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효진 기획전시 ‘맥(脈)의 맥을 짚다’ 문화공간 ‘라임’ 작품리뷰1.
11월4일(화)부터 11월 30일(일)까지 서촌(3호선 경복궁 역)에 위치한 문화공간 '라임'에서 기획전시 '맥(脈)의 맥을 짚다.' 가 진행된다.
이 전시의 주제인 '맥(脈)'은 우리 도처의 맥을 짚어보고자 기획된 것이다. 우리의 주변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발견되는 맥의 흐름과 순환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해해 보고 이를 관람객과 공유하고자 한다.
혈맥(血脈), 맥박(脈搏)과 같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맥, 혹은 전통의 맥(脈), 맥락(脈絡)처럼 눈에 드러나지 않지만 그 역할을 분명히 찾을 수 있는 맥(脈)을 생각해보기 위함이며, 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인 맥이 주변에서 꺼져가고 있지는 않은지 짚어보고자 이 전시는 기획되었다.
기획은 허효진 작가가 하였으며,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 8명의 작품 총 20여점이 전시된다. '맥(脈)'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이명아, 이정은, 전경희, 정윤영, 조수연, 허효진, 총 6명은 다양한 신작(회화, 공예, 패션)을 선보이며 글 작가 윤유나는 시, 작곡가 유리정은 작곡 작업을 영상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전시는 특별히 2014. 11. 14(금) 오전11시부터 12시까지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전시와 함께 하는 토크 콘서트, 맥이 뭘까?'가 진행된다. 참여는 공간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가능하며, 참여 비용은 무료이다. 이는 아이들에게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주제인 '맥'을 아이들의 관점으로 풀어보고 다양한 시점의 맥을 찾고자 하는 프로젝트 이다.
*작품 소개
음악 : 작곡가 유리정
이명아 작
이정은 작
전경희작
詩, 글작가 윤유나
절실하지 않아도 된다
죽은 파리들이 모여 있는 돼지고기 집 앞
내리쬐는 햇볕 속에서
상냥한 사람이 일광욕을 한다
문맹에게 성가를 읽어주고
텃밭에서
가지를 딴다
상냥한 사람을 감싸고 있는 양막羊膜이 말라비틀어지는 시간
실지렁이 실잠자리 떼 부드럽다
태양이 젖을 짜는 시간
백양나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바람은 태어나 내내 거미줄을 배회하고
상냥한 영혼은 점점 묽어진다
발이 많은 착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있지도 않은 죽은 파리 몇 마리
아기 같은 사람이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는 이마를 쓰다듬는다
극복의 양
너는 무궁화나무 아래 허리를 숙이고 있다
비와 함께
땅에 떨어진 무궁화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힘이 생길수록 정교하게 비틀거린다
너는 고개를 들지 않는다
꼼짝하지 않는다
너는 물을 토한다
아직 숨이 남은 무궁화를 손에 쥔다
공급은 없다
온몸으로
공허를 내려놓지 않는다 그게 균형이다
너는 누구도 구해줄 수 없다 지켜줄 수 없다
핀다 피기만 한다 어떻게든
갈 곳 없는 너는 가야 한다
다시 돌아가려는 의지로
극복할 수 없는 건 가지고 가지 않는다
너는 출발한다
마지막으로 본 누워있는 모습이 말할 수 없이 슬펐다
고통을 지치게 하지 않는다
침묵만이 길은 아니다
너는 뭉툭한 정원을 둘러본다
다시는 정원을 둘러보지 않는다
침착한 물고기 같다
매가 소리를 지르며 한 바퀴 헤엄치자
형은 세기말로 떠났다
몸은 부위마다 다른 냄새가 난다
여행지에서 알게 됐다
동료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우리는 어린 시절을 기억하지 못한다
샹들리에가 매달려있는 보트에서
들판을 잃지 않는 테이블 위로
귤이 말라있다
인간은 할 수 있는 게 없어
우리는 흉을 본다
헤엄치는 물고기 아래를
맴돌고 있다
개가
걸어 다니는 짙은 속눈썹 사이로
수풀을 바라본다
물이 부위마다 다른 냄새를 맡는다
동료에게 자장가를 들려준다
침착해서 태양 같은
물속에서 눈물이 떼 지어 헤엄친다
혼자라는 사실
화염에 맞은 네가 여기가 내 자리지? 하고 묻는다
손수건을 내밀며 닦을래? 묻는다
나는 샘이 나서 아무 말 하지 않는다
바닥에 있는 비둘기 깃털 한 가닥 치우지 않는다
솜털이잖아
여자아이가 필요한
시체들의
순탄하게
세상은 까마득하다
모두 물이야?
무지개야
소나무에서 남은 비가 떨어진다
네가 비가 많이 내린다고 그럼,
맑은 날인데도 너는 웃는다
끊긴 기지개처럼
세상은 아무 말 하지 않는다
나한테 오지 않을래?
커다란 까마귀 두 마리 날아든다
나는 네 속에 묻힌 바위들인데
내 속에서 들끓는
나는
글자 속에 있잖아, 너는 참
▪ 전시 제목: 맥(脈)의 맥을 짚다.
▪ 프로 그램: 아동 대상 미니 토크 콘서트 "맥은 뭘까?" 2014. 11. 14(금) 오전11시
▪ 전시 장소: 문화공간 ‘라임’ _ 서울시 종로구 옥인동 19-2 www.lifemate.kr
▪ 전시 기간: 2014. 11. 04(화) - 2014. 11. 30(일)
▪ 운영 시간: 오전 11시 - 오후 6시 (단, 화요일, 수요일 오후 2시-6시 운영)
▪ 관람 비용: 무료
▪ 휴 관 일: 월요일
▪ 참여 작가: 윤 유 나. 이 명 아. 이 정 은. 전 경 희. 정 윤 영. 유 리 정. 조 수 연. 허 효 진
▪ 전시 기획: 허 효 진
▪ 디 자 인: 전 경 희
▪ 전시 장르: 기획 단체전 (회화, 공예, 패션, 시, 작곡)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