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학동마을 담장
마을 뒤 수태산 줄기에서 채취한 2~5cm의 납작돌과 황토를 섞어 쌓은 돌담
(국가등록문화재 258호)
경남 고성하면 공룡엑스포로 유명해진 고성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많은 갈모봉산림욕장, 고성박물관, 송학동고분군, 탈박물관, 남산공원에서
일출도 볼 수 있고, 상족암군립공원, 연화산도립공원과 옥천사 등 고성에도 관광지가 많이 있다.
앞서 언급한 출사지도 좋으나, 기자는 지난 이른 봄 야생화를 담기위해 지나던 길에 잠깐 들러본 고성
학동마을을 12호 태풍 나크리가 강한 바람과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날에 우리나라에서 돌담장이 옛
모습 그대로 잘 보존된 고성군 하일면 학림리 돌담길로 유명한 고성 학동마을을 다시 찾았다.
세월이 빚어낸 멋과 고즈넉함의 경남 고성 학동마을은 임란 공신 의민공 최균의 현손인 최형태공이
학이 알을 품은 꿈을 꾸고 찾은 이곳을 학동이라 이름 짓고 정착하여 전주 최씨 집성촌을 이룬 마을이다.
도시의 담을 떠올리며 돌 사이에 수백 년의 세월이 차곡차곡 쌓인 돌담이 있는
옛 담장을 따라 느린 걸음으로 걸었다.
고성 학동마을 옛 담장은 인근 산과 주변에서 가져온 2~3cm 두께의 납작한 돌과 황토를 겹겹이
쌓아 올린 후, 담장 지붕을 기와가 아닌 판석을 올려 진 담장이 길게 구불구불 이어지는 옛 돌담은
다른 마을의 담장과는 사뭇 달랐다.
담 위에는 강아지풀과 이름 모를 풀잎들이 자리 잡고 자라나 비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돌담들은 식물들에게도 자리를 내주고 있었다.
마침 내리는 비가 스며들어 담장의 색깔이 빛을 발하고 있어 운치를 더했다.
또한 담장이 고택과 잘 어우러지는가 하면, 마을 주변 대나무 숲과 더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자아내고 있었다.
이 마을이 사람들의 발길을 끌게 된 데는 담장의 힘이 클 것이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관광객들이
옛 담장을 보러 오는 것이 그리 좋지 만은 않은 듯했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데도 빈집처럼 대문을
열고 집 안을 돌아다니는 관광객들이 있는 탓에 큰 불편을 겪을 터이다.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도시의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오래된 돌담길을 걸으며 편안함을 얻고 시간 속으로
떠나는 추억여행인 학동마을 옛 담장을 카메라에 담고 아껴두었으면 하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