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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선악과 그 달콤한 유혹 편
포스트 리얼리즘의 정체
등록날짜 [ 2010년12월17일 21시17분 ]

선악과 그 달콤한 유혹


5. 선악과 그 달콤한 유혹 편



“선악과”

이 작품을 기획하고서
첫 번째로 주산지로 가서 언젠가 보아 둔
고사목을 촬영하고
두 번째로 노을공원에서 뒤 배경을 야경촬영을 하고
세 번째에 가서는 실내 누드 촬영회에 가서
이 작품에 맞도록 포즈를 지시했다.

작품을 거듭하면서 나에게 오는 좋은 결과라면
몇 편의 작품이 거듭 될수록 조금 더 세밀해 지고
조금씩 더 진보해 감을 느끼는 것이라면
단점이라면
시간이 갈수록 기획에 투자하는 시간과
한 작품에 포토샵에 몰두하는 시간이 짧게는 7시간,
길게는 며칠을 고민함으로 인해 그 휴유증으로
눈이 아파오고 손이 저려 오는
수난도 겪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작품을 완성할 때 마다 오는 희열감은
그러한 작은 부분은 잊어버리게 되곤 했다.

선악과,
나는 이 작품을 완성하고서 눈이 아파
며칠을 고생을 했다.
인간은 처음부터 죄악의 씨앗인
저 선악과가 없었다면
죄를 짓지 않을 수 있었을까?
태초의 시작부터 온갖 죄악이 난무하는 현세에 까지
우리는 짜여진 각본 속에
죄악의 수렁에서 허덕일 수밖에
어쩌면 다른 방법은 없었던 것 같다.

붉은 선홍의 유혹 뒤에 올
힘겨운 보상을 알면서도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얼마나 달콤한 유혹이기에
순간을 못 이기고 죄악에 스스로를 결박하며
지금까지도 전능하신 이에게
수 없이 풀어 주시기만을 되풀이 하고 있을까...


비밀의 정원

포스트 리얼리즘의 정체

포스트 리얼리즘 사진의 창작방법은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도와 컨셉이 바로 보인다.
모두 컬러사진이며, 계층적 삶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려는 의도에서 인공조명에 의한 삶의 도구들이
현실감 있게 드러난다.
세팅은 주방, 거실, 침실 등 일상의 가정을
주된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는 변두리 외곽지역,
그 다음으로는 도시의 특정지역을 배경으로 한다.

세부적인 연출로 들어가면 대상들은
거의 절대적으로 침묵하고 있으며,
서로간의 시선이 부딪치는 일이 없다.
세트는 대단히 장식적이고 화려하며, 전체적으로
순간정지(혹은 일시정지)의 느낌이 강하다.
일상적 삶의 모습을 예리하게 자름으로써
낯설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모두 새로운 리얼리즘의 전형성인 것이다.

한국 현대사진에서도 그 같은 경향성을 볼 수가 있는데
이를테면 김상길의 사진, 박경일의 사진, 정강의 사진,
김선민의 사진, 김옥선의 사진에서 포스트 리얼리즘
사진의 특징을 볼 수가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사진이 포스트 리얼리즘에 대해
자기주장을 한다거나, 그것들을 수용한다는 말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들의 사진이 유사한 경향성을 띤다는 것은
그들도 현대의 변화된 삶과 변화된 사진의
경향성을 읽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몇몇 작가들이 포스트 리얼리즘을 인식했건
못했건 간에, 서구사진을 모방했건 답습했건 간에,
이미 그러한 사진들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현실의 변화가
창작방법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고,
현실을 인식하는 방법과 현실의 조건들이 재현대상의
형상을 바꿨다는 것은 우리의 현실이 이미 서구화되었고,
문화적 삶 역시 상당부분 세계화됐음을 말한다.
그렇기에 우리 작가들이 포스트 리얼리즘의 경향성을
알았건 몰랐건 간에, 그 문화적 컨텍스트만은 세계와
공유하고 있고 현대사회의 보편성과 전체성을
그들과 똑같이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사진예술에서 발췌

김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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