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방송= 서경미 기자) 꿈을 잊고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뜨거운 열정의 무대!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간다)’ 10주년 퍼레이드의 대미를 장식할 연극 <뜨거운 여름>의 막이 올랐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나...’ 싶은 순간과 맞닥뜨리기 마련이다. 처음 시작할 때의 결연함이나 열정은 온데간데없고 자의반 타의반 그저 주어진 대로 해나갈 뿐이다. 그렇게 현실에 안주하고 타협하는 사이에 꿈도 추억도 깊이 묻혀버린다.
곧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던 극 중 배우 재희는 첫사랑 채경의 부고 소식을 전해 듣고 닫아두었던 추억들을 회상한다. 어린 시절 게임기를 사기 위해 아버지의 지갑에 손을 대기도 하고, 학급 아이들과 악바리처럼 치고 박고 싸우다 어느덧 우정을 쌓기도 한다. 그러다 우연히 채경을 만나고 사랑의 감정을 키우는, 어찌 보면 누구에게나 흔히 있을 만한 풋풋했던 시절의 이야기들이 민준호 연출의 손을 거쳐 감칠맛 나고 깊이 있는 이야기로 다듬어졌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민준호는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지금처럼 공연을 만드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남들도 나처럼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던 시간과 그 열정이 식게 됐던 상황들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을 뜨거운 열정을 무대를 통해 끌어내고 싶었다.”며 작품을 쓴 배경을 전했다.
연극 <뜨거운 여름>은 학창시절부터 품었던 꿈과 열정, 그리고 그런 꿈을 꾸게 해주었던 첫사랑, 결국 다시 만나지 못한 채 부고로 돌아온 아픈 첫사랑의 흔적들을 연기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춤, 노래, 무용, 밴드마임 등 다양한 장르와 접목시켰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요소들이 쇼처럼 나열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를 강조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사용됐다. 연극이라는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들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뜨거움의 시작은 지난 8월 열린 오디션부터다. 200여 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린 오디션을 통해 유연, 이지선, 김대현, 신의정, 조원석이 선발되었고, 극단 ‘간다’의 진선규, 차용학이 합류했다. 7명의 배우들은 모두 원캐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특히 재희 역의 진선규와 채경/사랑 역의 신의정을 제외한 배우들은 모두 1인 다역을 연기하며 극의 재미를 한층 끌어올린다.
극단 ‘간다’는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아 <올모스트 메인>, <나와 할아버지>, <유도소년>,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등 다양한 창작극을 차례차례 선보였다. 말 그대로 축제처럼10주년을 기념하는 마지막 작품으로 <뜨거운 여름>을 선택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재희가 과거의 첫사랑을 떠올리며 그 당시의 꿈과 열정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연극 <뜨거운 여름>처럼 극단 ‘간다’의 다음 행보도 다시 처음처럼 신선하고 뜨거울 듯하다.
지난 1일 개막한 연극 <뜨거운 여름>은 오는 12월 28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만 13세 이상 관람, 전석 35,000원.
글, 사진 : 한국사진방송 서경미 기자 (takiring@daum.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