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것은 세상을 읽는 일이며,눈과 마음이 열려 사람다워지는 일이다.
요즘 아침 저녁 제법 날씨가 시원해 졌다. 올해와 같은 더위와 싸워야 하는 긴긴 여름에 비하면 훌쩍 떠나 보낸 님을 향한 마음으로 가끔씩 조용하게 책장 넘기는 소리와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있어 더욱 좋다.
오늘 아침은 전국에서 아침의 기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지방이 많아지니 오히려 살짝 걱정이 된다. 이러다가 차가운 겨울이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 또한 앞선다.
책을 읽는 것은 세상을 읽는 일이며, 눈과 마음이 열려 사람다워지는 일이다. 인간으로서 올바른 삶의 가치관을 세우기 위해서는 좋은 책을 읽는 것보다 큰 보탬이 되는 것은 없다. 책을 읽고 꼭 독서 감상문을 쓰지 않아도 좋다. 함께 읽고 자연스럽게 자기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독서 토론도 책읽기의 좋은 방법의 하나이다. 독서 토론은 책의 내용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여 책을 완전히 자기의 것으로 소화하는 작업이다.
문학 작품은 작가의 창작물이지만 일단 그것이 독자에게 넘어가면 독자의 소유물이 된다. 이것은 독자의 감상과 이해에 따라 그 작품이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독서 토론은 한 작품에 대해 여러 사람들이 어떻게 접근해 나가는지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 사람의 능력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우리 말 속담도 있듯이, 여럿이 힘을 모으면 더욱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법이다. 한 사람의 뛰어난 머리보다는 여러 사람의 보통의 머리가 더 나은 까닭이다.
독서 토론을 할 때는 같은 책을 함께 읽고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가, 주인공은 누구인가, 주제는 무엇인가부터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구체적으로 등장 인물의 성격과 그들의 상호 관계는 어떠한가, 그리고 그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이며, 인물과 사건은 주제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자유로운 사고와 나름대로의 작품 분석을 통해 느낌과 주제를 직접 글로 써 보고, 발표해 보는 데서 독서의 능력은 커져 간다. 토론을 잘한다는 것은 말을 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남의 말을 잘 듣는 것이며, 내 뜻대로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좋은 생각을 잘 수용하여 내 생각과의 조화를 발견하고, 현명하게 판단을 하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다.
사람마다 개성에 차이가 있고, 능력도 다르다. 나의 개성과 능력을 고집하기에 앞서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의 개성과 능력을 깨치는 현명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책을 통해서 나를 알고 스스로를 알차게 다져간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 우리 다같이 이 가을에 가까이에서 한 권의 책이라도 읽어 마음의 향연에 다같이 참여하자. 독서삼매경에 빠져 인생의 진한 향내를 맡아보자.
2010.10.15 법안(배현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