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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기 사진학 박사 작품세계
라깡에게 보내는 환상곡 (Phantasy to Lacan)
등록날짜 [ 2014년12월26일 23시21분 ]
라깡에게 보내는 환상곡 (Phantasy to Lacan)
 


[서울=한국사진방송] 김재완 기자 = 사진가 박순기 박사의 사진작품은 인간 내면의 생각과 인간들의 다양한 관계들을 재구성하여 사진을 통해 결정적 순간의 형식을 빌려 사진에 담고 작품을 통해 기의와 기표가 서로 관계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이론화 하고 져한 박순기 사진학 박사의 ‘라깡에게 보내는 환상곡’ (Phantasy to Lacan) 작품을 살펴보려 한다. 본 작품은 12월 이태원 캐피탈 호텔 1층 갤러리 크래프트 21에서 8일간 진시한 작품이다.  

기호학적 관점에서 본 작품은 라깡의 정신분석 이론(기의)을 사진으로 표현(기표)하는 시도로써 기의에 의해 기표가 결정되는 과정을 탐색한 것이다.

즉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정신분석학적인 현상들을 사진을 통해 재구성한 것이다. 주로 주변 환경과 인간간의 관계, 인간들의 내적 심리와 외적 표출, 그리고 인간들 간의 다양한 관계들을 재구성하여 마치 정신분석학적인 요소들이 도시인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결정적 순간의 형식을 빌려 사진에 담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간들의 모습은 재창조되며 새로운 환상으로 탄생하게 되고 라깡의 이론은 또 다른 진리(환상)가 된다.
 
프로이트의 이론을 계승 발전시키는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라깡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외부 대상(타자, other)에 의해 자아(ego)와 욕망을 형성하게 되며 그것이 실제의 자아와 다르기 때문에 혼란을 겪게 되고 채워질 수 없는 욕망(desire)에 의해 고통(동시에 희열을 느낌)을 받게 되어 심리적으로 왜곡된다고 한다.
 
이렇게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채우는 것이 환상이라고 라깡은 설명한다. 자아의 욕망과 외부 대상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차이는 결코 채워질 수 없는 것이기에 성인이 되어서도 환상은 계속된다.
  
인간은 환상을 통해 자신의 욕망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하지만 결코 채워질 수 없는데 이러한 현상들을 사진에 담고자 하였다.
인간의 정신적 구조와 그에 따른 현상들을 훌륭하게 이론화한 라깡에게 화답하는 의미에서 제목을 "라깡에게 보내는 환상곡(Phantasy to Lacan)"로 하며 이 과제를 기의와 기표가 서로 관계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이론화하고자 한다.


 
나의 뒷모습과 사진 속 얼굴이 중첩되어 마치 나의 얼굴처럼 보인다. 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황홀감에 빠지는 것과는 다르게 작품 속의 괴기한 얼굴은 내 속의 불행한 또는 귀신같은 다른 나를 상징한다. 왼쪽의 패널 뒤의 사람들은 그녀와 관계없는 타자를, 오른쪽의 액자는 그녀가 선택하지 않는 타자를 의미한다. 이 사진은 타자와 자아와의 관계는 상호적임을 상징한다.

 
라깡은 인간은 유아기부터 거울을 통해 그리고 타자(other)를 통해 자아(ego)를 인식한다고 하였는데 이 사진은 거울, 타자 그리고 자아가 함께 들어있는 복합적인 상황을 포착한 것이다. 타자의 얼굴이 거울로 대치되면서 타자의 정체성을 상실하였다면 자아는 타자의 속으로 들어가 자아의 정체성 또한 모호해지는 것을 이 사진은 보여준다.

 
머리를 소화전에 파묻은 여인의 모습에서 사람들과 광고문구로부터 철저히 소외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녀의 머리위로 솟아난 또 다른 소화전은 그녀를 외계인(alien)처럼 착각(imagine)하게 한다.타자로부터 소외(alienate)되면서 고통 받는 자아를 보여주는 사진이다.
엄마(대타자)와 딸(자아)이라는 것과 딸(유아)에게 엄마는 절대적 존재라는 것이 커플룩처럼 보이는 장면에서 잘 나타난다. 하지만 이 사진에서 엄마에게 다가가는 유아는 엄마와 단절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엄마의 얼굴도 볼 수 없다. 이것은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유아(자아)에게 절대적 존재인 엄마(대타자)인지 심지어는 여자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임을 말해준다. 실제로 아이들은 엄마가 멀어지면 두려워하게 되는데 이 사진은 그러한 심리 상태를 보여준다.

인간에게 식욕은 가장 중요한 욕구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러한 욕구는 과잉되면서 비만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사회적으로 경고하고 있음을 사진은 설명한다. 뒤 배경의 연극 “줄리어스 시저” 포스터에서 왼쪽에는 권력욕의 상징인 줄리어스 시저가 있고 오른쪽에는 브루투스가 “로마를 위해 시저를 죽여야 했다”라고 외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핫도그를 먹고 있는 여학생의 모습과 연결되면서 독자들은 배우들의 표정을 통해 핫도그를 먹고자 하는 식욕에 대해 “먹고 싶다.”와 “부럽다” 또는 “먹지마라.”와 “큰일이다.”라고 복합적으로 읽게 된다. 한편으로 이것은 외모 지상주의와 같은 보이지 않는 사회의 관습이나 편견 또는 강요를 말해준다. 또한 한국사회에서 일고 있는 다이어트 열풍의 이면에 내포된 외모 지상주의가 우리의 환상임을 말하고 있다.

 
술집 앞의 마릴린 몬로의 상과 전화를 하고 있는 남자가 비슷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 마치 서로 사랑의 대화를 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몬로는 아름다움과 사랑이라는 환상을 상징하는데 이 사진에서 그러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당신이 무엇을 하든 자부심을 가지라(WHATEVER YOU DO, TAKE PRIDE)’는 광고 문구는 인간의 욕망을 끊임없이 부추기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서로 껴안은 젊은 연인들이 회전문을 들어가면서 외국인(사진)이 내미는 손을 잡으려고 한다. 반면 외국인(타자)은 연인(자아)의 시선과 손의 방향과 다른 곳을 향하고 있어 자아의 욕구는 채워질 수 없음을 보여준다. 타자(other)인 영상의 외국인(imagery foreigner)과 1:1 영어훈련이라는 메시지에 자아(ego)가 반응하는 것인데 라깡의 상상계(the imaginary)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미국 백달러 지폐, 중국의 백위안 지폐, 그리고 일본의 일만엔 지폐를 교환해준다는 표지판에 스마트 폰을 보고 있는 그림자가 있고 그 반대쪽에는 어두움에서 나타나 손으로 빛을 가리고 있는 남자가 대비되게 배치되었다. 미국 지폐 속의 주인공은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이고 중국의 지폐 속의 주인공은 마오쩌뚱(Mao Zedong)이고 일본 지폐 속의 주인공은 후쿠자와 유키치(Fukuzawa Yukichi)이다. 세 사람 모두 각 나라의 건국에 크게 기여한 상징적인 인물이다. 또한 어두움에서 나타나는 남자의 가슴에는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환상을 상징하는 미국의 성조기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실체를 알 수 없는 그림자는 핸드폰을 보고 있는 듯이 보이고 그 대비로 남자는 손을 들어 자신의 눈을 가리고 있다. 그림자의 손과 남자의 손의 움직임이 마치 연결되어 교환되는 것처럼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눈에 드리운 손 그림자가 마치 동물의 입처럼 보이며 다른 눈을 먹으려는 것처럼보인다는것이다. 눈이 멀었다는 것을 상징하며 인간이 보는 환상은 허상임을 말한다.




박순기
 
1982년 2월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학사 학위 수여.
1985년 8월 중앙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 석사 학위 수여.
2013년 8월 중앙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 박사 학위 수여.
IS 사진영상기호학 연구소 대표
도서출판 이마지네 대표
2008년 『기호와 사진의 만남, 결정적 순간』, 사진예술-2009년 문화관광체육부 주관 “2009년
우수학술 도서” 선정됨.
2014년 『기하학으로 본 데이비드 호크니의 꼴라주』, 도서출판 이마지네
성의 겨울, 1991. 03. 07 선화랑, 수원
디지털 이미지, 1995. 09. 10 수원문화원, 수원
photo speaks 2009, 제1회 한국사진학회 국제사진영상기획전, 고은미술관, 부산
photo speaks 2010, 제2회 한국사진학회 국제사진영상기획전, 이앙갤러리, 서울
2012 제4회 한국사진학회 국제 사진페스티벌, 2012. 10. 22 연변대학교
2013 제5회 한국사진학회 국제 사진페스티벌, 2013. 09. 25 주중 한국 문화원
2014년 개인전 갤러리 크래프트 21(이태원 캐피탈 호텔 1층)



www.koreaarttv.com

한국사진방송 김재완 기자 (0280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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