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출구, 이젠 가야한다 -
폐석을 고르고 나면 상급의 석탄들이 선별되어 적재장으로 흘러나온다. 선탄부의 손을 거쳐 나오는 고운 탄들의 잔잔한 흐름 낮은 지붕 아래로 흐르는 과정, 선탄장의 고참 여자 광부의 석탄 함료
검사위해 “시료 채취”하는 장소이다. 컨베아 시설로 이송되어 잠시 적재된 후 외부로 유출되기 전 산재 되어있는 장소 이다.
- 그 자리, 기억하다 -
‘카시랑카’에 묵직하게 탄을 싣고 흘려가면서 지나가던 그 길 풍파에 실려 가고 잔해만 남아있다. 광부의 전유였던 철벽같던 건물도 연약함을 드러내고 잡초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폐석들을 싣고 날랐던 목침의 자리, 합리화 이후 멈춰진 자리의 흔적들이 사라져 가고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는 검은 땅의 진자리, ‘까시랑카’의 철컥 거리는 소리가 땅속을 울릴 것 만 같다.
- 분진의 작업 선탄장 -
하얀 눈마저 덮을 것 같은 분진들, 보기만 하여도 입속으로 들어올 것만 갔다. 그래도 이곳은 광부들의 생업이 걸린 작업장, 거대한 기계는 고운 탄을 수도 없이 뱉어내고 있다. 분진을 먹지 않으면 벌어먹고 살수가 없는 것인가. 선탄부의 섬세한 손길로 인해 잡목과 폐석이 제거되면 유용한 탄들만이 이렇게 집결 되어 유출을 기다린다. 거대한 기계가 신음 소리를 내자 굴삭기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 폐석 더미 -
폐석으로 구분되어 백두산처럼 쌓여있는 모습, 철암 상방동 동네가 아늑하게 보인다.
지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상방동의 올망졸망한 모습, 그리고 안전을 빌어주던 교회는 아직도 그 자리에서 희망을 던져 주고 있다.
- 휘몰아쳤던 그 기억들 -
저탄장 폐석 장에서 바라본 상방동과 철암역 주변, 폐석이 쌓였다가 사라지기를 또 쌓이기를 수차례. 황혼이 내리는 헐거워진 녹슨 청춘마냥 유연하게 돌고 돌아 생채기 된 기억을 억겁의 발소리로 저장했었다.
- 선탄장 -
와르르 한 덤씩 무너져 내릴 때 마다 저 지하 막장에서는 컥컥 막히는 숨을 고르면서 착암기를 들고 견뎠을 것이다.
지하 1000m 그곳의 탄들은 지하 컨베아 벨트 타고 운반되어 이곳에서 선별된 후 제 각기 적재 되는데 아주 상품의 탄들이다.
- 공중 화장실 -
지하 막장에서 하루를 소비한 광부도 선탄장에서 폐석을 고르던 여자 광부도 모두가 숨을 죽인 적막한 골목길의 밤길, 포시 내려진 눈길을 졸고 있는 가로등이 지켜주고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수갱의 근엄한 모습 이렇게 광부의 밤도 깊어갔었다.
- 휴식 -
막장에서 분진과 생사를 걸고 작업하던 광부도, 선탄부에서 폐석을 고르던 여자 광부도, 거대한 기계를 운전하던 저탄장의 직원들도 작은 불빛을 받으며 숨소리마저 소음이 되는 한적한 밤이다. 피로를 날리고 포근한 꿈에서 행복을 찾는 잠꼬대가 들리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