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술지게미를 먹고 자랐대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동료 중에 한분도 같은 경험을 얘기 하였다. 필자 역시 못 먹어서 난쟁이 똥자루가 되었다고 지금도 한탄하고 있다. 요즈음 사람들이 술지게미가 뭔지 아이스크림 껍데기를 찍어내고 남은 부스러기를 얻어먹고 그 염료로 인하여 고색 찬연한 칼라 똥을 쌌다면 믿겠는가? 그 시절 정말 갖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도깨비 감투였다. 머리에 쓰는 순간 보이지 않는 그 감투가 갖고 싶었던 것은 실컷 먹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다.
배고프던 시절의 수원성(화성)이다. 지금 완전히 복원했지만 일부라도 그대로 두었어야 되지 않았을까? 김지현 선생님 작품이다.(김선생님 정녕 보물입니다.그립습니다.)
사진에서 도깨비감투를 쓴 것 같이 상이 안 보이는 순간이 있다. 잠상(潛像, latent image)을 이름인데 디카는 잠상이 없어서 너무 좋다. 앞서 쓴 “카메라의 4대 요소”에서 술체가 질산용액 은이 빛을 받아서 까맣게 변했다고 했는데, 사진에선 빛을 받아도 즉각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가 약품(현상액: 메톨과 하이드로 퀴논, 혹은 페니돈)에 담가야 비로소 변한다.
옛날 궁중여인들은 은비녀로 쪽을 지었는데 음식을 먹기 전에 은비녀로 독이 들었나를 감식하느라 그랬다는 얘기도 있다. 비소나 극독은 은비녀를 검게 만드는 성질이 있는데 바로 이것이 사진의 감광 이론이다.
사진의 현상약품도 극약이다. 요즈음 디카로 바뀐 것은 환경을 위해서도 쌍수를 들어 환영 할일이다. 필자가 필카 시절 디카를 예견하고 디지털 예찬론을 펼쳤다가 뒤지게 맞고 홧김에 절필한 사건이 있었는데(훗날 연재 중에 자세히 전말을 얘기하겠음) 그때 디지털 예찬의 중심에 환경문제를 내세웠었다. 사실 세계 은 생산량의 90%가 사진 산업에 쓰였고 병원(X레이), 대학, 사진관등에서 엄청난 화공약품이 강과 바다로 흘러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삽질을 하지 않은 필카 작품이다.
렌즈 조리개 셔터를 적절히 조종하여 필름 혹은 CCD칩에 화상을 기록하는 것을 촬영이라고 정의 하였다. 디카는 액정을 통하여 즉석에서 화상을 보여 주지만 필름은 즉석에서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즉석에서 보이지 않고 변할 소지만 가진 상을 잠상이라고 한다. 잠상도 맺히지 않은 필름을 생필름이라고 하고 잠상 맺은 필름을 촬영된 필름이라고 하는데, 잠상상태의 필름은 빨리 현상할수록 좋다. 현상을 하지 않고 오래 보관하면 퇴행현상이라고 해서 상이 점차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상(필름의 약품처리)을 하여 보면 상이 뒤집혀 있다. 검은 것은 희고, 흰 것은 검게 원래의 이미지가 반전되어 있다. 당연하다. 빛을 받으면 검어지는 은의 성질을 이용한 것이니까, 이렇게 반전된 상을 네거티브라고 하며. 음화라고도 한다.
이 네거티브 필름을 또 다른 감광재료(인화지)위에 올려 두고 빛을 쪼이면 검은 부분은 빛이 투과되지 않아 인화지가 변하지 않고 흰 부분은 빛이 많이 투과하여 검게 변한다. 즉 원래의 사물과 똑같이 흰 것은 희고 검은 것은 검은 사진을 얻게 된다. 포지티브, 혹은 양화라고 한다. 그냥 사진이라고 불러도 된다.
정리하여 보면 촬영에 의해서 잠상을 얻고, 현상에 의해서 네거티브, 인회를 통하여 포지티브를 얻는다.
이와 같이 촬영- 현상- 인화를 사진의 3단계 작업이라고 한다.
이 3단계 작업 과정에서 각 단계마다 특별한 방식을 사용하거나 원칙을 벗어난 편법을 쓰면 최종 인화된 사진이 기본적으로 인화한 것과 많이 달라지는데(사실 실수한 것으로 사진이 아님) 이것이 김가중식 특수 테크닉이다. 순 사기다. 그것도 고등사기....
삽질을 하여 금상까지 수상하였다. 당시에 이 기법의 삽질은 필자가 최초로 개발하여 엄청 상을 많이 받았다. 내면 입상이 될 정도로...... 지금은 전혀 표 안나게 할수도 있다. 박영기 선생님 작품이다.
디카는 현상 대신에 컴퓨터에 입력을 하게 되고, 컴퓨터 안에서 포토 |
