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하이)와 graphy(글씨)의 합성어로 캘리그라피(Calligraphy),포토그라피(photography)
이모그라피(Emography), 타이포그라피(typography)등의 상위개념
전통서예와 현대서예를 융합한 하이그라피
서예’라는 용어는 대개 '전통서예를' 가리킨다. ‘현대서예’라는 이름이 나오기 이전에는 ‘전통서예’
라는 명칭이 필요 없이, 그저 ‘서예’라고 칭했다. 그러다가 ‘현대서예’라는 이름이 나오면서 자신의
자리를 빼앗기고 ‘현대서예’와 구분되는 이름을 찾아 ‘전통서예’라는 이름으로 바꾼 것이다.
‘현대’의 여러 가지 특징 가운데 특히 인쇄술의 발달과 컬러TV,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만들어낸 디지털
문명의 등장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명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이 스며들면서 우리들의 문화
또한 많이 변화되고 있다.
전통적 예술인 서예 또한 이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순간의 재미와 충격을 주는 비주얼
(visual, 시각적) 이미지가 문화의 주류를 이루면서, 글씨를 잘 써서 걸어놓고 문구를 감상하며
향유하는 서예문화가 사라지고, 문구보다는 시각적 쾌감을 주는 서예작품이 각광을 받게 되었다.
“예술은 자연을 모방한 것”이라고 한다면, 예술은 자연적 ‧ 인문적 토대에서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예술이 발전하려면 당시대의 문화와 밀접해야 한다.
한자는 이미 우리 실생활에서 멀어져 있고, 세로쓰기 방식 또한 매우 특수한 필기방식이 되었다.
또한 한자보다는 한글이 주류 서사대상이 되고, 사유의 대상이 됨으로써 한자의 조형에 대한 감수성
이 매우 약화된 실정이다.
서예는 외부의 압력이나 요청 없이 스스로 좋아서 작품을 하는 ‘순수예술’적 동기에서 나온 것이고,
캘리그라피는 소비자(의뢰자)의 만족을 위해서 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기가 다르다.
현대서예는 ‘순수예술’적 동기에서 출발하고, 캘리그라피는 상업적 동기에서 출발하여 실용성이
강하다. 현대서예와 캘리그라피는 전통서예와 차별화 된 글자구조를 새롭게 구성하는 일이다.
현대서예는 가독성을 중시하지 않는 반면 캘리그라피는 가독성을 매우 중시한다. 그리고 서사 방법은
현대서예나 캘리그라피 모두 세로쓰기와 가로쓰기에 그다지 제약받지 않는다는 점이 동일하다 하겠다.
그래서, 윤판기 아홉 번째 개인전 – “봄을 여는 길상전” 작품은 전통서예, 현대서예, 캘리그라피
작품을 융합한 현대서예 하이그라피 작품이 아홉 번의 개인전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창작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