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우. 홍은경 부부 사진전 ‘동상이몽’ 강남구민회관 전시실
(서울=한국사진 방송) 한정석 기자=이관우, 홍은경 부부 작가가 서울시 강남구 강남구 의회 (강남구민회관)에서 오는 3월 3일 오후 18:00시 사진전이 열였다. 두 작가는 오는 3월 2일(수)~06(일)까지 강남구민회관 1층 화랑에서 2016년 사진전을 개최했다.
작가노트 중에서
이관우 / 문래동을 그리다.
문래동은 우리 대한민국의 강렬한 근대 산업화의 역사가 지금도 생생히 남아있는 곳, 땀내 나는 일손의 현장, 현대화된 서울 속에 또 하나의 공간으로 청계천 공구상가와도 같이, 화려한 도시 속에서 아직도 이색적인 공간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역사의 현장이다.
“여기서 만들지 못하면 다른 곳에서도 만들 수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최고의 금속 가공기술을 보유했던 곳이다. 지금도 하나같이 낡고 연륜 있는 건물 속에서 쇠붙이 냄새와 기계 소음, 기름때가 절은 장갑, 공구 등이 널려있는 소규모 가내 철공소 공장의 모습이 밀집해있는 곳이 있다.
치열한 서민 산업의 현장에서 동떨어진 제3자의 연민의 바라봄이 아니라, 건전한 근로의 땀 흘림 속에서, 밝고 건강한 희망의 모습을 더 밀착하여 끄집어내어 담아보고 싶었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으나, 문래동 철공소 골목 건물들 사이에 어느 틈엔가 예술인들이 하나둘씩 찾아 들어, 현재 진행의 공장의 근로자들과는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 부조화의 어울림을 위하여 낮에는 공장의 모습으로, 밤에는 연극과 음악공연, 미술 작업 등의 모습으로 이질적인 공존을 향하여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관우. 홍은경 부부 사진전 ‘동상이몽’ 강남구민회관 전시실
이관우 / 문래동을 그리다.
홍은경 / 가로수 길을 걷다.
전시기획 : 디지털 사진연구소 사진 티나
전시 일자 : 2016년 3월 2일(수) ~ 3월 6일(일)
전시장소 : 강남구민회관 전시실
서울 강남구 삼성로 154 (대치동 509-2) 02-2176-0891
초대 일시 : 2016년 3월 3일(목) 오후 6시
이관우 Lee Kwan Woo 李寬宇
이관우 내과 원장
강남구 사진 작가회 회원
사진 모임 코맥 회장
doctorbond@daum.net 010-9905-0588
홍은경 Hong Eun Kyung 洪銀慶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디지털 사진연구소 사진 티 나 회원
사진 모임 코맥 회원
holee577@hanmail.net 010-9093-8247
홍은경 / 가로수 길을 걷다.
호기심으로 찾아 나선 가로수 길이었지만 발걸음이 잦아지면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화려함에 현혹되어 보지 못 했던 것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매장에 밀려서 골목 안으로 들어와 자리 잡은 작은 카페에서는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 하나하나에 주인의 정성과 자부심을, 좁은 인도 구석에서 액세서리 좌판을 하는 젊은이에게서는 그의 꿈을, 깨끗한 가로수 길을 거닐면서는 매일 이른 새벽 가로수길 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환경미화원들의 보이지 않는 수고를 느낄 수가 있었다.
사람들이 가로수 길을 걸으면서도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부분들을 세심한 시선으로 바라보려 노력하다 보니 평소 보이지 않던 것들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발견의 시간들과 마주하게 되었고 이런 시간들이 사진을 찍는 내내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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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용 (호남대학교 예술대학 겸임교수. 디지털 사진연구소 사진 티 나 운영)
‘문래동을 그리다’는 현직 내과의사인 남편 이관우의 작업이다. 여기서 ‘그리다’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당산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의 어린 시절 고향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을 뜻하기도 하고 사진으로 문래동을 그린다는(표현하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환자를 세밀하고 깊숙이 관찰하는 내과의사이기 때문일까?
문래동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깊고 섬세하다. 사진가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관찰력’이다. 사진 행위는 관찰에서 시작되어 선택되고 결정된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현대식 고층 빌딩 사이에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철재상가 좁은 동네를 깊고 섬세하게 관찰하고 담아낸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그의 인문학적 소양과 앎이 엿보인다. 깊고 무겁고 따뜻하다. 사진에서 금방이라도
쇳가루가 날릴 성싶고 기름 냄새가 진하게 풍겨온다. 건강한 땀이 보이고 값진 휴식이 있다. 심지어 용접공의 모습은 몽환적이다. 땀 흘린 하루의 끝자락은 오히려 아름답기까지 하다. 문래동을 바라보는 그의 심성이 그대로 묻어있다. 이관우는 이 작업을 진행하며 문래동이 이 모습대로 우리 곁에 남아있기를 소망한다. 추운 겨울 높은 빌딩 옥상에 올라가 덜덜 떨며 문래동의 야경을 담아내던 그의 모습은 오래오래 내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가로수 길을 걷다’는 전직 교사 출신 전업주부인 홍은경의 작업이다. 사진 핑계로 밖으로 새는 남편을 붙잡는 방법으로 사진을 시작했다고 웃으며 말하던 그는 차분하고 검소하다. 영락없는 부잣집 맏며느리자 선생님이다. 그의 시선은 남편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차분하다. 젊음과 낭만과 소비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가로수 길을 그의 성품처럼 차분하게 담아낸다.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 차분하고 착하고 예쁘다. 일기를 쓰듯, 대화를 하듯 가로수길 이모저모를 담담하게 그린다. 담담함 속에 특유의 힘과 자제와 여유가 있다. 고작 수 백 미터 짧은 거리인 가로수길 안에서 어떻게 이런 얘기들을 담아냈는지 궁금하다. 수없이 가로수 길을 걸으며 그가 여성으로서 느꼈을 미와 사치와 젊음과 소비에 대한 괴리감도 짐작해 본다. 애완견을 데리고 나와 쇼윈도를 들여다보는 여인의 모습은 가로수 길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준다.
이른 새벽 가로수 길을 여는 청소부 아저씨의 모습에서부터 밤늦게 쇼핑백을 가득 들고 돌아가는 인파의 모습까지 가로수길 의 하루와 사계가 조화롭게 담겨있다. 눈보라를 맞으며 매장 앞에서 서성이는 젊은 연인의 모습이나 대형 가름막 광고판 앞을 명품 가방을 메고 바쁘게 지나가는 여인의 모습도 가로수길 에서 나 볼 수 있는 광경들이다. 가로수길 은 하루가 멀다고 변화한다. 작업하는 중에도 많은 가게들이 간판을 달리했다. 먼 훗날 이 작업은 도시의 기록이라는 차원에서 또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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