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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사회교육원 사진아카데미 ‘Time of Memory’ 展
2015.10.28-11.3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삶과 마주한다.
왜일까?
그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거란 걸 알기에 시간을 붙잡고 싶어서일 것이다. 내가 마주한 그 순간이 너무 아름답고 소중해서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마음. 수많은 날 수없이 바라본 세상과 시간 속에서 단 한 번도 결정적 순간이 아닐 때는 없듯이 세상에서 본 것, 만난 것은 아름다운 시간과 공간이다. ‘내가 느낀 결정적 순간이, 내가 보고 만난 아름다운 시간과 공간이 누군가에게 온전히 가닿을 수 있을까? 과연 그 아름다운 순간을 오롯이 전달할 수는 있는 걸까?’ 작가들이 수없이 되새김하며 겪는 아름다운 고통의 과정을 거쳐서 결과물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면, 늘 벅찬 감동과 경이가 함께한다.
모든 것은 그저 작가의 향기와 감각으로 잠깐 붙잡은 것일 뿐, 우리가 바라보는 빛과 그림자는 이미 떠나간 것이고 그 시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이기에 그만큼 소중하고, 함께 기억하자며 그 순간을 기록하는 것일 게다. 그런 뜻에서 이번 전시의 제목을 ‘Time of memory’로 잡았고 12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의미가 깊다. 하나의 순간을 두고도 그 순간에 대한 기억은 사람에 따라 저마다 다를 것이므로 12명의 작가들 또한 스스로에게 결정적인 순간들을 잡아냈을 것이다.
이번 전시 ‘Time of memory’는 홋카이도의 길 모퉁이에서 마주한 결정적 순간들을 감성적으로 담아낸 사진들을 전시한다. ‘Time of memory’는 우리의 눈과 마음을 치유하는 홋카이도 특유의 풍경들이 담겨 있다.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홀로 날아가는 갈매기, 구름을 담뿍 머금은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들판, 바람에 나부끼는 황금빛 밀, 맑은 강물에 조용히 내려앉은 하늘과 구름, 초록들판을 뒤로 하고 유유자적 바람을 맞는 자작나무, 옥빛 물 속에 담긴 초록숲, 황금들판을 지키듯 줄지어 선 나무들, 행복한 숨을 내뿜는 초록나무들, 저마다 다른 빛깔을 품고서 사이좋게 이웃해 있는 밭들, 안개에 감싸여 있는 산봉우리들, 희고 노란 꽃들이 아무렇지 않게 모여 사는 모습들. 이처럼 사진 속에 아름답게 살아 숨 쉬는 하늘, 들판, 물, 나무, 꽃들을 보면 아웅다웅 사는 현실을 잠깐이나마 잊을 수 있지 않을까. 큰 우주를 생각하게 하는 대자연의 풍경들이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씻어 주지 않을까.
사진 한 장이 지친 영혼에 오롯한 휴식을 주기도 한다. 때로는 애틋하고 때로는 아름답게 마음을 적신다. 그 속에서 시간이 흐르고, 빛이 변화하고, 이윽고 감성이 변화한다. 그리하여 팍팍한 세상을 잠시 잊고 드넓은 하늘을 한번쯤 올려다보거나 꽃과 나무를 잠깐이라도 바라볼 여유와, 눈을 감고 상처투성이인 마음을 깊게 들여다볼 시간을 가지게 된다면, 전시를 준비한 우리로서는 더없이 기쁜 일일 것이다.
이제 작가들이 사진 찍는 데 아까울 것 없이 쏟아 부었던 지난 시간에 작은 매듭을 짓는다.
작가들의 손을 떠난 시간들은 그대로 작가들의 과거가 되고. 작가가 자신과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어떤 순간의 기록이자 메시지일 것이다. 온 마음을 다해 말하고 있으니, 저마다 열린 마음으로 만나고 받아들여 행복하시길 바란다. 더불어, 앞으로 다시 만나게 될 새로운 세상, 새로운 작가들의 모습을 떠올리니 새삼 마음이 설렌다.
한양대학교 사회교육원 사진아카데미 교수 장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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