 갈증을 해소시켜 주며, 월정사에서는 식수로 음용하는 귀중한 생명수이다.
완만한 등산로를 한참을 오르니 중간 이정표 지점이 나왔다. 숲은 아직은 하늘을 가리고 있어 능선까지는 아직 멀은듯 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날씨가 흐려 햇볕이 강하게 내리 쬐지 않는다는 것이다.
은빛 억새가 아직은 멀었는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것인가? 지금까지 오르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고독함을 느낀 다기 보다는 왠지 나 혼자만이 덩그러니 이곳에 있는 것만 같았다.
계속된 거친 숨소리와 흐르는 땀방울과의 사투 속에 점점 나무들이 키가 작아지는 것을 느낀다. 능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르던 곳을 뒤 돌아 본다……. 산 아래 저수지 까지 뻗은 산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저~~기 산 아래 왼쪽으로 자연휴양림이 가련히 보인다. 장현 저수지 또는 황룡저수지인지 모르겠으나 물이 많이 빠진 상태가 육안으로는 확연히 드러나 보이지만 사진속에서는 뿌였다.
가쁜 숨소리도 어느덧 진정이 되고 흐르던 땀방울도 마를 즈음 다시 정상을 향한 발걸음이 시작된다. 철 계단이 나타 난다. 제법 위용을 나타내는 커다란 바위 옆길로 난 철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옮겨 바위 위로 올라서 아래 능선을 바라본다. 어지럽다…….
가파른 경사로와 잠깐의 철 계단을 자나면서부터 심신의 안정을 찾은 듯 어느 순간부터 거친 숨소리도 안정 되어 가고 발걸음도 가볍게 느껴진다.
산림청 송신탑
숲을 완전히 벗어나 능선 바윗길을 더듬어 올라가니 전파철탑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 다다른 것 같다.
오서산 정상까지는 거의 다 온 것 같다. 저기 보이는 곳이 오서산 정상이다. 산 아래는 아직도 연무가 깔려 있어 흐릿하게 보인다. 푸른 풀잎들이 무성한 이 곳이 가을이면 은빛으로 빛나는 억새길이다.
오서산 억새밭길
가을의 은빛 억새가 하늘하늘 거리는 상상을 하면서 오서산 정상 표지석 까지 왔다.
오서산 정상 표지석
헉……. 상의를 입지 않고 배낭을 멘 할아버지 한분이 반대편에서 오신다. 다소 의아해 하였지만 곧 수궁이 간다. 건강하신 할아버지시네……. 갑자기 고인이 되신 배우 율 브리너 와 주윤발이 떠오른다.
자……. 이곳이 오서산 정상이다. 해발 791m……. 이곳까지 오르는데 천천히 2시간 30분남직 걸린 거 같다.
억새는 없지만 오르는 동안 만났던 산새아기들과 금붕어에게 먹이를 던져 주던 월정사의 꼬마 아가씨, 그리고 약수 정에서 無言의 대화, 그리고 정상에서 만난 건강미 넘치는 웃통 벗은 할아버지…….
오늘을 훌훌 털어 버리고 내일을 위하여 준비하는 우리 모두의 모습일 것이다. 정상을 지나 하산 길에 오르니 저 멀리 바위위에 등산객 한분이 올라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마침 적당한 곳을 찾아 간단한 요기라도 할 생각 이였는데 사방이 탁 트인 곳이라 한곳을 지긋이 응시하는 것도 좋을 것만 같았다.
정상쪽 억새밭길
저 멀리 보이는 어두운 하늘이 갈라지며 광명이 내려와 줄 것이라 기대 해 보지만 오늘은 흐린 하늘로서 만족해야 겠다.
오서산 정상에서 만난 친구들
하산 길은 자연휴양림 주차장 안내표지판을 보고 내려가면 된다. 오를 때와는 다른 길이다.흙으로 된 오솔길이며 숲이 우거져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한참을 내려가니 임도와 만났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처음 올라왔던 오서산 자연휴양림주차장이다.
오늘의 산행은 여기서 마치지만 지난 6월23일부터 8월31일 까지만 개장하는 보령의 볼거리인 머드축제준비가 한창인 대천 해수욕장과 함께 여름의 명물 관광지인 냉풍욕장을 들러 폭염에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슬러 보는것도 좋겠다.
냉풍욕장 입구....
찬바람이 나오는 입구 폐광 입구
냉풍욕장의 찬바람은 지하 수백 미터에 달하는 폐광에서 더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내려가는 대류현상이다.
냉풍욕장 내부 온도와 밖의 온도가 비슷한 봄과 가을에는 공기의 흐름이 없으나 여름이 되면 밖의 온도와 10~20도 까지 차이가 나 땅속의 찬 공기가 굴 바깥 뜨거운 공기 속으로 나오게 돼 이곳에는 항상 찬바람이 불게 된다고 한다. (충남 보령시 청라면 의평리 산 13번지)
한국사진방송
윤봉길 기자 : pgyun@hanmail.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