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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1000 3장으로 태양의 궤적 그리기’ 이태철 사진전 ‘우주의 향연(饗宴)’에 대한 김가중식 해설
84세의 노익장 이태철 작가가 지난 9월30일부터 오는 6일까지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테크니컬한 독특한 작품세계를 연출한 ‘우주의 향연(饗宴)’을 전시하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완성하는데 꼬박 4년여의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기자는 현장에서 간단한 인터뷰를 하고 이 작품들의 촬영에 대한 궁금증이 크신 분들을 위하야 간단한 해설을 하기로 하겠다.
우선 84세나 되신 작가께서 깊은 내공이 쌓인 작가들만 해 낼 수 있는 태양의 궤적을 수십점을 촬영해 내었다는 것에 대하여 우선 경의를 표합니다.
필자도 태양의 궤적 몇 점과 달의 궤적, 별의 궤적 다수를 그려낸 적 있지만 워낙 촬영이 까다로워 전시회를 할 만큼 다양하고 많은 작품수를 촬영해 내지는 못했다.
아무튼 이태철 작가의 인터뷰에 참조하여 필자가 가진 사진지식으로 이 작가의 태양의 궤적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로 하겠다.
태양의 궤적 촬영하기
제일 중요한 것은 필터인데 이태철 작가의 경우 ND1000 3장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필자의 경우 2장을 겹쳐 사용한바 있다.
그런데 이 작가나 필자나 시중에서 팔고 있는 ND 필터를 사서 한 게 아니고 손수 제작을 하여 촬영을 해 냈다는 것이다. 제작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컬러 원판슬라이드(컬러리버셜)필름을 사서 개봉도 하지 않고 그대로 현상소에 현상을 의뢰한다. 슬라이드 필름은 빛을 받으면 하얀색이 되고 빛을 받지 않으면 검은색이다. 생필름 상태로 현상을 하면 검은색 필름을 얻는데 이 필름으로 일식 등 태양을 관찰하는데 사용하면 아주 좋다.
한 장(약 ND 1000 정도)만으로 주변을 보면 약간 어슴프레하게 보인 걸로 기억된다. (필자는 아주 오래전에 이 짓을 하였고 디카로 바꾼 이후엔 생각조차...) 2장을 겹치면 한낮의 태양이 빨갛게 홍시처럼 보이고 주변은 까맣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화창한 날 한낮부터 해질 때까지 4시간가량 촬영해 보았는데 아주 잘 촬영이 되었다. 이때 사용한 필름은 감도100, 조리개는 F22, 셔터는 B셔터였다.
물론 시중에서 ND 필터를 사서해도 같은 결과일 것이다. 다만 필름이 시중에서 사는 필터보다 못할까를 걱정한다면 기우라고 본다. 필름은 최고의 현대과학이 결집되어 색감이나 노출 할레이션 방지층 등 아주 정밀하게 제작된 정밀매체다. 단. 카메라의 렌즈에 최대한 밀착되어 틈이 없어야 된다. 수 시간씩 셔터를 열어주기 때문에 작음 틈이라도 장시간 빛이 들어오므로 자칫 사진을 못 쓰게 할 수 있다. UV필터를 분해하여 유리알과 똑 같은 크기로 자르고 나사로 조여 틈이 없게 하면 정말 좋다. 이 작가께서는 3장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3장을 사용하면 필름의 감도나 조리개의 개폐에 한결 더 여유가 있어 좋다.
다음은 태양이 어디에서 뜨고 어떤 경로를 거쳐 어디로 질것인가를 파악하여 구도를 잡아야 된다. 셔터를 열어두는 시간은 지평선에서 뜨거나 지는 해는 3~4시간 정도면 적당하다. 렌즈는 표준렌즈(50mm)이하 24mm 정도의 광각계 렌즈가 좋다.
이태철 작가는 해뜨기 전부터 해가 진 이후까지 12시간 이상 열어준 적도 있는데 이 경우 태양의 궤적이 하늘에 무지개처럼 반원을 그린다. 만약 이 경우의 촬영이라면 겨울과 여름의 촬영 시간차이는 약 3시간 정도 난다. 겨울보다 여름이 낮이 그 정도 더 길기 때문이다.
특히 중요한 것이 있는데 이렇게 필터로 촬영하고 나면 해의 궤적 외엔 아무것도 촬영이 되지 않는다. 태양이 워낙 밝으니 당연하다. 따라서 궤적 외의 배경은 다중촬영으로 따로 촬영해 주어야 된다. 물론 이때 삼각대를 단단히 설치하여 ND필터를 빼고 평상시와 같은 조건으로 촬영을 한번 더하여 배경을 촬영하면 된다.
이태철 작가께선 주로 야경을 촬영을 하셨는데 이는 하늘이 까맣게 되어 낮에 촬영한 태양의 궤적이 손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에 주간의 배경이 필요하면 어둡기 전이나 궤적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낮의 장면을 촬영한 후에 궤적을 촬영하면 된다. 단 최소한 두 단계 이상 어둡게 노출을 하거나 반만 어두운 필터를 끼어 하늘이 되도록 어둡게 하는 것이 좋다.
이방식의 촬영은 필름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이 좋다. 왜(?)인지는 직접 연구하시길....
달의 궤적
감도 100, F22의 조리개에 셑팅 하고 B셔터로 2~3시간정도 열어주면 잘 촬영이 된다. 이때 달이 어떤 쪽으로 지는가를 아는 방법은 막대기를 세워 달과 일치 시킨 다음 10분쯤 있다가 일치된 달이 어느 쪽으로 이동을 하였는지 관찰 후 그 방향으로 직선을 그으면 달의 경로를 알 수 있어 구도를 잡으면 되겠다.
별의 궤적
별은 달보다 어두워 조리개 F8~5.6 정도가 좋다. 역시 B셔터로 1시간 30분 이상 열어주면 좋다. 지구의 자전속도는 시간당 약 15도 가량 도는 걸로 기억된다. 1시간 정도 셔터를 열여 두면 15도가량 궤적을 그린다. 북반구인 우리나라에선 북극성을 찾아서 구도를 잡는 것이 좋다. 별들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기 때문이다. 지구의 자전 때문이다. 북극성이 화면 안에 들어오면 원으로 화면 밖으로 벗어나면 직선의 별이 그려진다.
아무튼 8순이 지난 노작가께서 이와 같이 짜증나게 힘든 촬영을 해 내었다는 것이 기자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위에 열거했듯이 일면 간단하고 쉬운 것 같지만 날씨도 잘 만나야 하고 장소역시 그렇고 긴 시간 촬영동안 옆에 지키고 있어야 되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작가께서 말씀 하셨듯 잠시만 카메라에서 멀어지면 지나가든 이가 카메라를 건드려 실패한 경험이 여러 번이었다나?
이태철 작품 더보기
http://www.koreaarttv.com/detail.php?number=30552&thread=24r09
http://www.koreaarttv.com/detail.php?number=30750&thread=24r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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