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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옥 개인전 「나는 잘 있다.」
일시: 2015.10.14.(수)~10.20(화)
장소: 토포하우스아트센터
「떠나자! 바다로」 - 그 자체가 20대의 청춘을 말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작가 자신이거나 작가의 어린 시절이거나 작가의 친구이거나, 여성 3인의 선택이 야릇한 충동을 유발한다. 그 자체가 주는 동질감은 그 어느 것이라 할지라도 감상자는 만화책을 읽듯 이입현상이 나타난다. 즉, 극적 연출의 생명성이 엿보인다. 「행복한 시간」 - 은 분명 가정의 허드레 일 또는 자투리 시간의 한가함, 망중한인 듯 연출하고 있으나 사소한 짓거리 속에 미소를 은유한다. 일상의 미학을 평범 속에 자투리를 집요하게 붙잡아 놓으려하는 자기 연민의 세계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행복을 요리해요」 - 는 직설적으로 요리사의 포만감을 과장한 반면, 미소로 개구쟁이 아이들의 파란 웃음을 담아 허연 이빨이 돋보이지만 언뜻 그래픽감, 즉 도식적인 회화성을 실험하고 있다. 진지함에도 불구하고 늘 마주하는 그래픽, 만화선을 도용함에도 불구하고 색감과 질요는 풍부하고 회화적이다. 자유분방하지만 분명 내적 시적 욕구를 절제하며 분산시키고 있다. 조금 지나치다할 정도로 붓감의 힘은 힘차다.
「누나랑 나랑」 - 에서 분명 나는 소년, 소녀의 전 단계 어린 아이지만 남성 유아인데 작가가 여성이라면 「나」의 존재는 작가의 제3의 성이다. 과연 누구를 「나」라고 표현하였을까! 행복한 가정에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아들과 딸의 이야기를 「작가」 자신이라는 표현일까. 「나」는 「자식」이라는 것일까. 이러한 관찰을 떠나 우리 모두의 「누나랑 나」의 존재를 의미하는 것일까. 「별 헤는 밤」 - 의 달의 표현에서 극적인 동화 색채의 기호를 발견한다. 푸른 빛 하늘의 정의는 바다처럼 청롱하다. 동화책 한 편을 읽는 작가의 시상(詩想)이다.
「장보러 가는 날」 - 「디스코를 추며」 - 「외출준비 중」 - 「이쁘게 나이들기」 - 「하늘을 우러러」 - 「뽐내고 광내고」 - 「풀밭에 누워」 - 「아자~ 말타기운동」 - 「달빛사랑」 - 에서 읽어 내리는 여인의 갈등, 확인 등이 아스라하게 장난 끼를 넘어서고 있다. 일상의 소소함이 예술의 벽을 넘어서는 실험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저녁노을」 - 의 표현은 유심한 사색을 요구한다. 던져진 구도, 핸드백, 내려진 속옷, 요염한 허리와 엉덩이선, 붉은 빛의 머리 결과 아슬아슬하게 가려주고 있는 풀밭 손짓, 그리고 저녁노을에서 작가의 장난 끼는 매우 도발적이지만 온정어린 메아리를 요구한다. 이 따뜻한 모든 것이 작가 자신이다. 오든 것의 실체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존재를 읽는 무게다. 그러한 사유의 빛을 붓과 화폭, 일상의 직면함을 선언한다.
나는 잘 있다!
그렇다면 잘 있는 것은,
완성의 미학이 아니라 존재의 미학으로 해석되고 있다. 작가의 도발이자 숨소리다.
2015. 10
박 동 (대한민국문화예술체육전문인총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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