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사의 암자인 일지암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원래 계획을 바꾸어 대흥사로 방향을 틀었다.
대흥사 입구에 100년되었다는 유선장 여관에서 식사하려다 이곳도 유명해져 사람들이 많이 붐빈다고 해서 아래에 있는 00식당에서 산채 비빔밥을 먹었다. 한그릇에 8000원, 싼 가격은 아니지만 전혀 돈이 아깝지 않은 훌륭한 맛이다.
일지암은 한국 차의 성지로 불리는곳으로 초의 선사가 40년간 말년을 머물으시며 차에 대한 저작을 남기셨으며, 추사와 초의 스님을 스승으로 모신 소취 허련을 배출 남종화의 산실이기도 한다고 한다.
자그마한 암자지만 두륜산의 정취를 느낄수 있는 아름다운 암자면서 후기 조선부터 현재까지 남도문화의 전통을 만든곳이라고 한다.
대흥사도 물론 가봐야할 곳이지만 시간이 없어 부득이 대충들렸다 일지암으로 향했다. 멀지않은 길이지만 더운 날씨에 계속내리는 비를 맞으며 30분가깝게 오르막을 계속 오르려니 숨은차고, 거기에 비를 너무 맞아 빗물이 들어가서 그런지 핸드폰은 먹통이 되고, 날은 어둑해지고, 중간에 그냥 내려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언제 다시 올까하는 생각에 발걸을음 재촉해서 올라가니 어느새 일지암에 도착하게 되었다.
도착하자 마자, 일지암의 물맛을 보았다, 차맛은 차잎 반 물맛 반이라고 하는데 초의선사가 이곳에 암자를 만든것도 물맛이라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어 물맛을 보았지만 솔직히 이쪽에
지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잘 못느끼겠다.
물한잔 마시고 잠시 쉬고 있는데 법당 앞에서 차를 만드시던 보살님이 올라와서 차 한잔 드시고 가라고 하신다. 비를 흠뻑 맞은 내 모습이 어디서나 불쌍하게 보였나 보다. 덕분에 좋은 경험과 사람들을 만날수 있게 되었지만..
내가 종교가 다른데 감히 법당에 올라가도 되겠냐고 처음에는 완곡한 거절을 했지만 보살님께서 “저도 지나가는 나그네인데..
인연인되서 일지암에 들려 부처님께 차 한잔 공양하는 중입니다.” 하시면서 간곡히 권하시길레 못이기는 척하며 올라가서 부처님께 올리려는 차를 염치없이 얻어 마시면서 법당 안에서 두륜산을 둘러보니니 두륜산이 또 다른 모습으로 내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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