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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뇽?
방가방가!
우리는 호기심이나 재미로 또는 인터넷족(?)이라는 동류의식에서 비판 없이 이런 표현을 쓰고 있다. 무심코 쓰는 엉터리 글이 우리도 모르게 멍들고 병든 상태 그대로 고착될 수 있다. 남 따라서, 재미있어서 하는 잘못된 행태는 이쯤에서 끝내야 되지 않을까? 젊은 세대들을 교육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우리 기성세대가 문법 체계를 망가뜨리고 소리 나는대로 계속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언어는 생명력이 있어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한다고는 하지만 좋은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현대 사회는 동전 몇 개만 넣으면 따끈한 차가 나오고, 뜨거운 물만 부으면 라면이나 밥도 먹을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에 있는 아파트 시세를 알아보고 아침에 남해안에 주문한 활어가 오후에 식탁에 오르는 세상이다. 전화 한 통화면 제사상이 준비되고 산 정상까지 자동차로 쉽게 올라갈 수도 있는 세상이지만,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맞이하는 성취감이나 희열과 바꿀 수 있을까?
인스탄트 식품이 편리하지만 건강에도 해롭고 정서적으로도 좋지 않다. 편하고 빠른 것만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절차와 형식을 따지는 것이 반드시 비효율적이고 비능률일 수 만은 없다. 물을 끓이고 차를 우려내며 느긋이 기다리는 여유도 필요하고 먹을 갈면서 마음을 가다듬어 한획 한획 써나가는 서예의 깊은 멋도 있다. 수 천개씩 찍어내는 그릇과 물레질하고 가마에 굽어 도공의 혼이 배인 도자기를 단순 비교만 할 수 없다.
돌아가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여유와 지혜가 필요하다. 절차나 형식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본질의 일부분이다. 느림의 절차에 깃든 깊은 뜻을 음미하고 정신을 수양하는 의미도 있다. 제사 지낼 때 깨끗하고 정갈한 음식을 준비(형식)하는 과정을 통해서, 경건한 마음과 조상 숭배 정신이 깃드는 것이다. 다도(茶道)도 실질적인 차 맛을 음미하게 하는데 일조하고, 엄숙한 종교의식이 신앙심을 깊게 하는 것이다.
지난날 우리 경제는 앞만 보고 달려왔고 효율성과 실적 지상주의에 매달렸다. 30년이란 짧은 기간에 경이적인 경제 성장을 이룬 한국이지만 빨리빨리로 대변되는 조급함으로 인간 관계가 황폐하고 사회가 삭막해졌다. 빠르고 편리함만이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고 느리더라도 기다릴 것은 기다리고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지금 초중고교 작문 시간에는 축약어, 소리 나는대로 쓰기, 인터넷 용어가 판을 친단다. 일부러 그렇게 쓰는 경우도 있겠지만, 진짜로 그렇게 알고 철자법을 틀리게 쓰는 학생들도 많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쓰는 용어가 일상 생활이나 학교에서 그대로 사용되는 것이 우려스럽다. 우리의 어린 자녀들이 틀린 것을 옳은 것으로 잘못 쓰다보면 엉터리 글로 굳어져 버리는 것이 문제이다.
말과 글은 자기의 얼굴이요 사상이고 인격이다. 썼다가 지워버리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 읽히는 글이라면, 우리 말과 글을 바르고 곱게 다듬어 나가는데 앞장서야 되지 않을까? 그렇다고 작가가 되라는 얘기도 아니고 잘 써야 한다는 얘기는 더더욱 아니다. 외출할 때 옷도 깨끗한 것으로 입고 머리도 빗고 화장도 하는데 자기의 분신인 글을 아무렇게나 쓸 수 있겠는가?
횡단보도에 빨간 불이 켜지면 혼자서는 건너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이 건너면 따라 건너기가 쉽다. 무심코 쓰는 잘못된 글에 친구들과 자녀들이 무심코 따라 하고 그것을 또 자신이 따라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어법에 맞지 않는 축약 글이 크게 편리하거나, 빠른 것 같지도 않다. 바른 글을 쓴다고 크게 어렵거나, 느리지도 않다. 분당 100-200타 정도의 속도면, 축약 글을 쓰지 않아도 채팅에 전혀 지장이 없다. 더구나 일반 글쓰기에서는 분당 10타면 어떠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