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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기 개인전 ‘CLO+WD’ 2014 유중아트센터 신진작가 공모 수상전
도시의 침묵, The Palimpsest of The City
‘CLO+WD’ 는 Clowd(구름)과 Crowd(군중)을 합한 합성어로 영상에서 편집에 의해 사라지는 사람들을 명명하기 위해 작가가 만들어낸 말이다. 백정기 작가의 <The Palimpsest of City> 시리즈는 도시에서 자동차와 군중을 지우는 영상설치 작업이다. Palimpsest란, 원래의 글 일부 또는 전체를 지우고 다시 쓴 고대 문장 혹은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 것, 흔적위에 덧쓰는 것을 말한다. 작가는 영상을 투명하게 만든 후 시간차를 두고 여러 번 겹쳐서 움직이는 물체가 움직임의 궤적에 따라 분해되고 흔적만 남도록 했다. 흔적위에 덧쓰는 작업을 통해 도시의 다양한 환경을 비교하고 도시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관한 물음을 던진다. 영상은 총 12개로 각각 다른 모니터에서 보여 지며 관람객은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는 모니터 사이를 여행하듯 누비면서 도시를 새롭게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전 시 명 : 백정기 개인전 – CLO+WD
- 전시기간 : 2015. 2. 25(수) - 3. 11(화) / 총 15일
- 전시장소 : 유중아트센터 3층 유중갤러리 www.ujungartcenter.com
- 관람시간 : 10:00 – 18:00 (월요일 휴관)
- 장르 / 작품수 : 영상 및 설치 10여점
잠들지 않는 도시의 주인은 사람과 자동차다. 그렇다면 사람과 자동차가 사라진 도시의 모습은 어떨까. <The Palimpsest of The City>는 사람과 자동차가 사라진 12가지의 얼굴의 도시를 보여주는 작업이다. 그 도시는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한강 대교 위 자동차는 유령처럼 희미해져 강물처럼 흘러가고, 선릉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샐러리맨들은 흩뿌려져 연기처럼 아련하다. 사람이 사라진 유흥가는 네온사인만 깜빡이며 황량하다. 모든 것이 그대로인 것 같지만, 어딘가 어색하고 이상하고, 불편하다. 그저 사람이, 자동차가 사라졌을 뿐인데, 도시는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시간의 축적과 사라진 움직이는 물체들, 그리고 사라진 물체들이 남긴 ‘무겁고 깊은 톤’은 낯익은 도시를 생경하게 만들었다. 도로 위에 마치 강물이 흐르듯 흘러가는 자동차들의 흔적, 구름의 그림자인 듯 거리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흔적. 광화문 사거리에 안개처럼 남아있는 지나는 사람들의 흔적만 아스라하다. 그렇게 흔적만 남은 도시는 황량하고 비현실적이다.
작품은 인위적인 재구성을 통해서 실제와는 전혀 다른 사건을 구성하였다. 촬영한 영상은 레이어를 100~200번 중첩시켰기 때문에 시간은 순간인 동시에 여러 순간들이 하나의 축으로 쌓여있는 집합적인 시간이다. 1초에 24~36 프레임으로 분절된 시간보다 오히려 도시 자체의 본질이 가장 잘 드러나는 시간일지 모른다. 우리가 실제 경험하는 도시는 분절된 시공간이 아니라 끊임없는 연속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영상에 표현된 도시 이미지는 카메라가 그대로 담을 수 있는 현실성 보다, 편집을 통한 실제를 지향한다. 편집을 통해서 지워지는 사람과 자동차들은 재빨리 지나가고 덧없이 사라지는 것들이다. 도시에서 군중은 그렇게 일시적이고 덧없는 우연한 존재로 살아간다. 도시는 자연을 정복하고 세운 진보된 문명의 현장이지만 정작 그 속에서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상에서처럼 이름 없는 군중으로 사라지고 해체되는 것이 진실인지 모른다.
<작가노트 발췌>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히 2004년 제작한 싱글채널 비디오 작품 3개를 함께 전시한다. 이 작품들은 반복을 통해서 새롭고 모호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동일한 연장선에 있는 작품들이다.
※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사항은 유중아트센터 홈페이지(www.ujungartcenter.com)나
유중갤러리(02-599-7705)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