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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의 추억
등록날짜 [ 2014년08월16일 09시13분 ]
리스본은 포루투칼의 수도로 테주강변에 건설된 3,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된 도시다.
15세기만 해도 포루투칼은 세계 최대의 영토를 자랑하며 패권을 자랑하던 강국이었다. 일찍이 바다로 눈을 돌리고 뛰어난 항해술을 개발하고 모험심 강한 항해사들이 배출되면서 해외의 수많은 식민지를 건설하고 수많은 부를 축적하면서 패자가 될 수 있었다. 한반도와 비슷한 크기에 당시 인구가 200백만 명 남짓이었다는데 세계를 호령하는 강국이 된 것은 바다로 눈을 돌린 개척정신이 일구어 낸 성과였다.

리스본은 포루투칼의 수도일 뿐만 아니라 대항해시대 세계를 지배하던 중심이었고 오랜 역사를 통하여 형성된 문명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역사의 땅이다.

테주강이 먼 길을 흘러와 대서양과 만나는 곳에 벨렘탑이 서있다. '테주강의 귀부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는데 건물이 서있는 위치와 우아한 모습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었을 터이지만 막상 건물의 역사를 뒤돌아 보면 좀 의아한 생각이 든다.
3층으로 된 건물의 3층은 왕족들이 사용하던 공간이었고 2층은 수많은 배들의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던 벨렘의 마리아상이 있으며, 물에 잠겼다 썰물 때면 물이 빠지던 1층은 죄수들을 가두던 감옥이었다니 '벨렘의 귀부인'이라는 우아한 이름은 왠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주강이 대서양과 만나는 요충지에 자리잡고, 들고나는 수많은 배들을 감시하던 요새이기도 하고, 대항해를 떠나는 선단의 전진기지이기도 했던 벨렘탑은, 지금도 맑은 하늘과 한가로운 구름이 떠도는 대서양을 배경으로 멋진 풍경을 연출하면서 전세계에서 찾아오는 수많은 관광객을 맞고 있다.

벨렘탑에서 강을 거슬러 조금 올라가면 드넓은 광장이 있고, 광장이 테주강과 접하는 곳에 '발견의 탑'이 위용을 뽑내며 서있다. 53m 높이에 범선 모양을 하고 있는 이 탑에는 '바스토 다 가마'를 비롯한 수많은 항해사들과 탐험가들의 모습이 대리석에 새겨져 있다. 그리고 탑이 자리잡고 있는 넓은 광장의 지도 위엔 그들이 점령하고 찾아낸 세상의 땅들이 그려져 있다.

발견의 탑에 새겨진 수많은 항해사와 탐험가들의 선두엔 대항해 시대를 열고 항해사들을 길러내는데 심혈을 기울였던 엔리케 왕자가 있다.


광장에 그려진 세계지도에 한반도의 모습도 보인다.

발견의 탑에서 눈을 들어 테주강을 거슬러 보면 '4월25일'이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다리가 보인다.
이 다리는 1966년 건설 당시엔 통치자 살라자르의 이름을 따서 '살라자르 다리'라 불렸는데 1974년 4월25일 포루투칼 혁명으로 독재가 사라진 뒤 혁명을 기념하여 4월25일 다리로 바뀌게 된다.
 2,278m로 유럽에서 가장 긴 다리이며 테주강은 스페인에서 발원한 1,000km가 넘는 긴 강이다. 

리스본에서 본 특이한 풍경 중의 하나가 바닥에 깔린 타일의 모습이다. 사실은 평평하여 전혀 굴곡이 없는데 보기에는 올록볼록하게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모습인데 넓은 광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동상 모습을 하고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행위예술을 하는 사람들이다. 각자 특이한 분장을 하고 움직이지도 않고 서있다가 사람이 다가서면 깜짝 놀래거나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들인데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에루아르도7세 공원은 퐁발의 동상이 서있는 퐁발광장 위에 조성된 공원이다. 테주강과 대서양을 내려다 보는 시원한 전망과 잘 가꾼 잔디와 나무가 아름답다.

공원에서 올려다 본 풍경인데 리스본의 하늘은 참 푸르기도 하고 구름이 아름답다.

15세기 세상을 호령하던 강대국의 수도였으며 수많은 원시의 땅과 바다를 탐험하던 대항해시대 전진기지였던 리스본에서 느끼는 감회는 남달랐다. 좁은 국토와 적은 국민으로도 도전정신과 모험심으로 무장한 수많은 항해사들과 그들을 영도했던 걸출한 지도자들이 거대한 식민지를 건설하고 강대한 나라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글/사진 김응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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