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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로 갑니다. 이 가을에 놓치고 싶지 않은.....
바다를 막아 수십억톤의 조개가 죽어 땅거죽위로 솟아 올랐다.
내가 영종도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 좋아했던 것은 탁 트인 더 넓은 빈들이었기 때문이다. 빈은 모자란다는 뜻이고 모자란다는 것은 나를 뜻함과도 같기 때문에 빈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리고 여전히 비어있다.
영종도
그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영(0)종(終 쫑났다) 이렇게 귀결시키곤 했다. 카메라를 처음 잡았을 때만 해도 이곳은 시간마저 멈추어 있던 곳이었다. 바닷바람이 불어대면 영하20도는 간단하게 내려가는 그 들판에 괴물같이 생긴 기계들이 굉음을 울리며 내닫자 갑자기 수목들이 우거지듯 인간들의 온갖 첨단 구조물들이 불쑥불쑥 솟아오르고 하늘을 나는 기계가 새파란 하늘을 쩍쩍 갈라놓고 수많은 인종들의 노리끼리한 내음이 진동하는 곳으로 바뀌고 말았다.
대지가 찢기고 바다가 마르는 것이 싫어 숨죽인 퍼포먼스를 진행했지만 비행기의 굉음에 묻혀 캐퍼필터에 짓이겨진 사마귀 꼴이 되고 말았다.
김가중의 영종 퍼포먼스 중에서,
유지환의 공항 퍼포먼스 중에서,
왼족은 동생네 가족 오른쪽은 우리 딸내미와 마누라 20년전 얘긴가?
주민들이 영종도를 보존하고자 했던가?
지금도 그곳은 여전히 포크레인이 대지의 살갗을 찢어발기고 다이나마이트는 대지의 뼈다귀를 헤집는다. 머지않아 그곳은 걸레가 될 것이다.
가자! 영종도로...
마지막 속살을 지켜볼 것이다.
이 가을에.....
*영종도를 촬영해 보려고요, 피보다 더 붉은 바다의 영혼 칠면초가 갯벌을 뒤덮었고, 4차선 고속도로 옆 주요소 옆구리에 붙어서면 시속 800km로 날고 있는 비행기의 똥구멍을 찍어볼만한 장소도 있습니다. 시간이 되면 인근 장봉도로 들어가 백사장을 거닐어도 멋지고 부르르 달려 을왕리 해수욕장을 거닐어도 운치가 있죠.
광활한 칠면초 밭 저 너머로 시리도록 파란 하늘에 눈부시게 새하얀 조각구름을 동동띄어 이 가을 멋진 풍경사진하나 만들어 보고, 해질 녁 새빨간 칠면초 위에 헤트라이트를 비추고 장시간 노출을 하여도 쥐기는 사진 한 점을 얻을 수 있을 테지요.
*이용만 국장님께서 곧 기획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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