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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개인展 ‘연극적 환상 · L'Illusion Comique’ 갤러리 블랭크
L'Illusion Comique #01 · 2015 · 105 x 70cm · Digital C-Print
전시기간: 2015. 4. 16 (Thu) - 2015. 5. 31 (Sun)
전시장소: 갤러리 블랭크 www.galleryblank.blog.me
갤러리 블랭크는 2015년 4월 16일(목)부터 5월 31일(일)까지 <환영 : Illusion>을 테마로 한 세 번째 기획전을 개최한다. <연극적 환상 · L'Illusion Comique>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원시적인 숲의 분위기와 나무들의 형상이 인상적인 김정아 작가의 신작 10점을 선보인다. 작품 외에 관련한 전시평문, 작업노트, 인터뷰와 함께 전시기간 중에는 작업 에피소드도 공개될 예정이다.
삭막한 현실 속 불안을 늘 마주하며 살아가는 도시인들은 일상으로부터 도피를 꿈꾼다. 잠시나마 인파에 휩쓸려서라도 새로운 볼거리나 먹거리를 찾아 헤매기를 멈추지 않는 그들에게 진정한 안식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김정아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각별했던 숲을 떠올리며 “그곳은 발을 들여놓기만 하면 그 즉시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는 문을 열어주었다”고 말한다. 본 작업은 인천, 서울, 청주,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의 숲에서 6년 여간 촬영되었으며, 특별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전남 특유의 난대림과 동백 숲을 찾아볼 수 있는 해남의 금강산, 만대산, 보길도의 적자봉, 광대봉 등에서 작업한 컷들로 구성하였다.
숲은 인류에게 문명의 발생지로서의 향수를 간직한 많은 전설과 신화의 무대, 토템과 샤머니즘의 공간이었다. 도시에서 자란 김정아에게는 어린 시절 동네의 작은 뒷산이 호기심의 대상이자 모험의 장소였다. 작가가 찾아 나선 원시적인 숲의 모습 속에는 무의식의 세계, 숨겨진 인간의 욕망, 다듬어지지 않은 본성처럼 엉기며 자라 오른 나무줄기, 잡초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잘 정리된 도시의 풍경과는 사뭇 다른 숲에서 작가는 이세계(異世界)를 탐험하는 환영을 보았고, 관객 또한 그녀의 환영이 가득한 숲속에서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이 마치 한 편의 연극처럼 허구와 현실의 중첩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느껴 ‘연극적 환상’(L'Illusion Comique)이라 이름 붙였고, 이는 현실과 허구 세계의 혼돈이 주요 테마인 피에르 코르네유(Pierre Corneille)의 유명한 희곡에서 차용한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무의식 속에 숨겨졌던 환영은 발전하고 있는 매체와 기술을 통해서 실재하는 듯한 이미지로 생산되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실의 한계를 잠시나마 벗어나게 하는, 그러나 숨겨진 욕망을 드러내는 노골적인 환영 속에서 자칫 자신의 본래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나 김정아의 숲에서는 아무것도 인위적으로 조작되지 않은 현실의 숲에서 구체적으로 명명할 수 없는 환영과 상상의 인식이 일어나는 순간을 경험한다. 인터뷰와 작가노트 속에 조금씩 숨겨진 힌트와 함께 작가의 심연이 차분하게 반영된 작품들이 우리의 내면과 욕망, 환영을 투영해볼 수 있는 전시로 이끌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