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한은 분단 이후 한동안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 경쟁을 치열하게 벌였다. 광물자원과 전력 등에 힘 입어 분단 초기에는 북한의 국력이 남한보다 우월했던게 사실이다. 남한은 경제개발에 매진하였으나 북한은 김일성 일당 독재 세습체제 유지와 국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하여 군비를 확충하고 생화학 무기와 핵 개발을 시작하였다.
남한은 경제개발의 성공으로 우월적인 국력을 바탕으로 1990년대 중반까지 대북 압박을 통한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유도하였으나 호전적인 북한을 변화시키는데 실패했다. 이어 등장한 진보 정권은 대북 압박으로는 북한의 개방을 이끌어 낼 수 없음을 알고 대북 유화정책인 햇볕 정책을 채택하였으나 개혁개방은 고사하고 긴장관계의 지속과 핵과 미사일 개발을 도와줬을 뿐이다.
햇볕 정책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첫째, 김정일은 핵을 개발하여 누구도 넘보지 못하게 하고 핵을 지렛대로 미국과 협상하여 세습체제 인정을 받는게 최대 목표이다. 이를 위해 일찍부터 핵 개발을 추진하였으며,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후세인이 피살되자 다음 차례는 북한이 될거라는 공포감에 휩싸였다. 그래서 체제 유지를 보장 받기 위하여 핵과 그 운반체인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으며 개혁개방을 통한 평화공존의 길은 관심 밖이었다.
둘째, 공산 국가 특히 북한에서 개혁 개방은 통치자의 배타적인 선택권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대내외 정보가 차단된 폐쇄된 사회이고 민주주의를 경험하지 못한 북한 동포들로부터 자생적인 민주화 요구나 민중 봉기를 기대할 수 없는 구조이다. 1978년 12월 등소평이 경제 개방을 선언하여 경제 발전에 성공한 중국을 알고 있는 북한이지만, 정치적 민주화가 수반되어야 하는 개혁개방은 자칫 권좌를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김일성 생존시부터 지도자 수업을 받은 김정일은 미국을 다루는 솜씨도 수준급으로 올라섰다. 핵 포기한다고 중유 지원도 받으면서 핵 개발은 계속하고 2005.9 BDA(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예치된 북한 자금 2400만달러를 동결한 미국도 2006.7 핵 실험과 대포동 미사일 발사를 통하여 해제하게 한 노회한 김정일은 5년 임기에 쫓기는 남한 대통령의 약점을 잘 이용한다. 만나고 싶어 안달하는 남한에 가끔 한 대씩 먹여주고 썩소(썩은 미소) 한 번 생긋하면 돈 주고 쌀 주는데 뭐가 무서워 자신의 권좌가 달아날 수 있는 개혁개방이라는 도박을 하겠는가?
병의 치료는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처방(치료)이 있어야 하는데 대북 포용정책은 진단부터 오류를 범하여 부적절한 처방으로 실패가 예견된 정책이었다. 햇볕정책으로 김정일이 개혁개방으로 나올거라는 믿음에 북한 인민에게 전달되는지 분배의 투명성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자금과 쌀 지원을 하여 외투를 벗기기는 커녕 갑옷을 입은 김정일에게 핵과 미사일 개발 시간과 자금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북한 인민에게는 옥수수와 밀가루만 지원이 되고 쌀은 군량미나 당 간부에게만 배분이 된다는 탈북자의 주장을 유의해야 한다.
진보정부 10년 동안 북한에 현금 29억달러, 현물 40억달러를 지원했다. 북한의 1년 예산이 34억달러 정도,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만 40억달러 안팎, 지난 10년간 수출액 합계가 70여억달러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핵과 미사일 개발에 쏟아부은 자금이 26억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북한의 농수산물과 광물, 무기와 마약 밀매 등의 수출 대금으로는 충당할 수 없는 규모이다. 좌파정책 10년동안 지원된 돈과 쌀이 무기 개발에 전용됐다는 주장이 타당성이 있는 증거이다.
좌파 정부는 한반도에 전쟁은 끝났다고 선언했지만 핵 실험과 대포동 미사일 발사, 제1, 2 연평해전 등 북한의 무력 도발은 이어졌다. 남북의 위장된 해빙 무드는 남한 국민들의 안보 불감증과 좌우 이념 대립을 증폭시켰다. 북한이 핵 폭탄을 개발해도 자위를 위한 수단이라고 변호하고, 천안함이 피폭을 당해도 북한을 규탄하기는 커녕 정부와 군을 질타하는 실정이다, 전 세계 수십 개 국가가 북한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어도.
진보주의자들은 세계 유일의 공산독재, 봉건 왕조시대 세습 체제인 북한 김정일 정권과 북한 인민을 동일시하는 오류에 빠져 있다. 북한 정권을 도우는 것은, 인민을 괴롭히는 김정일 정권이 유지되게 하여 그들이 입이 닳도록 챙기는 북한 동포를 해치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돈 주고 쌀 주는 것이 북한 인민에게 가지 않고 김정일 정권의 체제 연장과 핵 개발에 전용된다는 주장에 귀 기울여야 한다. 북한 동포를 도울려면, 식량과 비료가 전달이 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한 연후에 도와야 한다. 결코 김정일 정권 = 북한 동포가 아닌 것이다.
그렇게 많은 돈과 물자 지원에도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은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남북 긴장을 조장하는 북한의 책임이다. 그런데도 햇볕 정책이 성공했다고, 햇볕 정책을 계승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한 쪽만 보는 외눈박이의 주장이다. 이웃에 못사는 망나니 친척이 있는데 아이들은 굶기면서 돈만 주면 술 먹고 와서 행패 부리는데도 도와주라고 하겠는가? 그 돈이 이웃집 아이들에게 간다면, 그 돈이 이북 동포들에게 쓰인다면, 퍼준다는 소리 아니라 쏟아 붓는다는 소리를 들어도 지원해도 된다. 김정일은 정권 유지와 본인의 안위를 위하는 일이라면, 인민 수 백만명이 굶어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안할 사람이다.
대북 압박정책이나 햇볕정책 어느 한가지만으로는 북한의 개혁개방과 남북 평화 통일에 성공하기 어렵다.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두 정책을 적절히 구사하면서 미국, 일본을 비롯한 자유우방과의 친선관계를 유지하고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중국과 러시아와도 선린관계를 증진하여 관련 당사국 모두를 우리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자존심 상하고 비위에 거슬리더라도 참고 또 참고, 설득하고 또 설득하여야 한다.
엊그제 북한에서 연평도에 포격을 하여 무고한 군인과 민간인 4명이 사망했다. 대북 압박정책으로 북한의 도발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대북 유화정책을 폈던 좌파정권 10년간에 이루어진 핵 개발과 제1,2 연평해전 도발도 압박정책 때문인가? 지금도 줄기차게 대북 쌀 지원을 부르짖고 대북 유화정책을 주장하는 얼빠진 사람들이 있다. 북한 정권은 아무리 유화정책 펴고 쌀 주고 비료 줘도 핵포기 안하고 독재체제 포기 안한다. 오히려 독재 정권 유지에 도움을 주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도움을 줄 뿐이다. 제발 북한의 정체와 의도를 정확히 알고 정신 좀 차리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