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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사진계의 화두는 소나무이다. 그룹전마다 소나무 사진이 빠진 적이 없고 내 소나무가 더 낫니 네 소나무가 더 낫니 말들도 소나무만큼이나 무성하다. 소나무로 인해서 철천지원수가 된 작가들도 탄생하리만치 소나무는 사진계의 주요 이슈이다. 어느 분이 소나무의 유별난 유행에 대해서 잡지에 쓴소리를 기고 한 것이 발단이 되었는데, 배병우작가의 소나무를 외국의 유명 가수가 소장한 이후로 흉내쟁이 한국의 사진작가들이 온통 소나무를 이잡듯이 뒤지고 있다는 요지의 글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소나무작가라고 믿고 있는 어느 작가가 그 글을 읽고 분을 삭이지 못하여 그 글쓴이의 전시회 오픈식 날 직접 찾아가 축하객들이 모인 자리에서 욕지거리를 해대며 시비를 벌린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아무튼 우리나라 사진작가들의 소나무 사랑은 그 어느 나라보다 요란한 것이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남들은 소나무를 흉내 내거나 말거나 주먹다짐을 하거나 말거나 소나무를 뚝심하나로 우직하게 사랑하는 이가 있어 만나 보았다. 무척이나 무뚝뚝한 분이라고 느꼈었고, 작품을 보아도 바위같이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져 대화가 이어질 것 같질 않았는데 의외로 구수한 달변가였다. 많은 소나무 작가가 있고 흔하디흔한 것이 소나무인데 유독 고원재작가의 소나무가 소리 소문 없이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파고드는 이유는 무얼까?
사실은 필자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입담과 그의 작품 때문에 일어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종합해 보면 아마도 작가로서의 철저한 의식이 작품에 스며들어 사람들로 하여금 남다른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의 소나무는 여느 소나무와는 아주 다른데 그것은 촬영의 접근 방식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소나무라는 테마를 작정하고 나서 카메라의 선택부터 달리 하였다. 그는 자신의 의식 속을 관통하는 직관을 따라 카메라 구입을 위하여 유럽 땅을 밟았다. 물어물어 찾아 간곳은 한국사진방송 사무실만큼이나 초라한 지하공간에 선반 한 대를 설치하여 놓고 곰팡내가 푹푹 나는 늙은 쥔 양반이 직접 깎아서 카메라를 만들고 있었다. 한국에선 단 한 대밖에 없는 카메라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른바 360도 회전을 하면서 촬영해 내는 라운드 샷 카메라이다.
라운드 샷!
명칭이야 어떻든 그의 소나무가 독특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의 작품은 그의 외모와 그의 심성을 빼다 박았다. 작품은 그 작가를 닮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그림에서나 그렇지 사진은 아니다 라고 생각했는데 비로소 그 말이 사실이라고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소나무의 특징은 뚝심이다. 천지풍파가 일어나도 그의 소나무는 끄떡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우직함이 그대로 배어 있다.
토포하우스에서 개최한 전시명칭은 “소나무는 휴머니즘이다”이고 중국에서 한국작가로는 최초로 공산당의 허락을 기다리고 있는 북경 양광 전시청의 초대전은 “소나무의 인본주의”이다. 무슨 소리야? 했더니 그 나무들이 자신이란다. 토포하우스에서 전시할 때 한 아주머니가 와서 눈물을 줄줄 흘리셨다. 왜? 사진을 보고 우시느냐고 물으니 글쎄 모르겠다며 보고 있으니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라고 했단다. 그리고 얼마 후엔 충청도의 한 아주머니도 인터넷에서 사진을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한번 내려와 주셨으면 하고 간청을 하셨단다. 작가는 바닷가의 그 소나무에서 그 아주머니가 바다로 나간 남편을 그리며 기원하던 그런 감정을 느꼈을 것이라고 해석을 한다.
지금까지 꾸준히 오는 전화들이 있는데 그 소나무를 어디서 찍었느냐며 그 장소를 묻는 전화란다. 그 장소와 그 나무까지 자세히 가리켜 주면 악착같이 그 나무를 찾아내고선 다시 전화가 온다고 했다.
“이 나무가 그 나무 맞아요? 그렇다면 분명한데 왜 내가 찍은 것과 이렇게 다르지?”
카메라가 뱅글뱅글 도는 줄 모르고 그분들이 뱅글뱅글 돌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360도 화각을 가진 카메라를 설명을 해 주어도 이해하려 하기는커녕 세상에 그런 카메라가 어디 있느냐며 화를 내시는 분들도 있단다.
그의 소나무들은 중국공산당의 허가가 나면 중국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어쩌면 세계일주 여행을 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필자는 아직 중국 여행을 못해 보았는데 그의 소나무들이 부럽다. 그리고 기대가 된다. 그의 작품은 현재 동국제강, 기전산업, 중국연변대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제 독야청청 하리라“ 성삼문의 뚝심이다.
부디 고원재의 소나무가 영원히 청청하길 기원하며 좋은 작품과 좋은 에피소드 전해준 소나무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고원재(高元在)
- 현) 한국리얼다큐사진가회 회장
- 현) 대웅리사이클링(주) 대표이사
개인전
- ‘ ROTATE THE WORLD’ 인사아트센터(06) ,,
* 작품집 ‘ROTATE THE WORLD’발간
- ‘소나무는 휴머니즘이다’ 토포하우스(2010.4)
2인전
- 베이징올림픽기념 고원재, 원춘호 스포츠작가 2인초대전
(롯데백화점 일산 멀티플렉스, 08.8.9-18)
주요그룹전
- 한중교류전 (중국 길림성, 07년)
- 제4회 한일민간교류전 (일본문화원 실크갤러리, 07.4.3-5))
- 스포츠사진전 “한계를 넘어선 승리의 순간,승리의 신화”
서울메트로미술관 제2관 경복궁역(08.1.21-27)
- 2008 청소년주간기념 청소년사진전
(서울광장, 보건복지가족부주최, 08.5.21-31)
- 제3회 중국 옌벤 국제사진문화주간 초대전(국제컨벤션 전시센터, 2009)
- 한.중 작가 9인 리얼다큐프로젝트展 ‘백색호수의 차가운 향연’ (토포하우스, 2009)
-2009 Korea Sports Art Festival (09 KSAF) 초대전
‘스포츠를 美치게 하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009)
- 한.중 국제사진전 ‘氷湖漁花’ (중국 길림성, 2009)
- 리얼다큐시각전 ‘다큐,리얼과 맞짱뜨다’ (경인미술관,2010)
이메일 : wj43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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