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광역시 동구 주산동 일대의 대청호 둘레 길을 걷다보면 물속에 잠겨 다 썩어가는 나무 하나가 방문자를 맞이한다. 이 나무에는 마치 오랜 시절의 풍파와 세파를 극복하고 우뚝 서있는 사람의 자태와 같이 보이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 나무에 슬픈 자화상 이라는 이름을 붙여 부르기도 하고, 갈래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청댐을 일터 삼아 이 부근에서 전 일생을 살아오고 있는 어느 한 사람을 만나 이 나무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대청댐 수몰 당시 수자원공사에서는 벌목공들에게 수몰 지역의 나무를 베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때 벌목공들이 나무를 베다가 물이 차서 미처 이 나무를 베지 못하고 철수하는 바람에 이 나무가 남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이 나무는 대청댐에 물이 차면 잠기고 물이 빠지면 자태를 나타내면서 온갖 세파를 이겨내며 대청댐을 지키고 있다.
이 나무 주변에는 물고기가 많아 이 주변에 낚시꾼들이 많이 모이기도 한다.
또한 이 나무는 사진의 주제나 부제로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따라서 사진가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이제 이 나무는 비록 나뭇잎은 잃었지만 앙상한 가지에 걸린 풀줄기들과 함께 앞으로도 오래 동안 대청댐을 지키며 낚시꾼들과 사진가들 그리도 대청댐 둘레 길을 걸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많은 대청댐의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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