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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국 사진전 ‘두드림The Dream of Crane’철원문화원 갤러리
두루미만 30여년간 촬영을 하여 두루미작가들에게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두루미 사진의 전설 鶴丁 沈相國 작가가 개인사진전 ‘두드림The Dream of Crane’을 오는 3월2일부터 7일까지 철원문화원 갤러리(철원군청 내)에서 연다. 이 사진전의 개막식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훈 1시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두드림(The Dream of Crane) ” 사진집을 내면서
철새들이 머무는 곳은 인간이 살기에도 가장 좋은 곳이라 합니다.
천년 학 두루미가 깃드는 청정지역인 한반도의 중심 철원평야는 그래서 두루미의 지상낙원입니다.
두루미의 꿈은 무엇일까요?
분단의 아픔을 안고 있는 철원평야에 오직 사랑과 평화, 화합의 노래가 가득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철원평야.
동틀 녘 고요 속에서 환상적인 운해가 피어오르면 드디어 두루미의 힘찬 울음소리가 드넓은 대지에 가득 퍼지기 시작합니다. 시월부터 이듬해 삼월까지 쇠둘레(철원의 옛지명) 평원의 아침을 깨우는 두루미의 노랫소리는 내 심장에 또 다른 두드림이 되어 싱싱한 에너지로 되살아납니다.
수십 년 들어온 이울음은 어느덧 내 몸에 나이테처럼 새겨져 이젠 하루도 이 소리를 듣지 않고는 허전함에 일이 손이 잡히지 않을 정도입니다.
요즘의 일상은 이렇습니다. 새벽녘, 눈이 떠지면 컴퓨터 앞에 앉아 전날 찍은 사진부터 검색 합니다. 지금까지 거의 매일 수천 번씩 피사체를 향해 셔터를 눌렀지만 아직도 썩 만족스럽게 눈에 들어오는 두루미 사진이 많지 않음은 예술로서의 두루미 사진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겠지요. 하루의 마감은 내일을 위한 카메라 장비의 점검으로 마무리 되지요.
십 년 전, 회갑기념으로 출간한 “두루미의 樂園 鐵原”을 펼쳐볼 적마다 늘 아쉬움이 많았습니다.기회가 닿으면 보다 나은 화집을 한 번 더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두루미를 향해 수없이 앵글을 잡아보았으나, 막상 칠순을 맞아 두 번째 책을 엮으려하니 아쉬움이 여전한걸 보면 욕심이란 끝이 없나 봅니다.
그나마 철원 두루미의 지킴이임을 자부하여 생태관찰을 하거나 사진을 찍을 때 주변 환경에 아주 민감한 두루미를 최대한 보호하고자 되도록 눈에 띄지 않게 늘 조심하는 습관이 몸에 밴 것이 그동안의 연륜이 준 자그마한 지혜인 듯싶습니다.
두루미의 월동지인 철원을 비롯해 그동안 내가 다녀본 세계 곳곳의 두루미 서식지(러시아, 중국, 일본 등)의 환경파괴는 자못 심각했습니다.
각종 개발도 원인이지만 두루미를 촬영하는 사람들의 양적증가에 따른 무리한 사진 욕심이 특히 큰 문제입니다. 나 역시 그동안 사진에만 집착하여 두루미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준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젠 이렇게 소원합니다.
두루미를 찍으려는 사람들에게 제발 두루미를 쫓아다니지 말아 달라고….
그래서는 절대 아름다운 두루미 사진을 얻을 수 없습니다.
두루미가 자연스레 카메라 앞으로 다가올 때까지 몸을 숨기고 인내하며 조용히 기다려달라고….
두루미의 일생을 카메라 앵글에 다 담기란 다큐멘터리 작업자들에게도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닐진대, 나는 운 좋게도 알에서부터 포란 과정을 거쳐 부화, 성장하는 그 모든 과정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시간투자와 노력과 인내가 필요했지만 무엇보다도 두루미를 사랑하는 주변의 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두루미의 서식지인 일본 북해도 구시로(일본어 표기)의 자연 속에서 생태 그대로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행운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북해도 동쪽 구시로시의 다무라(일본어 표기) 교장선생님과 오꾸노 회장님 그리고 미야가와님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두루미가 산란했다고, 부화했다고 연락이 오면 두루미를 향한 내 뜨거운 피가 나를 만사 전폐하고 현장으로 달려가게 하기도 했지만 그렇다 해도 현지에서의 이런 전폭적인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 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요즘은 나이 칠십도 늙었다고 하기엔 많이 멋쩍으나 칠순을 맞아 뭔가 내 삶의 한 매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십년 만에 또 한권의 두루미생태사진집을 발간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두루미에 대한 나의 애정 어린 시각이 담긴 사진이 고향 철원의 문화자산으로 남기를 소망하는 마음과 더불어 한반도의 중심인 철원평야가 두루미에게는 최고의 지상낙원이라는 자부심이 있어서였습니다.
청정 환경인 DMZ와 철원평야, 한탄강이라는 천혜의 궁합이 아니고는 두루미가 이렇게 온전히 겨울나기를 잘 할 수 있는 곳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과 이 소중한 자연환경유산을 후대까지 잘 보존하는데 이 사진첩이 일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구상에는 15종류의 두루미가 있는데 그중 가장 격조 높고 우아한 자태를 가진 종은 오직 우리 철원평야를 찾아오는 두루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 203호)가 제일 인 듯합니다.
이는 세계 여러 곳의 두루미를 찾아다녀 본 내 경험에 의한 것으로 한 장소에서 많을 때는 칠팔 종류의 두루미가 관찰되는 지역도 아마 철원이 유일하지 않나 여겨집니다.
일본 북해도의 구시로에 갈 때마다 두루미를 찾아오는 수만 명의 탐조 객과 사진가들을 늘 속으로 부러워했습니다. 자연환경이 구시로 못지않은 내 고향 철원도 조만간 여기보다 더 나은 두루미 관광지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늘 가슴속에 있었지만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우리 철원평야 두루미를 대놓고 자랑하지 못한 것은 사실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사진촬영도 금지된 민통선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우리 철원도 한탄강을 배경으로 한 상시촬영이 가능한 포토 존이 만들어져 많은 사진가들과 탐조 객을 수용 할 수 있게 되었고, 철원군청과 거주민들도 철새의 가치를 철원의 보물로 새롭게 인식하여 조금씩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특히 외국 사진가들이 철원을 찾아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청정지역인 우리 철원이 철새의 낙원으로 재탄생 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가슴 벅찬 기대를 가져 봅니다.
이 책의 편집을 맡아 애써주신 조의환님, 그리고 북해도 대학에서 학위를 받으신 환경부 생물 자원관 한상훈 박사님 철원의 두루미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 감사 합니다. 사진집 출판 및 기념전시회를 위해 협조를 아끼지 않으신 양원석 문화원장님께 감사드리며, 특히 저에게 삶의 지혜와 용기를 주시는 영원한 멘 토이신 전 경희의료원 오건영 행정 부원장님과 그동안 책을 낼 수 있도록 용기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늘 곁을 지켜주는 아내, 그리고 아들내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는 성경말씀 안에서 늘 살 수 있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은 운천교회 성도님들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2015. 2
鶴 丁 沈 相 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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