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플랫폼, 보물지도 전시회
▶일시: 2015년 7월 ~ 8월
▶장소: Staz Hotel 플랫폼 (서울시 중구 충무로 9길 20) www.stazhotel.com
인사동플랫폼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4-5길 2~3층)
삼청동플랫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1-3)
Art 자전거 Shop
인사동플랫폼에서 보물지도전시회가 열린다. 전시기간은 7월 하순부터 8월까지이며, 기획전시로 전시작품으로는 보물지도와 아트자전거샵 로고간판 등 200여점이다.
전시 작가는 박동(문총련위원장). 우리에게는 북한산성복원운동, 인사동차없는거리를 제안하고 완성한 문화운동가로 문화환경영향평가, 문화정책제안을 하는 문화담론가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내 곳곳을 몸소 발품을 팔아 발굴하고 재발견 낸 방치된 문화재들을 보존, 관리 제안을 한 그의 공적은 최근 10여 년간 30여 곳이 넘는다. 예를 들면 경희궁돌담 복원, 몽유도원도생가 터 보존, 순정효황후생가 터 보존제안, 삼청동문 병풍바위 보존관리제안, 중학천 석축유구 보존제안, 삼청동 복정우물 복원제안완성, 삼청동 기천석, 고암회, 옥포동, 운용천, 운용대 등을 사회에 알렸으며 청소년 문화봉사로 궁의 먼지를 붓마름질하는 궁서포터즈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문화인이다.
그는 이번 보물지도전시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는다. 이미 2014년 2개월간 완성한 인왕산 인왕사 벽화작업은 세간에 입을 다물게 했다. 대형벽화 4점을 밑그림 없이 그려낸 일필휘지의 거침없는 선과 작품에 담긴 메시지는 보는 이마다 탄성을 자아냈다. 그의 염원은 고려불화인 수월관음보살을 복원하려 한다. 그동안 그린 작품들 보다 먼저 보물지도전시회로 첫 발을 내딛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보물지도의 주된 소재는 서울의 4대 주산, 4대문, 4곳 재래시장, 4대궁, 문화유산들, 골목길 등이다. 보물지도의 묘미는 궁, 재래시장, 대문, 골목길을 연결하여 읽어내는 것이며 그는 현재 <인사동플랫폼, 보물찾기 인문학강좌>를 매주 토요일 진행하고 있다.
부연하자면 그의 작품세계 주제는 스스로 현장에서 고투하며 정립한 시대관점을 명제화한 것이다. ‘손님이 미래다.’ ‘Art가 부자다.’ ‘만화가 답이다.’ ‘문화가 주인공이다.’ 인왕사의 근대기와, 정안사의 근대 산신각 목각 오브제, 순지 부채 등은 먹과 색연필, 아크릴 질감을 살려 연작시리즈-동화이야기로 이어지며 각 주제 별 아흥다흥드리 24절기 축제와 보물지도에 담긴 이야기를 상징화하려 한다. 결국 신화이야기를 대한민국에 헌증하려는 작가의 오마쥬 to Korea 정신이 작품으로 세상에 나오는 것이다.
▶보물지도 전시회를 준비하며
나에게도 ‘화가’라는 ‘생명’을 얻는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늘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투영되어왔다. 어느 날, 왼손에 쥐어진 크레용이 운명이 되어 오늘날까지 ‘왼손잡이’로 생활했다. 크레용으로 그린 그림 주제는 나의 어머니 그리기였다. 누구나 코흘리개 손수건을 가슴에 달고 어머니를 처음 그려보는 시간을 경험한다. 나의 어머니가 늘 입으시던 한복의 무늬, 동정, 고름, 옷깃, 비녀 그리고 입술 루즈 색깔, 둥그렇게 말아 올린 머리 뒷모습. 크레용이 대답한 것은 그런 것이었다. ‘화가’ 라는 아스라한 이름은 이때쯤부터 따라다닌 별명 아닌 별명이지만 왼손잡이라는 별칭은 곤혹스러운 징크스였다. 새 학기 때마다 꾸지람을 듣게 되고 솜씨가 인정을 받으면 숙으러들던 나의 이야기는 청소년시절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십오 육세 사춘기를 맞이하며 나는 문학세계에 심취되어 화가에서 살짝 빗겨나갔다.
그러기를 십 수 년이 흘러 미학, 비평, 사유 따위의 겉치레 홍역기를 관통하여 나에게는 손재주 정도, 미켈란젤로의 정신성 정도를 읽어내는 예술 끈이 달린 청년정도로 은닉된 화가의 열망만으로 정립되었다. 이러한 아련한 유년기, 사춘기, 청년기의 화가의 감수성을 돌아보면서도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정수’의 직관에 의문을 품고 늘 고유해오던 터다. 십오 육세 때 맞이했던 달력글씨의 추사의 세풍 맛은 무엇일까? 오십의 나이에 들어서며 맞이하는 금강산수도, 한강화첩, 인왕산수도에 담긴 겸재의 세계에 대하여 나는 끈을 놓지 못하였다. 이러한 잔잔한 사유의 끈이 분출되어오던 터에 ‘고려수월관음보살’의 화폭의 미소를 음미하기를 사십 여년의 고된 사유가 증폭되었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라는 그야말로 아스라한 목표에 대하여 서원 아닌 서원을 고백하기에 이르렀다. 화가이기 전에 분출되고 있는 수월관음보살상의 정신세계를 복원함은 물론, 세상의 미소로 환원하는 제 1차 행동으로 ‘복원’을 결심했다. 서원의 증표처럼 호롱불 지피고 두 손 모아 올리는 나에 대한 나의 헌증이라고 다짐했다.
이 계획은 고려의 하늘 켠에 흐르고 있는 뜻을 위하여 한 인간의 영혼을 헌증하는 행위다. 그렇다면 그것이 곧 화가라는 질문에 합당한 것일까. 그러기에는 긴 여정을 메울 이유가 부족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숱하게 꺼져버리던 열망의 시간, 시간이 목 놓아 아쉽기 때문이다. 온 하늘을 수놓아 표현해도 부족할 작품의 실종을 나는 알고 있기에 그렇다. 그러기에 다시 한 번 화가에 대한 나의 여망을 다듬기로 한다.
먹 맥, 먹의 맛, 먹의 색을 비결처럼 바람에도 결이 있듯이 참빗으로 다듬는 머릿결, 숨결, 마음결, 또는 빛에 부서지는 물결 빛 그림자의 투명함처럼, 화폭에 담으려는 것이 나의 세계다. 이십대 환희심을 일으켰던 ‘미의 법전’ 사유가, ‘법구경’을 읽고 관통한 미의식의 범주가, 우리의 미의 세계를 고추 세우는 창틀로서 받아들여졌는데 무유호취, 즉 있는 듯 없으나 취하고 좋더라, 라는 질감어린 ‘한국의 미’를 이방인의 시각으로 내재된 사유가 오늘날 나에게 씨알 같은 것이지만, 나의 선친께서 미학강론을 담으실 때마다 정립된 구도의식과 미의 관점이 오늘 날 나에게도 늘 흐르고 있다. ‘손님이 미래다.’ ‘Art가 부자다.’ ‘만화가 답이다.’ ‘문화가 주인공이다.’ 라는 주제 정의는 십여 년의 금주와 고투 속에 정립한 시대관점이다. 이러한 정의 속에 ‘화가’ 라는 실험이 직면한 모든 과정에 있어, 꽃의 수술만큼이나 아스라한 나의 명제로 다가왔다. 일종의 팝아트사조의 실험성을 충분히 개요함은 물론이다. 또한 동화작가로서의 작품실험은 과정이지만 결과물이 된다. 늘 미켈란젤로의 피에타(The Pieta)에 담긴 자기 싸인 만큼이나 진정한 노력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전시회준비와 나와의 독백은 고백처럼 토설치 않고는 힘든 독감이다.
눈치마저도 읽는 가까운 분들조차 요즈음 내가 겪고 있는 갈망 속의 목마름을 읽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화염 속에 숨진 미소’를 청년시절 첫 편의 장편시집으로 엮은 존당의 아들로서 겪은 감성유전자를 훔쳐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그냥 몸서리쳐지는 ‘화두’를 규정하기만 하여도 요즘 내가 겪는 무게와 넓이, 깊이에 대한 고충을 헤아리기를 소망할 뿐이다. 우리의 순지, 오히려 창호지 또는 장판지에 걸 맞는 물성의 먹 맥과 크레용 색연필, 아크릴물감에, 캠퍼스종이 오브제 등을 혼용하여 전시장 조건을 연출한다. 한 그릇 먹 잠, 물빛, 크레용 빛으로부터 내리쬐는 빛의 그늘마저도 저 사금파리 연못 주제 결에 다가설 수 있을까. 수월관음보살 미소에 다가서 버드나무결 소망으로 대화할 수 있을까. 사금파리문화일기장, 오래된 미래 백년의 약속 - 나무저금통, 나무전봇대, 나뭇결 오브제. 이 사유의 생명성이 숨결을 만날까. 어느덧 ‘화가’의 파아람 그자체가 그토록 염원하던 빛, 쑥빛 아롱진 캠퍼스에 흐르는 흑장미빛 이슬을 위하여 붓질하고 만다.
오롯한 게스트하우스에 담긴 신화이야기 작품으로 자리메김되기를 소망하며 새벽 잠 머리맡에서 깨어난다. 온통 잠결은 성격머리 때문에 신음했다. 나의 주제별 과제, 즉 스타즈호텔, 플랫폼 1, 2에 전시될 작품 목록은 200여점 남짓 된다. 각각의 내용들은 동, 서, 남, 북, 달동네 켠에 스며있는 게스트하우스, 전시용으로 기획되어 시작한다. 우리가 담으려는 방향은 동화, 팬시의 연속선상에서 출발한다. 인왕사의 근대기와, 정안사의 근대 산신각 목각 오브제, 순지 부채 등의 질감은 먹과 색연필, 아크릴의 질감을 살려 연작시리즈-동화이야기로 이어진다. 각 주제 별 아흥다흥드리 24절기 축제와 보물지도에 담긴 이야기를 상징화한다. 난맥상은 팝아트프로그램, 참여예술, 동영상유투브올리기, 보물지도 동영상프로그램과의 연결고리다. 보물지도전시회로 성격을 규정하고 동화, 팬시 성격에 중점을 두기로 한다. 전시회성격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계하고 있지만 작품생명은 ‘결’처럼 잦아들고 있다. 나에게도 ‘화가’라는 생명을 얻는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늘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투영되어왔다. 어느 날 왼손에 쥐어진 크레용이 운명이 되어 오늘날까지 왼손잡이로 생활한 것처럼, 늘 화폭에 담으려고 했던 - 소낙비 나리고 짙은 생명선으로 휘감겨 뻗어나가는 호박 덩굴 녹색바람의 충동이 - ‘전시회’ 곁에 서서, 저 단청 오백 여 년 전쯤 바랜 쑥빛으로 환원하여 먹 맥으로 스며들어 순지, 나뭇결에 목단 붉은빛으로 만나기를 염원한다. 나에게는 나로부터 갸륵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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