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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어느 쪽방촌에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추억의 이발소가 하나 있다. 이미 뒤편까지 재개발의 물결이 밀고 들어와 번듯한 지식산업센터라는 빌딩이 준공을 앞두고 있다.
간판에서 보듯 세월의 한파를 여지없이 보여 주고 있지 않는가? 일명 쪽방촌 이라 불렸던 문래동 공업단지 내 서민들의 보금자리 한편에 지금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오는 이발소 이다…
이발소와 함께 나란히 있는 건물에는 언제부터 인지 개인용달 및 오토바이퀵 서비스 사무실이 들어와 문래동 공업단지의 크고 작은 짐들을 지금도 전화 한 통을 기다리며 이 자리를 지켜온다.
쪽방과 함께 한 세월이 이발소는 어 언 30여년 이란다. 전체 가구 24세대가 아직도 이 곳을 떠나지 못하고 오늘도 하루를 맞이한다.
아침 출근 시간대에 가게 앞에 나 서서 오늘 하루를 생각해 본다… "박 영감은 잘 있는지"…
모진 풍파를 견뎌 오면서도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한번 하지 않게 해준 가게 … "이발소가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한다.
이 자리에서 30여년을 가위 하나들고 보낸 이발사 아저씨...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는 외면 받을지 몰라도 그래도 이곳 한자리에서만 30여년의 세월을 보냈기에 아파트도 한 채 장만하였고 아들딸 장가 다 보냈다 한다.
이제는 원이 없다고 하면서도 차곡차곡 선반 위에 쌓인 염색 약통의 개인 이름이 늘어나듯 세월호다 윤 일병이다 뭐다 하여 세상 걱정에 깊은 주름이 하나 더 늘어만 간다.
왠지 낮 설지만 않은 풍경이다… 곧 추석 한가위가 다가온다.… 추석 한 일주일 전쯤이면 이발소는 머리를 깎으려는 동네 꼬맹이들과 아저씨들도 항상 붐볐던 곳이다.
겨울이면 아버지랑 같이 들렀던 이발소 에서는 아버지는 면도를 받으실 때 이발사 아저씨는 비누거품을 가득 묻힌 면도솔을 이발소 한편에서 물을 덥히던 연탄난로 귀퉁이에 비벼 데워서 얼굴에 바르던 기억이 난다.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 이걸 던져? 말어?
속으론 굴뚝같으시겠지만 그래도 세상은 돌아가는 맛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언제인지는 몰라도 그날이 올때까지 건강하시게 이자리를 지켜주시길....
영등포구 문래동 잊혀져 가는 이발소 앞에서…
한국사진방송 / 윤봉길 기자 : pgyun@hanmail.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