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만에 강진으로 길을 떠났다.
영암에서 거리로는 40Km이상이고 거의 한 시간 가야하겠지만 가족이나 연인끼리 아니더라도 혼자 가기에도 좋은 곳이고 또 가는 길 자체가 너무 좋았던 생각이나 남도의 향기를 듬뿍 느끼고자 아무생각 없이 훌쩍 떠나게 되었다.
여행의 시작은 설렘이다. 누가 기다려 주지 않아도 길에서 처음만난 사람도 오랜 벗처럼 만나서 차 한 잔이나 소주한잔 기울일 수 있을 것 같은 설레임을 해남, 강진은 언제나 그런 느낌을 가지게 하는 그런 곳이기 때문이다.
일단 강진 백련사에 먼저 도착하였다. 해남, 강진의 고찰하면 사람들은 먼저 대흥사를 떠올리지만 동백꽃 1500그루 이상 있는 아름다운 절이 - 물론 동백꽃하면 고창 선운사를 먼저 떠올리지만 거기 못지않은 – 백련사이다.
도착하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비가 와서 걷는데 고생은 했지만 운무에 싸인 만덕산에 자리 잡은 백련사가 신비하게 다가왔다. 백련사 백일홍 나무 앞에서 내려다보는 강진만의 모습도 속세에 찌든 모든 시름을 잠시나마 잊게 한다. 백련사 입구에 있는 찻집 “만경다설”에 들려 차 한 잔은 백련사 여행의 필수 코스이다.
해남, 강진에 가면 항상 어디서나 “차”를 마실 수 있다. 중국에 가면 어디서든지 차를 마실 수 있지만 그런 분위기와 달리 한국 차 문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이곳이다.
혹시 백련사를 들리시는 분들은 절에 들어가지 않아도 무조건 접 입구에 “만경다설”이란 찻집에 들려 차 한 잔 드시면서 잠깐의 여유를 느끼시길 바란다. 시내 찻집에서는 맛볼 수 없는 그런 차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찻집에서 나와서 어른 쪽으로 가면 바로 다산 초당으로 가는 오솔길이 나오는데 다산 초당까지는 800미터 거리이다. 짧지는 않지만,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솔길로 뽑히는 길이고 걸어 가는 길옆에는 야생차들이 볼 수 있다.
산 이름이 만덕산이지만 야생차들이 널려있어서 그런지 다산이라고도 불리며 적양용이 다산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이 산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러나 비는 억수같이 오고 차는 백련사 주차장에 주차를 했기 때문에 부득이 이 오솔길을 중간까지만 걷다가 중간에 내려와 서 다산 초당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동백이 흐드러지게 필 봄에 다시 올 것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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