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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산책 한국사진방송 일요 번개출사 후기
2015년 2월1일. 해가 바뀌자마자 또 한 달이 벼락치듯 한순간에 소모되고 어언 2월의 첫날이다. 독립문역 오전8시, 쌀쌀 했지만 쾌적한 정도였고 걷기에 적당한 날씨였다. 하늘은 푸르고 햇살은 화창하여 흐리겠다는 일기예보와는 거리가 멀었다.
독립문에서 출발하여 인왕산 자락으로 오르자 발아래 도시는 고즈넉이 안개에 젖어 자못 신비스럽다 못해 처연한 느낌이다. 자하문까지 걷는 동안 곳곳에서 도시가 내려다 보여 카메라가 쉴 새가 없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도달했을 때 체력은 거의소모하지 못한 상태다. 절친인 박연옥 씨네 젓가락 갤러리 ‘저집’에서 차 한 잔을 얻어 마시려 찾아갔으나 일요일이라 굳게 잠겨 있다. 부암동 사무소를 지나 청와대로 들어서니 이른 아침임에도 중국인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카메라를 들고 들어온 우리들을 보고 청와대 경호원들이 다가와 흥미를 보였으나 그냥 지나치는 길이란 소리에 물러선다.
청와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수많은 중국관광객들 사이에 이우석 샘님이 청와대 정문 앞에 주저앉으며 “아니 청와대 앞에서는 촬영하면서 어째서 산위에서 청와대 지붕을 촬영하면 안 된다고 제지를 하느냐? 도대체 앞뒤가 안 맞는 이상한 나라“ 라며 의아해 하신다. 관료주의, 그냥 이유도 없이 무조건 관례대로만 하겠다는 발상이 쉽게 고쳐지지 않는 나라다. 위성에서 거리에 지나가는 김가중이 까지 판별하는 시대에 청와대 쪽으로 카메라를 겨누면 되니 안 되니....
경복궁역에서 추어탕 한 그릇으로 허기를 때우고 내친김에 혜화동 사무실 까지 터벅터벅 걸었다. 촬영한 파일들을 대충 정리하고 정릉 집에까지 걸어가야 될 것 같다.
*2월의 첫날 이른 아침부터 함께하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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