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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 숨쉬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오랜 경복궁 시대를 마감하고
2005년10월 28일 용산에서 다시 태어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45년 12월 경복궁 내 건물
에서 개관했으나 6·25 전쟁 발발 등 여러 이유로 지난 60년간 무려 여섯 차례 이전하는 등
시련도 많았다. 그렇기에 아시아 최대 규모로 그 웅장함을 자랑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용산
시대 개막은 더욱 뜻 깊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광복 60년, 개관 60년에 맞춰 재개관하는 용
산 국립중앙박물관의 위용과 특징을 소개한다.
관람에만 11시간 걸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의 규모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로 크다. 부지면적
30만7227㎡(9만2936평)에 연건평 13만4270㎡(4만616평)로 전시 면적만 해도 총 2만6781㎡
(8101평)다. 박물관은 고고, 역사, 미술, 기증, 아시아 관련 문화재를 전시하는 상설전시실과
다양한 전시를 할 수 있도록 가변성 있게 구성된 기획전시실, 어린이 박물관, 그리고 야외전
시장으로 구성돼 있다. 약 40여 개의 상설 전시실을 모두 훑어보는 데만 11시간, 거리로 약 4
㎞가 소요된다.
구석기 시대부터 발해까지 11개의 전시실로 구성된 고고관은 우리 고대 문화를 명품 위주로
전시하고 있고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왕실과 국가, 종교사상 등 9개의 주제로 이루어진
역사관은 우리 역사의 발전과정을 관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또 역사의 흐름
속에서 명품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은 전시품의 성격을 고려해 중층으로 이루
어졌으며 아시아관은 주변국가의 유물을 전시해 상호 역사적 관련성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새 박물관의 건물은 자연과 인공의 조화, 그리고 단순함이 특징이다. 건물 뒤로는 남산, 앞쪽
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있어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형 입지를 갖고 있다.
좌우로 길게 늘어선 새 건물의 전체 길이는 404m로 건물 형상은 전통 성곽의 개념을 도입
했다. 건물 동쪽(동관)은 상설 전시관, 서쪽(서관)은 사무동과 편의시설(도서관, 어린이박물관,
교육시설 및 전문공연장 ‘용’) 및 기획전시실이 배치돼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수장고가 지상으로 옮겨졌다는 점. 환기와 수재 위험을 감안한 배치다. 한강
이 범람해도 침수되지 않도록 지반을 평균 3.5m 정도 성토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지진(진도
6 대비)에도 대비해 설계했으며 유물의 안전관리를 위해 땅의 진동이나 변형을 흡수하는 장
치, 박물관의 쾌적한 환경 유지를 위한 공기정화 시설과 대기오염 감시 장치 등 특수설비를
도입했다. 적정 보존환경에서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밀폐형진열장과 탈색방지 조명시스템을
채택한 것도 눈에 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모든 안내 표시를 점자화했으며 화재가 났을 때 빛이 깜박거려서 대피를
유도하는 스트로브 장치를 설치해 청각장애인의 편의를 도모했다. 박물관의 모든 공간은 휠
체어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 장애인과 노약자들도 불편함 없이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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