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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 날 북한산 문수봉 산행기1,
오전 8시 국민대 앞으로 가니 오상복 고혜연 선생님께서 기다리신다. 오상복 샘님께선 칠순중반이시고 고 선생님도 연세가 만만찮으신데 멀리 안산에서부터 새벅 잠 설치고 오신 걸 생각하면 좋은 작품을 건지게 해드려야 될 텐데....
사실 이번 산행은 처음엔 가을날 액땜행사로 건강을 염두엔 둔 것이었지만, 대한민국 국회주관이란 어마어마한 타이틀의 전시회가 결정된 이상 누군가는 안젤 아담스 풍의 흑백 산(특히 기암괴석)을 몇 점만 제대로 건진다면 얼마든지 전시회 및 사진연감 참여가 가능하리란 계산속으로 진행을 하였다.
오상복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진리다.
“사진이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힘들여 촬영하여 누구나 힘들이지 않게 쉽게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쉽게 나오는 사진보다는 문수봉까지 산행이 비록 힘들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하필이면 대흥사 - 작은형제봉의 지독한 난코스를 지났는데 후회가 된다. 사실 오 선생님 체력이 안 되실 것 같으면 형제봉에서 하산을 하려고 이 코스를 택한 것이었지만 체력이나 정신력에서 오히려 필자보다 한수 위였다.
문수봉으로 향하는 길엔 벌써 서릿발이 준엄하고 바위위에 고인 물엔 얼음이 1cm 두께로 얼어 있었다. 옷을 가볍게 입고 와서 손도 시리고 추위도 심하다. 오선생님은 이미 감안을 하셔서 다 준비를 하신 것을 보면 산을 매우 잘 아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지에 앉아 오선생님께서 싸온 떡과 필자가 가져간 풋고추와 고구마(거친 텃밭 소출이라 모양이 별로)로 끼니를 해결하며 하늘을 올려다보니 날씨가 청명하여 하늘색이 유난히 아름답다.
철모르는 진달래가 활짝 핀 10월의 마지막 날 산행은 더 없이 즐거웠고 상쾌했다. 우람하고 기기묘묘한 바위산을 흑백으로 처리 해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자주 산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영취사를 지나 정릉 청수장에 도달하니 오후 3시가 다 되었다. 6시간이 훨씬 넘는 힘든 산행이었다.
*작품은 시간이 나는 대로 장엄한 바위산을 멋지게 처리하여 연재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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