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게 다가온 디지털카메라의 시대도 약5년의 시간이 지났다. 카메라와 렌즈의 발전 과정을 거치며 이제 누구나 무엇인가를 찍을 수 있는 보편화된 사진 환경으로 변하였다.사진 이론에 기초한 설정을 잘 몰라 그냥 셔터 단추 하나만 눌러도 사진은 잘 찍혀지니 가격도 비싸지 않은 초슬림형 디카 하나쯤은 가방속의 필수품처럼 되었다. 그뿐 아니라 초등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일상생활 중에 가족나들이나 여행, 각종행사, 꽃과 동물, 풍경등 그 순간을 담았다는 것은 두고두고 기억하며 다시 볼 수 있는 즐거운 일이다. 이것이 사진의 첫째가는 매력일 것이다.
이러한 사진 문화에서 "그 사람은 사진을 하는 사람이야." "이분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예요." "저분은 사진작가님이셔." 이러한 지칭들은 평범하게 사진을 찍는다는 차원보다는 사진을 작품으로 만들어 보기 위해 활동하는 사진가들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작품이 되고 안되는 것인가? 기준은 무엇일까? 대부분 사진 공모전이나 촬영대회 심사규정은 기본적으로 주제와 부제의 조화, 주제와 배경의 분리, 소재의 선택, 초점, 노출, 구도, 색상,해상도,빛에 의한 명암표현과 계조, 포토샵 합성금지등의 원칙에 기준하여 작품을 선정하는 것 같다. 모든 분야의 기초적인 기법의 습득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사진은 공모전 사진처럼 찍어야만 작품이라는 고정관념이 자리할 수 있다.
유아들의 미술학원에 가보면 "오늘은 바다를 그려 볼 거예요." 선생님의 바다에 대한 설명이 있고 바다를 담은 책자 속의 그림들이 펼쳐져있다. 학습시간이 끝나면 바다라는 표현은 똑같이 표현되기 일색이다. 파란 바다에는 배가 있고 등대가 있어야하고 물고기들이 있고 하늘에는 구름이 떠있고~~~ 빈 공간 없이 바탕색을 열심히 칠해야하고~~~ 왜냐하면 그렇게 그려야한다고 들었고 그렇게 그렸을 때 잘 그렸다고 칭찬을 받는다. 힘들게 바탕색을 안 칠했어도 점프한 물고기가 하늘에 가 있어도 물위에 배가 아닌 동해안 갈 때 타고 간 아빠차가 떠 있어도 빛나는 모래와 조가비들만 그려도~~~ 좋지 않을까? 창의성이 표현된 나만의 얘기 느낌들이 배어있는 바다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면 그림도 아닌 사진에서 나만의 얘기를 어떻게 담아야할까? 사진을 하는 사람들이 찾는 길이, 애쓰며 가고 있는 길이 그 길이라고 생각해 본다.
한국사진방송 '안개속의 그녀' 특수 테크니컬 촬영회 <11월6-7일>는 안개 속에서 조명을 이용한 실험적 촬영회였다. '남다른 무엇인가를 시도해 보자' '색다른 작품을 만들어 보자' '조명을 이용한 특수촬영도 시도해보자' 밤을 지새웠던 창작 작품에 대한 나눔의 시간은 정열 그 자체였다. 그 정열 때문에 사진하는 사람들은 멋질 수밖에 없는 예술가이며 그러한 시간들의 만남 안에서 새로운 창작의 실마리들도 탄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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