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방송) 김응윤 기자=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코르도바. 지중해 연안도시 말라가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평야지대의 올리브 농장을 따라 자동차로 두 시간 쯤 달리면 코르도바에 도착한다.
중세의 번성하던 당시에는 콘스탄티노플, 바그다드와 함께 3대 문화도시로 명성을 떨치던 곳이라고 한다. 당시 인구가 100만 명이 넘었다니 그 규모가 짐작된다.
이슬람 대성전의 일부를 허물고 기독교의 성당을 올려서 이슬람과 기독교의 양식이 혼재하는 메스키타라 불리는 대사원은 800개가 넘는 열주가 어지러울 정도로 넓다. 메스키타 인근의 알카사르는 왕궁으로 넓은 정원과 아름다운 건축이 볼만하다.
코르도바는 네로황제의 스승으로 정치가이며 웅변가이고 철학자였던 세네카의 고향이다. 코르도바의 명문가에서 태어난 세네카는 부모를 따라 로마에 가서 출세하게 되는데 네로황제의 스승이 되어 로마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게 된다.
‘청빈 이외에는 모든 것을 다 가졌던 사람’이라고 그를 비판한 사람이 평가했다는데 황제의 스승이자 뛰어난 웅변가로 권력을 누리고 부를 축적했지만 황제를 암살하려 했다는 죄로 자살하게 된다.
메스키타가 있는 유대인 지구로 들어가는 성문 앞에 동상으로 서있는 세네카는 지금 무슨 상념에 사로잡혔을까?
코르도바 출신의 대표적인 유대인 철학자이며 의학자였던 마이모니데스의 동상
코르도바의 유명한 안과의사였던 ‘알 카페위’의 흉상
그는 처음으로 백내장 수술을 한 의사로 알려져 있다.
코르도바를 흐르는 과달키빈강에 로마시대 건설되었다는 ‘로마다리’는 천년이 넘은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보기에도 워낙 육중하게 건설되어 앞으로도 천년은 더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코르도바 거리에서는 이런 꽃으로 장식된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광장도 그렇고 개인 주택도 화분을 이용하여 아름답게 가꾸었다.
로마다리 앞의 공터에서 오수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체조하듯 같은 자세로 누워있는 모습이 재미있다.
여행길에서 이런 거리예술가들을 만나 음악을 감상하는 건 덤으로 주어지는 기쁨이다. 유럽은 어디를 가나 거리예술가들이 많아 여행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수 있다.
기원전부터 발달된 문화도시였고 이슬람과 기독교의 문화가 혼재된 고도 코르도바에는 오래된 도시의 역사만큼이나 유적도 많고 그 안에 살았던 인물도 많다. 지금 코르도바엔 옛날의 찬란했던 영광은 없지만 그 흔적은 오롯이 남아 먼 이방의 낯선 객도 찾아간다. 그리고 흔적으로 남아있는 문명의 자취를 느끼면서 번성했던 당시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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